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대학이나 취업이란 관문을 넘으면 인생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미래의 내가 해결해줄 거야! 라는 안일한 기대였나? 미래에는 경험이 있을 테니 지금보단 현명할거라 여겼다. 그러나 인생은 쉬워지긴커녕 더 복잡해질 뿐이었고, 내 감정조차 판단하지 못할 때도 생겼다. 와중에 시간은 멈추지 않으니 고민할 틈도 없이 지쳐서 눕느라 바빴다.
그때 나는 괴로운 원인이 단순히 돈과 시간이 없어서라고 치부했었다. 그 탓인지 삶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안보였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굉장히 피상적인 접근이었다. 그것이 현실에 입각한, 똑똑하고 현명한 처사라 여기며.
2020년의 후반, 무슨 생각인지 나는 좋은 것만 보고 싶다는 욕심에 일을 관두고 하고 싶은 것만 하기 시작했다. 영화보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가끔은 나가 놀고, 산책하고 늦잠 자고 책도 읽는 시간으로 일상을 채웠다. 그랬더니 돈은 줄어도 내 안에 없던 긍정이 조금씩 생기면서 행복해졌다. 그러자 자연히 막혀있던 감정을 흘러보내기 시작했다.
직장인때처럼 막연한 미래에 한숨만 쉬며 불행을 되뇌이지 않고, 불안해도 견디며 무언갈 계속 시도 했다. 그리고 2년 조금 넘는 지금까지 깨달은 것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 브랜드 메시지를 담아 론칭하는 뿐만 아니라 균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거.
그런 차원에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아다녔다. 어떻게 보면 긍정의 늪에 나를 빠트리자는 말인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마음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잘할 자신이 없어 대신 책을 주로 읽었다.
물론 매번은 아니고 이따금 단단한 내면을 주제로 갖는 책을 의식적으로 고른다. 이번 <네 인생이다>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부모님으로부터 소귀에 경 읽기로 수없이 들었을 법한 말도 더러 있었다. 그때는 앞에선 ‘네’ 하고 뒤에선 새까맣게 잊었는데, 지금은 문장 하나에 지난 경험을 덧대어본다.
<네 인생이다>의 말마따나, 사람 직접 체감하고 깨달아야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