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bjørn Holthe 톨비요른 홀테 노르웨이 대사

글 입력 2014.03.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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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주제곡 [Let it go]와 함께 북유럽의 환상적인 설원과 오로라를 재현한 아름다운 영상미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겨울왕국’의 원작은 덴마크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작품 ‘눈의 여왕’. ‘겨울왕국’의 제작진은 실제 원작의 배경인 노르웨이로 답사를 떠나 오로라, 빙하, 피오르드(협곡) 등 자연풍경은 물론 전통 의상부터 민속, 건축양식 등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재현했다고 한다.
2월 6일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에서 만난 톨비요른 홀테 대사는 “‘겨울 왕국’ 덕분에 피오르드의 관문도시로 유명한 베르겐이나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극권 최대의 도시인 트롬쇠 등을 방문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문화예술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노르웨이는 국토의 절반이 북극권에 위치해 있어 겨울에는 오로라, 여름에는 백야와 같은 특별한 자연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연현상과 함께 우뚝 솟은 산들과 굴곡이 심한 피오르드가 해안선을 형성하고 있는 독특한 지형은 노르웨이의 문화예술에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노르웨이 문화예술은 예술가와 작가들이 노르웨이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작품 속에 담아내기 시작한 19세기 후반에 본격적으로 꽃피웠습니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 작곡가 에드바르트 그리그(1843-1907), 그리고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가 이 시기에 출현하여 노르웨이 문화예술의 ‘황금 시대’를 이끌었습니다. 이들은 노르웨이의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 감으로써 1905년 노르웨이가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은 또 각 분야에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함으로써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미래 세대에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뭉크 전시회가 오는 7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뭉크는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습니까?


“뭉크전시회가 7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립니다. 그의 대표작인 ‘절규’를 비롯해 유화 드로잉 판화 사진 등 오슬로의 뭉크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어서 한국 관람객들에게 뭉크의 예술 세계를 전반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뭉크가 1895년 그린 ‘절규’가 2012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역사상 최고가인 1억2천만 달러(약 1350억원)에 팔렸다는 것을 아시나요? 뭉크의 초상화가  1000크로네 지폐에 들어 있을 정도로, 노르웨이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예술가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뭉크는 인간 내면의 고독과 불안, 공포의 감정을 왜곡된 형태와 격렬한 색채로 구현한 표현주의의 창시자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탄생 150년이었던 지난해 오슬로에서 열린 뭉크 특별전시회에는 5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다녀갔습니다. 오슬로 인구가 63만 명이고 노르웨이 전체 인구도 5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파가 뭉크를 보러 노르웨이로 몰려든 셈입니다. 이번 전시회가 지난해 못지않게 성공적으로 치러지기를 희망합니다”


이밖에 노르웨이가 낳은 위대한 인물들은 누가 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먼저 프리드쇼프 난센, 로알드 아문젠, 그리고 토르 헤이엘달 같은 탐험가들을 들 수 있습니다. 난센은 1888년 최초로 그린란드를 횡단한 데 이어 1895년에는 프람호로 북극탐사에 나서 최북단지역을 탐사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후에는 포로의 본국 송환 및 난민 구제에 힘쓴 공로로 1922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는 아문젠은 북극과 남극 모두를 탐사했고 1911년 최초로 남극을 정복했습니다. 인류학자이기도 했던 헤이엘달은 잉카의 전통방식대로 만든 뗏목 ‘콘티키호’를 타고 1947년 4월 페루를 출발해 태평양을 8000km 횡단한 끝에 100일 만에 폴리네시아의 투아모투 군도에 도달해 남아메리카 문명이 폴리네시아로 건너갔다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했습니다. 노르웨이는 앞에서 언급한 난센을 비롯한 노벨 평화상 3명, 경제학상 3명, 문학상 3명, 화학상 물리학상 각 1명 등 총 1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홀테 대사는 현재 추세라면 노르웨이의 ‘싸이’로 알려진 형제 듀오 ‘일비스’가 노르웨이 출신의 유명인 명단에 포함될지도 모른다며 미소를 지었다. 가수 겸 개그맨으로 활동 중인 ‘일비스’는 지난해 9월 유투브에 ‘강남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코믹댄스 뮤직비디오 ‘여우는 뭐라고 말하나(약칭 여우)’를 올린 뒤 2월 중순 현재 3억6천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노르웨이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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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만 다른 노벨상은 모두 스웨덴에서 수상자를 결정하는데 왜 노벨평화상만 노르웨이에서 수상자를 결정하고 시상식 역시 오슬로에서 열리는지요?  


