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배신, 권력, 증오의 파국 '보이체크'
글 입력 2014.10.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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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배신, 권력, 증오의 파국 '보이체크'안드레아 슐레바인과 네츠베르크 악스가 재해석한 무용 보이체크는부서진 무언가를 표현한다. 부서진 인간의 정신, 인간의 육체 그리고 부서진 삶이렇게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짓밟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이참 무기력해지는 순간이었다.뷔히너의 미완성 희곡 <보이체크>는 1821년 41세의 이발사가 5세 연상인 애인을 그녀의 집 앞에서칼로 찔러 죽인 뒤 3년 2개월 만에 라이프치히 장터에서 공개처형 당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사회부조리에 짓밟힌 소시민의 비극을 그려낸 이 희곡은 인간과 사회 문제에 대한 통찰력 있는 상징성 때문에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하게 해석돼 왔다.암막에 가려져 있는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 오염된 개인은보이체크와 같은 인물이 자기자신을 죽일 때까지 그 주변을 맴돈다.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굴레는 어쩌면 우리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있는 것일지 모르겠다.사람의 이야기를 사람의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하는건 정말 사람만이 할 수 있기에그래서 무섭고 기괴한, 그걸 통해서 온 몸으로 전해오는 카타르시스는 또 어떤가?글은 끝나갈수록 해소될 것처럼 보였지만 점점 절정에 다다랐다.세 명의 표정은 어떤 절정을 삼킨 뒤의 표정같았고 그들의 움직임은온몸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사랑을 손에 넣고 잔인한 배신에 살을 베이고권력앞에 무릎꿇고 죽음을 맞이했다.시각과 청각 그리고 그 무거움에 압도 당한 네모난 공간은 섬뜩함으로 가득찼으며나는 계속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인간의 상상력 혹은 창의력은 정말 끝도 없는 것 같아서.
[한은정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