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

검색 메뉴
[Project 당신] 풍요롭게 존재하며, 나를 찾는 여행을 합니다
여행하듯 사는 '신지예'를 만나다
2021-08-02 14:20 입력 스크랩 하기

[신지예 에디터]
SIRO
2021.08.10 10:32:51
안녕하세요. 에디터 백나경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겠지만 '나는 이것도 저것도 잘하고, 남들과 비교했을 때 못 하는 게 없어야 한다'는 강박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사라졌다는 표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바로 그 현장에 글쓴분과 함께 있었던 기억이 나서요.

제가 바로 '뭐든 남들보다 잘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사람인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글쓴분과 제가 고등학생 때까지는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인서울'이라는, 입시생의 입장에서 남들보다 높다고 생각되는 목표를 공유했었죠.

그런데 성인이 된 후 다시 만난 글쓴분은 여전히 강박 속에서 살아가는 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시도해보고 싶지 않느냐, 아쉽지 않느냐는 제 물음에 단호하게 '나는 이게 최선이었고, 만족한다'고 답하던 글쓴분을 기억합니다. 아마도 글쓴분이 '후회'를 이겨내게 된 것은 이때부터가 아닌가 해요.

사실 저는 흔히들 말하는 '나의 경쟁상대는 나일 뿐'이라는 문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회는 점점 경쟁적인 사람들을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저는 '남들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유형의 사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런 저의 강박이 (과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잘못된 것이라고도, 고쳐야 할 무언가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보다 뛰어난 누군가를 넘어서고 싶다는 열망은 제가 삶을 살아가는 에너지인것을요. 그래서 가끔 경쟁을 회피하는 친구들을 보면 껄끄럽다는 생각까지 하곤 했습니다.

그런 저이지만 저의 오랜 친구인 당신을 보면서, '어쩌면 경쟁하지 않는 삶도 꽤 멋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저는 잘 압니다. 하지만 당신의 변화 과정을 가장 꾸준히 지켜본 사람들 중 하나로서, 경쟁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은 삶도 충분히 빛날 수 있음을 매일 새삼스럽게 깨달아 가고 있어요. 당신에게서 이전의 맹렬한 전투력은 이제 보이지 않지만, 전투력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동력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글에 적어주신 '남들에게 나를 나누고 싶다'는 열망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보기에 글쓴분은 이제 남들보다 먼저 정상에 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올라가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하시는 듯하네요. 제 짐작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당신의 모든 변화와 지향을 응원해주는 동반자가 되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 글 잘 읽었습니다!
답급 1
0
0
뽀로예
2021.08.10 22:41:23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지예입니다:)

강산이 변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변화를 공유한 동반자에게 피드백을 받아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어린'이 시절에 만나 '어른'이 되어, 이렇게 삶에 관한 가치관을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참 뜻깊구요.

나경님의 피드백을 보고 인생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분명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는 '남들보다 높다고 생각되는 목표'를 이루고자 청소년기때 안간 힘을 썼으니까요. 온갖 대회에서 상을 쓸고, 회장 선거라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당선을 위해 노력했죠. 그런데 지금은 그 독기가득한 맹렬한 전투력이 사라졌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이 제 안에서는 남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 싹텄기 때문이에요. 괴로웠어요. 그건 제가 생각하는 제 인생의 본질에 맞지 않았어요. 예전에는 삶의 배경을 '가시밭길'이라 가정하고 내가 피를 흘리더라도 앞으로만 나아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밀려오는 파도위에서 그냥 서핑하듯 사는 느낌이 들어요. 나경님이 말한 '사뭇 다른 느낌의 동력'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서핑을 하는 사람은 바다와 전투를 하지 않는 것처럼요. 그래서 올해 나온 아이유의 '어푸'라는 노래를 참 좋아하게 됐어요. 가사 중에 "해일과 함께 사라질 타이밍/그건 내가 골라/무슨 소리 겁이 나기는 재밌지 뭐"라는 구절이 참 와닿더라구요.

더불어서, 나경님이 이야기해준 '경쟁'의 의미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게 됐어요. 나는 과연 경쟁을 좋아할까? 라는 질문을 했을 때는 필연적으로 "YES"입니다. 그건 가치관을 떠나서 인간이라는 '생명체'가 경쟁과 협동이라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아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다만 경쟁이 붙는다면 win-win을 하고 싶고, 둘 중 패해야하는 자가 있다면 이기든 지든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그 길을 통해서 모두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수 있잖아요. 경쟁이 없다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발전과 혁신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을테니, 경쟁이라는 생명의 법칙에 굉장히 감사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저와 나경님에 대해 한 발자국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네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저 또한 나경님을 응원합니다:)
 
1
0
파랑
2021.08.12 20:29:02
안녕하세요, 에디터 박이빈입니다.

