‘가족과 같은 친구’. 그들을 지칭하는 말 중 가장 적합한 문장일 것이다. 친구라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그들은 법적으로 가족은 아니다. 같은 듯 다르게 살아온 그들과 나, 우리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는 장이다. 우리가 영원히 삼총사로 늙어갈 수 있는 이유를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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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간단한 자기소개 - 나를 표현하는 단어 세 가지,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과 그 이유
A.
D: 원색, 불도저, 역마살. 그중에서는 불도저, 그저 성격이 급한 내 단점을 마치 추진력이 좋은 성격으로 합리화할 수 있는 단어라서.
Y: 무던, 꾸준, 선비. 셋 다 마음에 들어서 한 가지를 뽑지 못하겠다. 인터뷰어에게 선택을 넘기도록 하겠다. 선비, 생각이나 행동이 선비처럼 정적이고 차분해서 오래전부터 불러온 별명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적이고 차분한 걸 선호한다.
(필자는 실제로 ‘무던이’와 ‘선비’로 종종 부르곤 한다)
Q2. 요즘 내가 푹 빠진 것과 그 이유는?
A.
D: 피포페인팅. (자의에 의해 시작한 건 아니지만) 하다 보니 잡념도 사라지고, 별 것 아닌 일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게 행복해서.
Y: 요즘은 해외축구? 낭만과 도파민! 그리고 저번 시즌보다 순위가 높고 좋아하는 선수가 잘해서.
Q3.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를 뽑자면?
A.
D: 도서. 가장 아날로그해서 가장 낭만 있기에.
Y: 하나를 뽑기 힘드니 좋아하는 순서를 적어보겠다. 도서 - 영화 - 음악 - 예능 - 콘서트 - 드라마 - 웹툰 - 연뮤 - 웹소설
도서는 재밌고 견문을 넓힐 수 있고 좋은 문장을 곱씹으면서 깨닫게 되는 것이 많아서 좋아한다.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다. 영화는 주로 코미디, 판타지, 액션·범죄를 보게 된다. 가볍게 보면서 스트레스 푸는 것도 좋아하고, 무거운 장르의 탄탄한 스토리를 보면서 머리 쓰는 것도 좋아한다. 케이팝을 자주 듣고,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본다. 특히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 나영석 사단 예능을 좋아하는 듯하다. 가볍게 보기 좋고 재밌어서, 무거운 콘텐츠를 보고 기 빨릴 때 기분 전환하기 좋다.
Q4. 콘텐츠 소비는, 시간을 내서 하는 것 vs 남는 시간에 하는 것. 어느 것에 가까운지 그 이유는?
A.
D: 시간을 내서 하는 것. 인생에서 ‘시간이 남는다’라는 말 자체가 성립 불가하다. 우리는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존재다.
Y: 시간을 내서 하는 것. 남는 시간에 하려고 하면 콘텐츠 소비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어서.
Q5. 나에게 ‘콘텐츠’는 무엇인지, 그 이유는?
A.
D: 내가 부지런히 살고 있다고 합리화할 수 있게 해주는 것. 현실에서의 삶에 지쳐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그게 어떤 콘텐츠든 접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일단 시간은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합리화가 된다.
Y: 나의 일부분? 시간을 내서 소비하는 것에서 인생을 배우고, 시간이 남거나 현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할 때 소비하는 것(가벼운 영화나 예능 등)에서부터 얻는 것들이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니까.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면 인생이 무료하지 않고 사람들과 더 잘 소통하면서 살 수 있는 것 같다.
Q6.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편 vs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편. 어느 것에 가까운지 그 이유는?
A.
D: 두 가지의 목적을 전부 달성하기 위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지만, 굳이 하나만 뽑아야 한다면 후자에 가깝다. 잡념이 많아질 때 잡념을 조금이라도 없애고자 본능적으로 찾는 게 콘텐츠이기 때문.
Y: 세상을 이해하는 편. 내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콘텐츠를 통해서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기에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Q7. 콘텐츠 소비는, 누군가와 함께 vs 홀로. 어느 것에 가까운지 그 이유는?
A.
D: 홀로. 콘텐츠를 접하고 이를 통해 드는 생각, 느낀 점 등을 천천히 만족스러울 때까지 곱씹어보며 보내는 시간 전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타인과 함께하면 시간과 공간 등 여러 가지 제약을 받기 마련.
Y: 누군가와 함께. 주변에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해주는 사람이 많고, 같은 콘텐츠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
Q8. 나에게 문화예술이란?
A.
D: 나와 멀고도 어려운 단어. 단어 자체만 두고 봤을 땐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작가를 줄줄 읊을 정도로 소양 있는 사람만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고급 어휘의 느낌이다.
Y: 나의 좁은 식견을 넓혀주는 수단과 방법.
Q9. 나에게 사유란?
A.
D: 내 삶의 즐거움. 사유의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사유의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Y: 외로우면서도 외롭지 않은 것. 혼자 하는 사유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때로는 외롭지만, 주변인과 다양하게 공유하기도 해서 외롭지 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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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표현하는 세 단어가 상반되어도 좋아하는 콘텐츠는 같다. 시간을 내서 콘텐츠를 소비하면서도 콘텐츠를 통해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색깔로 말하자면 보색 같으면서도 유사색이 되는 순간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강산도 변할 시간이 넘도록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이유다. 서로의 낭만을 함께 공유하고 서로에게 기꺼이 소중한 시간을 내주기에 우리는 오늘도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