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의 배경은 80년대 말 90년대 초반 미군부대 앞 한 작은 클럽에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 여인의 일상을 포착합니다. 내일 그 중 한 사람의 결혼식을 앞두고 클럽의 문을 닫고 브라이덜 샤워를 그려내는 풍경입니다.
송별식을 겸한 작은 축하 파티에서 나누는 대화는 극히 평범하지만 마치 임의의 일상을 면도칼로 잘라, 그 단면을 감상하는 기분입니다. 또한 극작의 특성상 등장인물의 내면 독백이 중요한 만큼 심리적 흐름에 중점을 둡니다.
짧지만 강렬한 작품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여자들의 흔치않은 '우정'을 다뤘다는 것입니다. 남자들보다 더 진한 우정과 사랑의 끈끈함이 심금을 울리며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구 송탄시 미군부대 앞 클럽에서 일하는 세 여자들의 흐드러지게 애잔한 삶과 우정을 느껴주세요. 아무리 사회가 오염되고, 미개한 정치, 황당한 사건이 터져도 우리의 우정과 사랑만큼은 순수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순수를 잊지는 않았는지 회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차범석 작가 이후 침체되었던 사실주의극을 러시아유학파 1세대 전훈작가에 의해 신사실주의로 규정짓습니다. 어찌 보면 최초의 사실주의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가 안똔 체홉과 연출가 스따니슬랍스끼에 의해 사실주의는 완성이 되었고 지금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까요.
연극은 과장되지 않고 마치 다큐처럼 배우들은 무대에서 말을 하고 행동을 합니다. 평범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일상적 갈등요소와 깊은 내면독백이 담겨있습니다. 그 극적 정교함을 극단 측은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 극사실주의)이라 규정합니다.
'내가 실제 극중 인물 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부단히 던져, 무대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등의 스타니슬라브 연기법을 몸으로 익힌 애플씨어터의 배우들이 펼쳐 보일 연기술입니다.
결혼전야에 등장하는 숙희 영란 명자는 모든 여배우들이 한 번 쯤을 연기하고픈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연기 입시 교재로 우뚝 선 이 작품은 여배우들에겐 메소드연기의 교과서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 안똔체홉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