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책의 제목을 주목해보자. ‘처음 보는 비밀 미술관’이다. 굳이 책 제목에 ‘미술관’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분명 책인데 미술관에 들어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점은 책의 두께감과 무게감만큼 자랑스럽게 내보일 수 있는 색다른 매력이라 말할 수 있다.
목차 구성은 이렇다. 위와 같이 총 8가지의 카테고리별로 저마다의 비밀을 가진 작품들의 사례들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이때 한쪽 페이지에는 작품의 사진을, 다른 한쪽에는 작품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만한 작품 속 이야기와 함께 시크릿 코드에 관한 이야기를 텍스트로 담아낸다. 또한, 새로이 드러난 비밀이 현재 작품으로서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짧게 덧붙인다. 그러고 나서 이어지는 페이지에서 그림 속 ‘시크릿 코드’를 조금 확대된 버전으로 구석구석 살펴본다.
처음에는 아주 잠깐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내가 봤던 그 그림이 아닌데?’하고 말이다. 그러나 금세 동그랗고 네모난 도형 속 시크릿 코드에 주목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작품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때 ‘작품 속 시크릿 코드’라는 콘셉트로 잘 짜인 미술관에서 작품을 향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미술관에 가면 흔히 미술작품 아래 또는 옆쪽 벽에 쓰여있는 전시 지문을 읽는 느낌이다. 신기한 경험이다.
이렇게 한 번에 모아 보기도 힘든 다양한 미술 작품들을 한 권의 책으로, 그것도 흥미로운 비밀 이야기들까지 덧대어 한꺼번에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 미술관도, 온라인도 아닌 책으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처음 보는 유일무이한 미술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더 나아가, 책 속의 내용을 역으로 온라인 미술관 전시로 연출해 본다면 그것 나름대로 완전히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에 흥미로웠다.
하나 더, 개인적으로는 미술관에 가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때, 찬찬히 둘러보다 눈에 들어오는 작품을 위주로 집중해서 보는 편이다. 기꺼이 걸음을 멈추고 작품의 가장자리부터 구석구석 진득하게 들여다보며 서서히 빠져든다. 그것이 내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이 책을 향유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시선이 가닿는 대로 자유롭게 탐독하며 각각의 시크릿 코드 장면을 눈에 담아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