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창의적이고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우리 고유의 문자이다. 한글의 가장 큰 특징은 청각인 발음 소리와 시각인 문자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즉, 한글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공감각적인 문자인 것이다.
여기서 공감각(synesthesia)이란, ‘함께’라는 뜻의 그리스어 ‘syn’과 ‘감각’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isthesis’에서 파생된 용어다. 공감각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인간의 오감 중 하나의 감각 기관에 자극이 주어졌을 때 해당 영역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도 함께 활성화되어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을 동시에 느끼는 현상이다.
이번 2021년 한글주간 기념 특별기획전으로 한글의 공감각적인 요소에 주목하여 기획된 전시가 있다. 바로, 현재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한글, 공감각을 깨우다 - 눈, 코, 귀, 입, 몸으로 느끼는 우리말>이다.
해당 전시는 13인의 참여 작가들이 한글의 소리, 형태, 구조 등의 다양한 공감각적 접근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창작한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때 다양한 형식의 시각예술 작품들로 한글의 소리와 글자를 시각화하고 유연성과 확장성 등을 통한 복합적인 감각을 자극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한글을 보고 읽는 2차원적 틀에서 벗어나 오감 (시각, 미각, 청각, 촉각, 후각 등)을 활용한 공감각적인 감상을 통해 다양한 작품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전시의 큰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