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
아트인사이트는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다수의 필진은 자신이 향유한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주로 글이라는 매체로 아트인사이트라는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게 된다. 이렇게 발행된 글들은 다수의 플랫폼 이용자에게 가닿게 된다. 필진인 동시에 이용자이지만 플랫폼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는 없는 셈이다.
와중에 오프라인 모임이 있다.
같이 놀아보기로 했다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에는 정해진 형식이 없다. 만남 주기도 한 달에 1회 이상이라면 횟수 제한도 없는 셈이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 모임을 꾸리게 될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프라인 모임 참여자들의 몫이다.
아직 더웠던 9월 한 카페에서 처음 모인 우리는 앞으로의 모임 방향에 관해 이야기 나누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자연스럽게 그동안 아트인사이트에 기고했던 글에 대한 서로의 감상으로 모아졌다. 우리는 같은 플랫폼에서도 각자가 선호하는 문화예술 분야가 뚜렷이 구분되는 편이었다.
각자가 좋아하는(그리하여 주로 기고했던) 문화예술 분야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니, 정갈하게 작성된 글로만은 느낄 수 없는 맥락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은 글로만 완결되는 백지의 세계관을 사랑하면서도, 글 바깥에서 우리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까닭일 것이다.
우리는 서로가 그리고 각자가 좋아하는 장르가 궁금해졌다. 내가 이미 좋아하는 것 이외에도 더 다양한 범위의 것을 애정할 준비가 우리는 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놀아보기로 했다. 그게 전부였다.
우리는 연극과 전시, 독립 서점을 직접 같이 즐기고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의 오프라인 모임을 구성했다. 연극으로는 <최후의 분대장>을, 전시는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한 <불멸의 화가 반고흐> 전을, 독립 서점은 해방촌 일대를 걸어 다니며 직접 발로 문화예술을 함께 향유하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같이 놀고 싶은 것에 대한 아이디어가 이것저것 넘쳤다. 그 모든 것을 다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아쉬울 뿐이다.
‘ ~ 의 효능’
그런 농담이 있다. ‘~의 효능’이 붙은 음식점은 맛집이라는. 그것이 참인지 여부를 검증할 길은 없겠으나, 그저 있어서 먹을 뿐인 식재료에서조차 불로장생의 묘약처럼 효능을 설명해 주는 한국 음식점의 설명력을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왠지 효능을 읽고 먹으면 단지 미나리를 먹으면서도 자신감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미나리에도 가능한 효능에 대한 설명이 적용될 수 있는 삶의 여지는 매우 적은 편이다. 피곤한데도 따로 돈과 시간을 써서 연극을 보고, 책을 읽고, 전시를 가는 마음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효능을 콕 집기도 어렵다. 독서에 대해서는 사회의 관대한 태도 때문인지, 그 효과에 관해 설명하는 다수의 콘텐츠가 있으나 어딘지 의심쩍다. 명확한 영양소가 있는 행위가 아니어서일까?
이는 무의미의 의미와 같은 말을 하고자 함은 아니다. 우리가 사랑하고 애정하는 거창하고 소박한 예술은 그런 것을 포함하기도 하지 않기도 하나, 딱 떨어지게 그것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글이라도 써보는 것이다.
이번 오프라인 모임은 글 바깥의 맥락을 부연해 주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