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창작단체 하이카라의 연극 <괴물>이 10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문래예술공장 박스시터어터에서 처음으로 관객을 만난다. 연출가 서승연이 극작과 연출을 맡은 이번 작품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2022년 비넥스트(BENXT) 사업 공모에서 공연예술분야에 선정됐다.
<괴물>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들어졌다. 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우리는 '괴물'이라 부른다. <괴물>은 ‘별종’과 '괴물'이라는 말로 지워왔던 사람들, 사회의 경계 밖으로 밀려난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성 및 소수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연극 <괴물>은 192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시작되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1945년 해방, 1950년 한국전쟁, 1960년대 파독 간호사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연대기적으로 그린다.
일제강점기 동경의대를 졸업한 천재 신여성이자 조선인과 일본인, 남성과 여성 사이에 있는 '김승희', 그가 만들어낸 인간도 비인간도, 남성도 여성도 아닌 '괴물', 마지막으로 승희이 딸이자 레즈비언으로 사회 속 '정상적 사랑'의 외곽에 서게 된 '미영'까지.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렇게 태어났지만 부정당하는 이들, 정상의 경계선 어디에도 완벽하게 속할 수 없는 이들의 흔적을 짚어본다.
‘김승희’ 역에는 배우 김태은이 캐스팅됐다. 2008년 뮤지컬 <넌센스>로 데뷔한 김태은은 <러브 어게인>, <매지션스>, <연애를 부탁해>, <로테/운수> 등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승희가 만들어낸 ‘괴물’ 역에는 이채령 배우가 캐스팅됐다. 이채령은 2013년 <혈맥>을 시작으로 <벚꽃동산>, <로미오와 줄리엣>, <쉘 위 댄스>, <리어왕> 등을 통해 탄탄한 연기 경력을 쌓았다.
김승희의 딸이자 레즈비언으로 사회가 규정한 ‘정상적 사랑’의 외곽에 서게 된 ‘미영’ 역은 배우 허윤지가 맡는다. 허윤지는 <기억전달자>, <유리 동물원>, <굿모닝 독도>, <국희 이야기>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이외에도 김승희의 남편인 ‘윤광진’ 역에는 임휘진, 미영의 연인인 ‘지혜’역에는 김령화, 앙상블에는 김남희, 박영진, 한소희가 각각 캐스팅됐다.
과연 무엇이 괴물이며, 누가 그들을 괴물로 부르고 있는가. 규범화되어 온 역사 아래 기억으로, 감정으로 억눌려왔던 '괴물'들의 이야기가 지금 여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