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보다는 나의 잘못을 되돌아는 사과, 어쩌면 내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 혼자 중얼거리는 나만의 고해성사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찾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관계가 되었으니까. 그때의 나로서는 너의 앞에서, 너를 마주하고, 부족한 내 자신을 마주할 용기조차 낼 수가 없는 너무도 모자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나마 글로써 나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도 너에게는 비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나는 단 한마디의 변명조차 할 수 없겠지. 구차하게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으면서 조금이나마 나의 짐을 덜고 싶은 마음이 이 글에 담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구차함을 뒤로하더라도 나의 부족함을 감싸주었던 너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
Anne Nygard via Unsplash
자기보다 몇 년은 더 살았던 나에게 어른으로서의 듬직함을 기대했겠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감당하기에는 차가운 세상이라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흔들리는 너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주기를 바랐을 수도 있겠지. 나조차도 그게 어른인 내가 당연히 해 줬어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눈으로만 봐도 금방 부서질 듯 여리기 짝이 없는 몸으로 나를 반겨주던 너였으니까. 알고 있었는데도 내가 한 일이라고는 불안정한 내 정신조차 제대로 부여잡지 못하고 나의 부족함을 너에게 떠넘기면서 현실을 외면한 것뿐이었으니, 그때의 나로 기억하는 너는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고 있을까. 해도 그 한심함은 너무도 합당하고 당연한 평가라 얼굴만 붉어진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나는 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어른이 될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거듭 미안하고, 고맙고, 다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참 못난 모습이지만, 아직 나는 실낱같은 그때의 흔적을 찾으면서 너의 잔해를 휘젓고 다니는 것 같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먼지가 주변을 다 가려서 나에게 누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먼지구름을 뚫고 내 옆으로 온들 나는 어디에 뭐가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잔해더미만 바라보고 있을 테니 소용없는 일이겠지만, 이 못난 나는 다가오지 말라는 푯말 하나 세워 둘 생각조차 못 한다. 거기에 쏟을 아주 작은 힘마저도 너의 흔적을 찾는 일에 쓰고 싶었을 수도 있다. 아니, 그게 맞겠지. 온 세상이 희끄무레 죽죽 하게 죽어있고, 색이라고는 없는 회색으로 뒤덮였고, 저 차가운 돌나무 숲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는 모두 내 흠을 노리는 짐승 무리라는 한심한 착각에 사로잡혀 있던 와중에도 너만큼은 무지개색을 띠고 있었으니까. 그런 세상이라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던 것도 네가 있어서였겠지.
편지보다는 나의 잘못을 되돌아는 사과, 어쩌면 내 마음이 편해지고 싶어 혼자 중얼거리는 나만의 고해성사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찾아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관계가 되었으니까. 그때의 나로서는 너의 앞에서, 너를 마주하고, 부족한 내 자신을 마주할 용기조차 낼 수가 없는 너무도 모자란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나마 글로써 나의 마음을 전하려는 것도 너에게는 비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나는 단 한마디의 변명조차 할 수 없겠지. 구차하게 이런저런 말을 늘어놓으면서 조금이나마 나의 짐을 덜고 싶은 마음이 이 글에 담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구차함을 뒤로하더라도 나의 부족함을 감싸주었던 너에게 사과를 전하고 싶다.
자기보다 몇 년은 더 살았던 나에게 어른으로서의 듬직함을 기대했겠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감당하기에는 차가운 세상이라 내가 먼저 손을 내밀고, 흔들리는 너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주기를 바랐을 수도 있겠지. 나조차도 그게 어른인 내가 당연히 해 줬어야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눈으로만 봐도 금방 부서질 듯 여리기 짝이 없는 몸으로 나를 반겨주던 너였으니까. 알고 있었는데도 내가 한 일이라고는 불안정한 내 정신조차 제대로 부여잡지 못하고 나의 부족함을 너에게 떠넘기면서 현실을 외면한 것뿐이었으니, 그때의 나로 기억하는 너는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고 있을까. 해도 그 한심함은 너무도 합당하고 당연한 평가라 얼굴만 붉어진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나는 더 부끄럽기 짝이 없는 어른이 될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거듭 미안하고, 고맙고, 다시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참 못난 모습이지만, 아직 나는 실낱같은 그때의 흔적을 찾으면서 너의 잔해를 휘젓고 다니는 것 같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먼지가 주변을 다 가려서 나에게 누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먼지구름을 뚫고 내 옆으로 온들 나는 어디에 뭐가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잔해더미만 바라보고 있을 테니 소용없는 일이겠지만, 이 못난 나는 다가오지 말라는 푯말 하나 세워 둘 생각조차 못 한다. 거기에 쏟을 아주 작은 힘마저도 너의 흔적을 찾는 일에 쓰고 싶었을 수도 있다. 아니, 그게 맞겠지. 온 세상이 희끄무레 죽죽 하게 죽어있고, 색이라고는 없는 회색으로 뒤덮였고, 저 차가운 돌나무 숲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는 모두 내 흠을 노리는 짐승 무리라는 한심한 착각에 사로잡혀 있던 와중에도 너만큼은 무지개색을 띠고 있었으니까. 그런 세상이라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던 것도 네가 있어서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