물리적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내가 될 수밖에 없는데도 저는 종종 스스로에 대해 잘 모를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묻고, 또 답하는 이 문답의 과정을 쭉 읽으면서 저는 기고하는 글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져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예 님이 갖고 계신 에너지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어요. 드러내기를 어려워하고 지독하게 내향적일 때가 많은 저는 지예 님의 일상이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풍요롭게 존재하는 중인가? 하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글은 결국 충분히 (저는 지예 님에 대해 자세히는 알 수는 없지만) ‘풍요롭게 존재하며 나를 찾는 여행’을 하고 계신 거구나 하는 확신이 들게끔 하며 끝난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풍요롭게 스스로를 소개하고 계신 것도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마음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에서 특히 공감되었던 부분은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아이 같은 모습이 10여년간 숨어 있다가 지금 놀래키는 것 같다.’는 부분이었어요. 나 스스로는 한 단어로 혹은 한 문장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그건 결국 나를 이루고 있는 자아가 단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마무리 짓지 못한 아이 같은 나와 그렇지 못한 나 모두 나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를 어르는 것, 이건 저도 매번 시도하게 되는 일이라는 걸 지예 님 글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예 님이 계속해서 풍요롭게 존재하는 사람이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답급 1
0
0
뽀로예
2021.08.14 23:44:43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지예입니다.

이빈님의 피드백을 통해서 다시 한번 ‘자문자답’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올라와있는 이 [프로젝트 당신] 글만 하더라도, 굉장히 ‘부분’적인 질문과 답변만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자신에 대해 묻고, 답하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끊임없는 ‘순간’이 되어야만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글을 쓰고 나서도, 제 스스로 새롭게 던진 질문들이 더 많아졌어요. 어쩌면 이 글이 미처 담지못한 ‘더 본질적인’ 무언가에 관해 요즘 혼자 씨름하고 있는듯한 기분도 듭니다.

이빈님께서 말씀해주신 ‘자아가 단 한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라는 문장이 특히 더 와닿는 요즘입니다. 다만, 그 많고 많은 자아 중에서 스스로를 가장 본질적으로 행복하게 할 자아가 무엇인지, 더더욱 알고 싶네요. 세심한 피드백 덕분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을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0
0
shinso43
2021.08.12 23:46:59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소연입니다.

나에 대한 글을 쓰는 것과 스스로를 인터뷰하는 것은 꽤나 다른 일인 것 같아요. 자기 성찰이라는 것은 동일하지만 나 자신을 객관화한다는 점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 새롭게 다가올 테니까요.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저도 언젠가 스스로를 인터뷰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현재에 대한 존중이 생겼다."라는 문장에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단단함이 느껴져요. 인터뷰 속 질문도 깊이가 있고 그에 대한 대답도 거침없이 적어내려가신 걸 보면 스스로를 오래 관찰해왔고 자기 표현도 잘 하시는 분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는 저를 당당히 드러내는 게 참 어려운 사람이라  '위풍당당'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지예님이 조금 부럽기도 하네요.

저도 너무 빨리 '애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미처 마무리짓지 못한 아이같은 모습이 10여 년간 숨어있다가 지금 놀래키는 것 같다."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아요. '겨울에는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어떤 시인이 이야기 했듯,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의 시간을 백프로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후회없이, 더 성숙한 방법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너무 빠르면 놓치고 지나가기 쉽상이니까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깊이 성찰하고 삶의 목표를 놓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더라고요.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예전보단 훨씬 더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지금의 이 마음을 잘 간직해서 지예님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꼭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요! :)
답급 1
0
0
뽀로예
2021.08.14 23:58:24
안녕하세요, 컬쳐리스트 신지예입니다.

‘겨울에는 겨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는 문장이 와닿아, 검색을 해보니 월러스 스티븐스의 ‘눈사람’이라는 시에서 비슷한 내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를 읽기만 해도 자연의 섭리에 더욱 다가가는 느낌이 들어 편안해졌습니다. 소연님께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현재의 시간을 백프로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 중요함을 공감합니다. 지나간 순간은 지나간 과거일뿐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현재와 미래뿐이니까요.

제게 주어진 ‘위풍당당’이라는 수식어는 긍정적인 감정을 자아내는 동시에 정신을 각성케하는 위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거없이 위풍당당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소연님께서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게 참 어려운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문화초대를 통해서 스스로를 드러낼 능력이 충분하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조언해주신대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끊임없이 성찰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다’는 소연님의 말씀에 가슴 깊은 울림과 용기가 생기는 밤입니다. 응원해주심과 더불어 진심어린 피드백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