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제35회 서울연극제 "만리향"

글 입력 2014.03.3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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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제35회 서울연극제 "만리향"

 

 '가족'은 울타리와도 같다. 내가 나고, 걸음마를 떼,고 자라는 동안 늘 나를 감싸주고, 어느새 울타리 밖으로 나온 내가 돌아보지 않아도, 내가 먼 곳으로 가도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그리고 내가 돌아왔을 때, 언제든 다시 맞아 감싸주는. 
 가끔은 속이 타들어갈만큼 울타리 안의 내 자신이 답답하고, 바깥 세상과 나를 가로막는 방해꾼처럼 느껴져, 울타리를 밟고 나가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래도 울타리는 늘 내 곁에 남아있다. 늘 그자리에, 내가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도록.

 이 작품은 우리에게 존재하는 울타리.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도시 외곽의 중국음식점 만리향. 한때, 방송국 맛집으로까지 선정돼 손님이 우글대던 맛집이었으나 중식 고수였던 아버지가 죽고 우여곡절 끝에 큰 아들이 바통을 이어받은 후론 손님 대신 파리만 한가로이 자유비행 하는 곳으로 전락한다. 가족이 똘똘 뭉쳐 잘 좀 해보자고 결의를 맺고 싶으나 꼴통 취급 받던 둘째는 다 커서 의리 없이 가출하고 소식마저 끊긴다. 남은 가족은 아버지가 남긴 중식당의 부흥을 위해 뼈 빠지게 식당일에 매달리지만 엎칠 땐 덮친다고, 오랜만에 바빠 죽겠다고 행복의 비명을 지르던 어느 날 지적장애가 있던 막내마저 홀연히 사라진다. 가족은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도 전국곳곳을 샅샅이 털고 훑었으나 결국 막내는 찾지 못한다. 현실적 문제로 고민하며 죄책감과 함께 보낸 5년 후, 장 보러 나간 어머니가 뜬금없이 시장에서 막내를 목격한다. 짜장면이나 볶고 있을 때가 아님을 직감한 가족, 총 출동하여 막내를 찾아 나선다.


 작품 안의 배경과 등장인물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이다. 동네에서 작은 중국집을 운영하는 가족의 모습은 평범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 작품의 메세지는 평범하지 않다. 가족 앞임에도 불구하고 벽을 만들어 자신의 본래 모습을 숨기고, 고통과 아픔을 참는 그들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가끔 남보다도 더 멀게 가족을 대하는 '나'를 떠올리게 만든다. 절정에 이르러서야 그들은 가족 앞에 세웠던 벽을 허물고 진정한 '자신'을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 서로 감싸 안아주는 진정한 '가족'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만리향>은 최근 주목받는 젊은 극작가 김원 작가의 신작이다. 그의 이전 작품인 <만선>이란 작품은 2012년 서울연극제에서 극단 작은신화가 제작하여 작품상을 받았다. 
극발전소 301과 김원 작가와는 이번이 세 번째 작업이다. 2011년 공연된, 점쟁이의 혓바닥으로 인해 자살한 아비를 위한 복수극 <점>, 2012년엔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으로 공연된, 대중매체의 위험성을 경고한 <도로시의 귀환>, 그리고 올해 2014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공연예정인 <만리향>이 그 세 번째이다. 극발전소 301의 대표 정범철은 김원 작가의 <만리향>을 작업하게 된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첫째, 동시대 가족의 의미에 대하여 천착하다. 둘째, 인물의 캐릭터가 개성 있게 구축되어 있다. 셋째, 젊은 극작가의 뚝심이 보인다는 이유에서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극발전소301과 김원 작가의 만남을 더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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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만리향>


공연기간 : 2014년 5월 7일(수) - 11일 (일)

공연시간 :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 7시, 일요일 오후 3시

공연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공연시간 : 90분

연령 : 만 8세이상

관람료 : 전석 25,000원

주최 : 서울연극협회

주관 : 서울연극제 집행위원회

공연문의 : 엠버스 02-3437-8133

제작 : 극발전소301

예매하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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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발전소301

극발전소301은 젊고 신선한 창작연극을 지향합니다.
연극의 세 가지(3)요소를 활용하여 무(0)에서 하나의 유(1)를 창조하고자 합니다.
2008년 창단하여 6년간 창작극 13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열심히 劇의 발전을 모색 중입니다.


작 : 김원

연출 : 정범철

출연진 : 김효숙, 성노진, 이교엽, 백선우, 김지은, 문학연, 이성순, 명인호, 심규현



[서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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