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트인사이트에서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 자리가 있다는 메시지가 도착하였고, 나는 그동안 내가 쓴 글을 다른사람들과 향유하고, 객관적인 피드백을 통해 나의 글쓰기를 평가받고 싶었다.
해당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약 3개월간의 모임 끝에 나는 아트인사이트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이 단순히 내가 쓴 글에 대한 평가를 받는 자리가 아니라, 에디터로서의 긴 여정을 함께 하는 동료들과 깊은 사색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알게되었다. 그동안 에디터로서 썼던 글들을 꺼내어 남들의 시선으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되었고, 평소에는 나 혼자만의 시선에 갇혀 있던 나의 글쓰기를 새로운 눈으로 비춰볼 수 있었다.
처음 모임에 참여했을 때는 내가 봐도 잘 쓴 것 같은 글들을 가져가 모임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피드백 내용은 예상대로 "다현님만의 글쓰기 스타일이 잘 보이는 글이었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시선으로 글을 써주셔서 감명깊었어요" 등과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긍정적인 피드백들은 내가 에디터로서 글을 쓰는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식의 피드백 모임 참여는 나의 글쓰기에서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미 잘 썼다고 생각한 글에서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거나, 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닫기가 쉽지는 않았다.
모임이 진행됨에 따라 나는 용기를 내어 내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글들을 모임원들 앞에 꺼내 놓기 시작했다. 조금은 귀찮음이 묻어있어 결론이 명확하지 않은 글, 나만의 시선이 아닌 사람들의 관점을 따라가 나의 주관을 잃은 글, 뻔한 말들을 줄줄이 써놓은 글 등 여러 가지 글들을 가져가 피드백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런 글들을 피드백 받는다는 것이 두렵기만 했다. 내가 봐도 완벽하지 않은 글들을 공개한다는 것은 나의 부족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그런 그런 글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이 나의 글쓰기 여정에서 가장 값진 순간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나의 부족한 글을 통해 함께 나눈 대화들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예를 들어, “이 문장은 말이 반복되는 것 같아 간결하게 쓴다면 독자들이 더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라는 조언을 들으며, 글이라는 것은 내가 쓴 것이지만 나만 이해할 수 있게 쓰는 것이 아닌, 이 글을 읽은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쉽게 풀어 써야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고 피드백을 하는 과정들도 나에게 커다란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한 에디터의 글을 읽으며 나는 이 주제에 대해 이런식으로 생각했었는데, 이 글을 쓴 사람은 이 주제에 대해 이런 관점으로도 해석을 했구나 하며 나의 관점에만 얽매이지 않고, 타인의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능력을 배웠다. 그리고나서 다른 에디터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평소 글을 쓸 때 간과했던 부분을 발견하거나, 글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였다.
모임을 마무리하며, 나는 글쓰기라는 것이 결코 완벽함에 도달할 수 있는 여정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글을 쓰고, 향유하는 과정에서 에디터들과의 피드백과 대화를 통해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다는 용기와 믿음이 생겼다. 이 모임에서의 경험은 내 에디터 생활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었고, 앞으로도 글을 쓰는 데 있어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배워나가는 자세를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