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카: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전시리뷰]

글 입력 2014.09.24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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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展
 소리, 빛, 시간 - 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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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istent Illusion , 대림미술관
 
'현실은 곧 환상, 환상은 곧 현실'
우리는 많은 것을 본다. 많은 것을 느낀다. 듣는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이 모여 존재를 이루고 현실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경험하는 그 하나하나의 것들은 '사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어쩌면 각자의 주관적인 경험들이 모인 것들을 토대로 사실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정말 그것마저도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지속적인 환상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참 재밌는 전시가 되었다. 만약 이 전시를 굉장한 리얼리즘적 사고를 가지고 바라본다면
받아들이기 어렵거나 황당무계한 전시가 될지도 모른다. 사람은 역시나 팩트에 근거한 '사실'을 좋아하기 마련이라서..(좋아한다기보단, 주관적인 것보단 정확하고 객관적인 것을 진리라고 보는 경향이 있지 않은가?)
나 또한 흥미로우면서도.. 의아함이 자꾸만 드는 것을 숨기느라 혼났다.
(이해를 꼭 해야 하는 것이 전시 감상의 올바른 감상이라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두 번째 돌아봤을 때는 전시설명도 꼼꼼히 읽어보면서 차근차근 둘러보았다.
 
트로이카의 전시는 세명이 각자 다르게 가지고 있는 문화적, 학문적 배경과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공통된
관심사가 모여서 나온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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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lling Light , 대림미술관
 
떨어지는 빗방울과도 같았던 정말 빗물을 걷는 느낌이 들었던 작품.
조명과 렌즈를 이용하여 실험을 하는 도중에 발견한 현상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이렇듯 그들은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게 아니라 '발전'시킨다.
하나의 개념에서 출발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그들의 작업 방식!
 과정 속에서 원리를 발견하여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또 다른 상상을
결합하여 만드는 것이다.
 
이때까지 나는 하나의 작품이 있다면 그 작품이 주는 의미 탐색에 충실했다.
결과물로서의 작품이 익숙했던 내게 과정으로서의 작품이 낯설고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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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EATHER YESTERDAY, 대림미술관
 
요즘 나는 디지털화된 글자(스마트폰)를 내려놓고 책을 자주 읽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면 잠시나마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잊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잊는다.
잊으면 안되는 것들을 잊는다. 생각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 내 머리가 왜 이렇게 나빠졌을까? 생각하곤 한다.
분명 디지털이 주는 이점들이 참 많은 세상이지만 그 이점마저도 익숙해져서 당연시해버렸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점들이 많다. 트로이카는 이것을 비판하여 오늘이 아닌 '어제의 날씨'를 고안했다.
우리가 왜 기술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사람들은 왜 빠르고 똑똑한 것을 추구하는지)
발전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기술을 비판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발전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따라서 굉장히 기술적이다. 서울의 기상청과 연결되어 있어서 어제의 서울 날씨를 전송한다.
우리에게 어제의 날씨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늘의 날씨가 중요할 뿐.
하지만 이들이 굳이 어제의 날씨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 이들의 의도인 것이다.
많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전자기기를 의존하여 받아보는 아주 빠른 날씨 정보, 하루가 바뀔수록 그만큼 빠르게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정보의 가치, 정보의 폭발, 가치 하락. 그리고 쓸모없는 어제가 되기 전에 그것을 내가 스스로 가치있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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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g Bang , 대림미술관
 
검은색 잉크로 빅뱅을 표현하다. 우주가 하나의 작은 점에서 시작함을 깨닫게 한다.
또 하나의 재밌고 놀라웠던 작품, 빅뱅. 검은 잉크를 떨어뜨리면 저렇게 무수한 색깔로 분산된다.
검은색은 여러 가지 색이 혼합된 색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른 의미에서 참 새로웠다.
우주를 사랑하고 우주를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그들의 호기심이 보였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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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설치,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예술+과학+철학이 결합된 종합예술을 선보인다.
 

트로이카의 전시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트로이카 작업 동영상을 한번 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훨씬 풍부한 감상이 되리라 생각한다.
여섯 가지 스토리(소리로 들어가다 / 시간을 담다 / 물을 그리다 / 바람을 만지다 / 자연을 새기다 / 빛으로 나오다)로 구성된 트로이카 전시는 공감각적으로 우리가 생각지 못 했던 상상으로 이끌고 감성을 일깨운다.
그들은 과거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현재와 미래를 과학과 접목시켜 우리 주변, 세상 도처에 존재하는 것들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표현 또는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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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가 ▶ 트로이카(TROIKA)
전시 일정 ▶ 2014-04-10 ~ 2014-10-12
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관람 장소 ▶ 대림미술관(Daelim Contemporary Art Museum)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35-1
T. 02-720-0667
www.daelimmuseum.org
 
 
[한은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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