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을 이제 이렇게 만들자

글 입력 2014.04.04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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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을 통해 시작할 문화융성
국립오페라단을 이제 이렇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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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이 어떤 단체인가 그것부터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을 표현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적 중 대표적이고 가장 정확한 것이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들일 만큼 잘못된 관행이 넘치고 있다. 무엇보다 그 비정상을 정상으로 받아드리는 관행의 출발점의 상당수는 국가기관의 무지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인데, 오늘은 예술단체 중 비정상의 정상화의 대표적인 단체인 국립 오페라단 얘기를 좀 하고 싶다. 그리고 박대통령의 국정의 4대 지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의 핵심이면서 그 정책을 역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도 또한 국립오페라단이란 점에 주목하게 된다. 

현재의 국립 오페라단은 종합예술을 다루는 국립단체가 아니라 종합예술 중 한 장르에 불과한 약식 단체일 뿐이다. 오페라가 종합예술로 평가되는 이유는 그 속에는 문학과 미술과 음악, 심지어는 건축도 한 분야를 차지할 만큼 압축된 문화의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오페라의 중심축을 이루는 대본은 문학이다. 그 문학이 오페라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음악은 당연하고 무대미술이 있으며 거기에는 의상과 조명도 함께하고 있다. 작품이 지닌 시대를 무대에 살리기 위해서는 건축이 있으며, 그 건축적인 요소를 살리기 위해 때론 그리스나 로마의 상징적 건축, 구조물이나 유럽, 또는 우리의 건축문화를 재현해야 한다. 여기에 음악이 그 모든 것을 수용하고 빛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연주 단체가 함께해야 하는데 시대적 인물을 그리는 성악이 있고 그 성악을 받쳐주면서 무대의 상징성을 음악적 언어로 장엄하게 묘사하는 오케스트라가 있다. 합창단은 대중의 소리와 그들 내면에 잠재된 의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또 무대예술의 긴장을 풀기도하며 오페라를 돋보이게 하는 발레도 있다. 그래서 오페라는 종합예술이면서도 한 나라의 국격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국가의 상징물로도 우뚝 서기도 해서 건축사에 기록되기도 한다.



먼저 오페라단은 ‘한국의 국격이다’는 인식갖고 정책을 세울 것

그렇다면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국가적으로 음악문화의 격은 살려야 하니까 국립 오페라단은 있다. 그러나 그 오페라단은 아무런 실체가 없다. 작은 사무실에 24명의 스텝이 우리의 국립오페라단의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국가 관할기관인 문화관광부는 국립오페라단이 어떤 규모나 위상이어야 하는지도 전혀 모르는 듯하다. 왜냐하면 오페라단을 예술의 전당으로 흡수통합하려는 시도를 할 정도로 국립오페라단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다. 오페라단이 한 나라의 음악문화를 대표하는지 아니면 상징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아예 모르는 모양이다. 이거야 말로 비정상의 정상이다.

유럽, 특히 동유럽의 작은, 가난한 나라들도 오페라하우스가 우뚝 서서 국가의 문화위상을 뽐내고 있는데 우리는 외래문화라고 하지만 오페라하우스는 고사하고 오페라를 예술적으로 대표하는 지휘자도 없고 오페라단에 소속되면서 가장 우뚝 서 있어야 할 단체인 오케스트라나 합창, 발레단 등은 아예 없다. 현재는 독립적인 또 다른 국립단체들을 활용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문화융성을 국정지표로 삶았으니 그건 현실이 아니고 먼 미래로 상상 할 수밖에 없게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현실을 과연 국가에선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가다. 오페라단의 위상을 알까? 아니다. 현재의 국립오페라단은 예술적 실체나 긍지가 아예 없다. 그러니 자신의 입맛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원하는, 그래서 멋대로 해도 되는 그런 소위 관변단체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당연히 국가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국립 오페라단인데 예술적 긍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화융성을 앞에서 부르짖는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국립오페라 단장이 사표를 제출했다. 그리고 그 후임들이 거론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후임을 뽑고 임명한들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그것도 단장이 되겠다고 움직이는 많은 음악인들이 거의 성악가들이다. 역대 단장 8명중 6명이 성악인 들이고 한명은 연출가였다. 그들은 예술가들이지 예술단체 경영자들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사설 오페라단처럼 오페라만 공연하면 됐지 국립오페라단의 구조나 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특히 오페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종합예술이라 모든 장르에 정통해야 하는데 그들은 오케스트라나 발레, 무대예술 등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고 여기저기서 불러다 쓰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한 게 현재까지의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오페라단의 예술적 결과가 불투명해지는 이유가 발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음악문화를 모르는 국가공무원들이 그런 비정상을 정상으로 인식하면서 생긴 비정상이 오늘의 국립오페라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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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단을 일할 수 있는 체재로 바꿔야한다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될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대통령 국정철학의 4대 핵심인 문화융성을 실천하면 된다. 이번에 사의하는 김의준 단장은 처음 도입된 전문 예술경영인이다. 그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겠다는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 때문이다. 문화부와의 관계 소원이 그랬고 음악인들의 무지가 그를 내 몰았다. 문화 선진국들처럼 단장(총감독)은 예술경영을 하게하고 예술은 예술인들이 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시기적으론 당연히 늦었지만 이제라도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려야 한다. 그래야 현재 우리의 국격에 맞는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오페라하우스를 짓자거나 모든 시스템을 다 갖추자는 게 아니다. 순리대로 하면 된다. 어느 날 갑자기 모든 시스템을 갖추려면 허둥대거나 오류를 범 할 수 있다. 그러기보다 점진적으로 무리 없이 갖춰 나가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이나 미국의 오페라단처럼 단장은 경영전문인으로 하고 오페라 전문지휘자를 둬서 경영과 예술을 분리해 양쪽을 다 살리고 미래의 한국오페라가 언제고 바로 일어설 수 있게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융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역사의 시간 속에서 성장하는 게 진리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력은 이제 국립오페라가 들어갈 오페라하우스 건립정도는 문제되지 않는다. 단 아직은 우리의 문화인식이기 보다는 국립오페라단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다 보니 오페라하우스보다는 내부 시스템을 정상화 할 수 있게 하나씩 갖추며 나가면 된다. 국가에서도 이제는 국립오페라단을 독립적이며 우리 음악문화예술의 상징단체로 대해야 한다. 예산만 지원하고 총체적인 사후 관리만으로도 우리민족의 예술혼을 이상적이게 할 수 있다. 이제라도 한국 오페라의 위상이 정상화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 ․ 문일근(뮤지컬 디자이너 TM, 음악평론가)



출처 - 음악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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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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