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창단한 이래 동시대 프랑스어권 희곡을 발굴하여 한국에 소개해 온 극단 프랑코포니가 새로운 작품 <너 자신이 되라>로 돌아왔다. 프랑스의 젊은 극작가 콤므 드 벨시즈 Côme de Bellescize (1980~)의 작품으로, 11월 3일부터 알과핵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국내 초연작이다.
작가인 콤므 드 벨시즈는 파리 젊은 재능상(2005), 아카데미 프랑세즈 젊은 극작가상(2020)을 수상하는 등 현재 프랑스 연극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너 자신이 되라>는 2017년에 루아르 지방의 후원 아래 아비뇽 off페스티벌에서 초연된 이후, 파리에 있는 롱포엥극장과 벨빌극장에서 공연된 바 있으며 현재도 계속 여러 지역에서 공연 중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바로 환기시키는 <너 자신이 되라>는 한 락스 회사에서의 취업면접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면접을 진행하는 홍보 커뮤니케이션 부서의 부장과 취업희망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2인극으로, 한편으로는 ‘너 자신이 되라’고 하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자신을 상품처럼 팔도록 권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된 상황을 보여준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면접 상황에서 과연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일은 가능할까?
자기 자신을 상품처럼 팔기 위해 노예가 되어가는 인간과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사회를 그로테스크하게 풍자하며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연극은 냉소적이면서도 신랄하게 우리의 허를 찌른다. 극중 쏟아지는 면접관의 질문은 취업과 노동시장에서 견뎌내야 하는 권력 관계의 폭력성 뿐 아니라 성폭력, 번아웃, 부조리에 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예술과 죽음, 사랑에 대해서도 돌직구 질문을 던진다.
극단 여행자에서 <한 여름 밤의 꿈>, <베로나의 두 신사> 등에 출연한 배우 김은희가 부장 역을, 무브먼트 당당의 단원이자 <로테르담>, <당통의 죽음>, <뜨거운 바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온 마광현 배우가 취업면접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