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ents Musicaux] 1.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클래식

글 입력 2014.11.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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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클래식


글 - 심우영 (ART insight 편집팀장)


얼마 전 한 클래식 공연의 초대권을 얻는 행운이 생겨 친구에게 함께 갈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친구의 대답은 “입고 갈만한 좋은 옷도 없고 클래식은 어려워서 싫어”였다. 그 친구의 말은 ‘클래식’이란 하나의 음악 장르에 대한 두 가지 편견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었다. 한 가지는 좋은 옷을 입고 즐겨야하는 ‘고급문화’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클래식은 어렵다’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에 다가가는 것을 부담스럽고 어렵게 느끼지만 의외로 클래식은 우리 삶 속에 가까운 곳에 존재해왔다. 당신이 인지하지 못했을 뿐 이미 당신이 알고 있는 클래식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생활 속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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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작곡가 베토벤 / 우: 테레제 폰 브룬스빅(추정))

자동차 후진할 때 흘러나오던 음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는 음악의 성인이라 불린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로 그가 사랑했던 여인, 테레제를 위해 작곡한 곡이다. 몇 년 전 가수 아이비의 2집 타이틀곡 ‘유혹의 소나타’에도 샘플링되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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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과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되어진 결혼식장에서 눈부시게 하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신부를 위해 연주되는 <결혼행진곡>은 모차르트와 비견되는 천재작곡가 멘델스존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극음악으로 네 명의 주인공 (라이센더와 허미아, 드리트리어스와 헬레나)의 결혼식 장면을 위해 작곡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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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고 속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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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진짜 소중한 사진의 대부분은 누.군.가.가. 찍게 된다.’라는 카피로 인기를 끌었던 한 카메라 광고에 뛰어난 기교와 거침없는 연주로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렸던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3악장 ‘라 캄파넬라’의 주선율이다. 화려한 테크닉과 수많은 여성 팬을 몰고 다녀 ‘피아노의 파가니니’라 불렸던 작곡가 리스트가 피아노곡으로 편곡한 ‘파가니니 대연습곡 3번 라 캄파넬라’는 뛰어난 테크닉과 예술성을 요하는 곡으로 피아노 연주회의 앙코르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연주: 피아니스트 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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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 속 배우 ‘현빈’이 개썰매를 타고 설원을 달리던 장면과 함께 흐르던 중후하고 깊은 음색의 첼로곡은 ‘서양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 프렐류드이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라는 악기가 표현할 수 있는 기교와 표현범위 전부를 아우르고 있어 ‘첼로의 구약성서’로 통한다. 듣고 있노라면 거룩하고 심오한 세계로 침잠하는 신비를 경험하게 되는 이 작품은 동작곡가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와 함께 독주악기를 위해 작곡된 곡 중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연주 요요마)



3. 영화 속 클래식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2위를 차지한 영화 ‘과속스캔들’.
이 영화 속 배우 ‘차태현’의 손자 역할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역배우 ‘왕석현’이 유치원에서 연주한 그 곡은 바로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5번’이다. 청년 시절, 헝가리계 바이올리니스트 에두아르드 레메니와 함께 연주 여행을 떠나게 된 브람스는 레메니의 영향으로 민속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고 헝가리 집시 음악의 주선율을 사용해 총 21개의 곡을 작곡하였다. 피아노 연탄곡으로 쓰여진 이 곡은 후에 오케스트라 연주용으로 편곡되었다. 그중 1번, 2번, 5번이 가장 자주 연주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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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故이은주’가 노을 진 해변을 거닐며 흥얼거렸던 그 노래. 주인공 두 사람이 (이병헌, 故이은주)가 붉은 석양 아래 왈츠를 추던 그 곡은 러시아의 근현대음악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가 1938년에 작곡한 곡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재즈'라는 장르가 소비에트 연방에 유입되었던 시기에 재즈를 접한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작품에도 '재즈'라는 장르를 적극 반영하였다. 1934년 [재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1번]에 이어 1938년 작곡한 [재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2번] 중  왈츠는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과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Tell Me Something (텔미썸띵)]에도 삽입되어 ‘작곡가는 몰라도 이 곡은 안다’ 할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곡이기도 하다.

(연주: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화려하고 좋은 옷을 입지 않아도, 전문적인 음악 교육 없이도 당신은 이미 많은 클래식 작품을 알고 있다. ‘고급 문화’ 혹은 ‘지루하고 어려운 음악’이라는 편견을 내려놓고 우리 귀에 익숙한 작품부터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모르던 사이, 당신의 삶속에 들어와 있던 클래식이 당신을 악흥의 순간(Moments musicaux)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심우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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