“아시다시피 노벨상은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을 따서 제정된 상입니다. 노벨은 자신의 유산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매년 물리학, 화학, 의학, 문학 그리고 평화분야에서 인류에 커다란 공헌을 한 인물에 상을 수여하라고 유언했지요(경제학상은 그의 사후에 추가로 제정됐다). 가장 영예로운 노벨평화상만 노르웨이에서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식도 오슬로에서 개최하게 된 전통 역시 노벨의 유언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노벨은 유언장에서 왜 평화상만 노르웨이에서 수여하도록 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노벨이 생존했던 당시 노르웨이는 스웨덴의 지배를 받는 연방국가여서 이에 대한 배려라고 추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르웨이 국민들은 노벨평화상을 계기로 노르웨이가 평화와 관련된 국가이미지를 갖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실제로 노르웨이는 국제적으로 분쟁 해결이나 평화 수호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비록 인구는 5백만명에 불과하지만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력하게 믿고 있습니다”


한국과 노르웨이와의 관계에 대해...


“노르웨이와 한국과의 관계는 한국전쟁 중 노르웨이가 이동외과병원과 의료 인력을 보내면서 시작되었습니다. 1951년 4월부터 1954년 11월까지 4년 동안 노르웨이에서 파견된 총 623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동두천에 주둔하면서 9만여 명의 부상자들을 치료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1959년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이후 양국 관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한국은 상호 협력, 경제 문화 교류에서 노르웨이의 중요한 상대국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정전 협정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정부 초청으로 5명의 참전용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60년 만에 재회한 한국군 부상병과 그를 치료한 노르웨이 간호장교가 아리랑과 노르웨이 동요를 부르는 장면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홀테대사는 한국전쟁에 파견된 노르웨이 참전용사가 당시 겪은 경험과 일화를 일기, 수필과 사진 등으로 기록한 에세이집 ‘노르매시’(노르웨이 야전병원)의 한국어판을 주었다.


한국과 노르웨이간의 경제적, 문화적, 인적 교류 상황은 어떠한가?


“한국은 경제적으로 노르웨이의 중요한 무역상대국이며 교역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造船)산업에서 상호보완적 구조를 갖고 있어 한국 기업은 노르웨이 기업의 발주를 받아 최첨단 선박과 석유시추선을 건조하고 노르웨이회사들은 건조된 선박에 등급을 부여하는 선급(船級)기술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한류가 노르웨이에도 상륙하여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노르웨이에서 ‘강남스타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숫자는 많지 않지만 k-pop팬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들은 언젠가 장래에 한국의 유명 아이돌 그룹이 노르웨이에서 공연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매년 노르웨이 청년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데 대부분이 k-pop덕분에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 갈수록 많은 한국인들이 피오르드와 오로라 등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노르웨이를 찾고 있습니다. 2012년의 경우 6만2천명의 한국인관광객이 노르웨이를 찾았고 지난해 여름에는 대한항공이 5편의 인천과 오슬로 간 직항 전세기를 증설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약 1200여 명의 노르웨이인들이 살고 있는데 대부분 해양산업에 종사하는 관계로 부산과 거제도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에는 250여명의 한국인들이 살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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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비요른 홀테 노르웨이 대사와 김세원 교수
    
  
한국 문화의 어떤 점에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특히 지극히 현대적인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여러 가지 현상이나 풍습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국기에도 들어있는 태극문양을 활용한 서울 지하철역의 환승표지 같은 것입니다. k-pop과 친숙해지기에는 내가 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윤이상의 심포니, 트로트 가요, 판소리를 감상하거나 고궁과 전통가옥을 방문하면서 한국문화와 점차 친숙해져 가는 중입니다.

 한국의 일상생활에서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여러 가지 것들을 찾아내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국기에서도 발견되는 태극을 활용한 서울 지하철역의 환승 상징같은 것 말입니다”


올해 열릴 예정인 문화행사를 소개해 주십시오.


“2월 7일부터 19일까지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눈에 비친 노르웨이의 풍경을 사진과 그림 드로잉에 담아낸 전시회가 혜화아트센터에서 열렸고요. 노르웨이 국민작가로 불리우는 요 네스뵈가 신작 추리 소설 ‘네메시스’ 출간을 계기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기자회견과 팬미팅을 갖습니다. 이 소설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스노우맨’, ‘레오파드’ 등 해리 홀레 연작의 하나입니다. 5월17일 노르웨이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부산에서 노르웨이 국경일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데 올해는 독립 200주년을 맞아 특별히 성대하게 행사를 치르려고 합니다. 하반기에는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에 5인조 노르웨이 밴드가 초청돼 10월1일부터 3일까지 공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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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세원 
가톨릭대 교수(비교문화경영) 
현 외교부 의전자문위원, 자체평가위원
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현 해군 발전자문위원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박사 
동아일보 기자. 파리주재 유럽특파원


사진 · 강홍수
사진작가
사파사진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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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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