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포르투갈의 높은 산

글 입력 2021.11.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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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 사랑을 잃은 우리는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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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작가
얀 마텔 장편소설
 
 



<책 소개>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 부 돌파를 기록한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작가 얀 마텔.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예리하고 통렬한 시선, 절묘한 함의 속에 숨은 반전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온 그의 네 번째 장편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17년 국내에서 처음 출간된 이후, 독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아 온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새로운 표지의 양장본으로 제작하여 소장 가치를 더욱 높였다.
 
지극한 사랑 뒤에 지독한 슬픔을 겪은 세 남자가 상실, 그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파이 이야기』 이후 최고작…… 단연코 얀 마텔 작품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소설"(《워싱턴 포스트》), "이 세상의 모든 기묘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충만한 작품"(《타임스》), "강렬한 서사를 지닌 동시에,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의 미스터리에 대한 의식을 깨우는 데 주력하는 작품"(《글로브 앤 메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얀 마텔의 작업을 따라가는 일이 이제는 거의 의무처럼 느껴진다. ……읽는 중에 이미 다시 읽고 싶어지는 이야기"(신형철 문학평론가), "장편에 어울리는 장대한 스케일과 깊은 세계관이 돋보이고, 종교적인 이슈와 과학적인 주제도 잘 녹아 있다. ……저자가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걸 문학으로 해냈다는 생각이 든 작품"(김애란 소설가, 《문화일보》 인터뷰 중),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써 내려가는 얀 마텔의 문장이 기가 막히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 그은 문장이 정말 많다."(이다혜 기자, EBS 라디오 '책으로 행복한 12시, 김현주입니다' 방송 중) 등 유수 언론사와 작가들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았다.
 
이번 소설에서 얀 마텔은 1904년부터 1981년까지 포르투갈과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세기에 가까운 장구한 세월 동안의 인간사를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괴이하고도 몽환적으로 펼쳐 보인다. 각 부마다 한 편의 완성된 소설로 읽히는 세 이야기 속 인물들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포르투갈, 침팬지, 여행이라는 운명적 모티프를 통해 서로 깊숙이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서사를 따라 베일에 싸인 소설 속 미스터리가 점차 해소되는 흥미진진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얀 마텔이 그동안 일관되게 천착해온 주제들,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진실과 허구 등의 문제를 다룬다. 특히 『파이 이야기』를 집필할 즈음인 1996년, 얀 마텔은 '1939년의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NPR(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파이 이야기』에서 시작된 믿음에 관한 탐구"를 이번 작품에서도 계속 이어가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파이 이야기』가 극한의 상황에서 역경을 딛고 신과 믿음에 대한 참된 의미를 깨달으며 성장해가는 한 소년의 모험기를 그렸다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서는 믿음이 산산이 부서져버린 참혹한 운명 앞에 마주한 세 남자가 그것을 다시 회복해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믿음과 이성의 균형을 맞추어가는 요원하고도 긴급한 문제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파이 이야기』에서 시작된 '믿음과 이야기'라는 화두를, 완전히 새롭고 기발한 상상력과 한층 더 깊어진 사유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확장된 차원으로 이끌어낸 또 하나의 걸작이다.
 




<출판사 서평>
  
 
존재의 버팀목을 잃어버린 극한의 상실 속에서도
끝내 삶으로 향하는 자들의 내적 투쟁의 서사
 
 
1904년 포르투갈 리스본. 일주일 만에 사랑하는 연인과 아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겪은 토마스는 가혹한 운명을 내린 신에게 '반발'하기 위해 1년째 뒤로 걷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고미술 박물관 학예사인 그는 고문서에서 기독교를 발칵 뒤집어놓을 만한 기이한 십자고상에 대한 기록을 발견한다.
 
십자고상을 만든 인물은 17세기 중반을 살았던 율리시스 신부로 아프리카 노예들에게 세례를 주기 위해 상투메 섬에 부임한 사제다. "하늘에 위계가 있듯 지상에도 위계가 있다"고 믿는 당시 기독교 사회에서 철저히 이방인 취급을 받던 그는 노예들의 비참과 인간의 잔학함에 치를 떨다 십자고상을 조각하기에 이르렀다. 지독히도 외롭고 고독한 와중에도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집념을 불태운 율리시스 신부. 토마스는 "이곳이 집이다"라는 구절이 빼곡히 적힌 그의 일기를 읽고 '집'을 향한 광적인 강박에 사로잡힌 신부의 고통에 찬 열정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결정한다. 그것이 바로 신이 자신에게 한 짓의 대가를 치를 복수가 되리라 확신하면서.
 
율리시스 신부는 그 이름이 암시하는 것처럼 온갖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집'으로 귀환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과도 오버랩된다. 토마스 역시 마차와 수레가 주를 이루던 당시에 "배기량 3,054cc의 직렬형 4기통 엔진"을 갖춘 프랑스 르노 자동차를 몰고 새로운 안식처로의 귀환을 위한 여정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희극과 비극을 가파르게 오가는 삶이라는 난장의 한복판이 생생한 감각으로 펼쳐진다.
 
*
 
1938년 포르투갈. 새해로 넘어가는 시각, 부검 병리학자인 에우제비우는 병원에서 두 여인의 방문을 맞이한다. 첫 번째 여인은 마리아, 바로 그의 사랑하는 아내다. 열렬한 신앙과 빛나는 지성을 가진 그녀는 복음서와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터리 소설 간의 유사성을 비교한다. "이성은 현실적이고, 보상이 빠르고 그 작용은 명확해요. 하지만 슬프게도 이성은 맹목적이지요. 이성은 그 자체로는 우리를 어디로도 이끌지 못해요, 역경을 앞두고는 특히 그렇죠."(200쪽) 그리고 마리아는 이성과 신앙의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문제, 즉 인간의 연약함을 구원해주기 위한 해결책이 바로 '이야기'임을 피력한 뒤 사라진다. 뒤이어 찾아온 또 한 명의 마리아. 아내와 같은 이름을 가진 노부인은 남편의 가방 안에 시신을 넣고 먼 길을 달려와 부검을 의뢰한다. 특이한 점은 부검을 통해 남편이 왜 죽었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려달라는 것. 에우제비우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부인의 지시대로 부검을 진행한다.
 
한 해의 마지막이자 새해의 첫날, 시작과 끝, 삶과 죽음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인과관계는 어느 한순간 그러한 개념들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부수며 현실 너머의 환상적인 공간으로 인도한다. 또한 2부에서는 에우제비우의 아내 마리아, 그리고 또 다른 마리아인 노부인의 솔리로퀴(soliloque), 즉 독백에 가까운 연극적 효과를 통해 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 성서, 철학, 문학을 폭넓게 넘나드는 얀 마텔 특유의 박식함과 사유는 물론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메시지가 유려하게 펼쳐지며, 1부와 3부를 교묘히 연결하는 소설적 장치로서 작용한다.
 
*
 
1981년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는 얼마 전 40년간 함께해온 아내와 사별했다. "한때는 그의 전부였던 것들. 아내, 아들, 손녀, 토론토에 사는 누이동생, 일가친척들, 친구들, 커리어—한마디로 그의 인생"(290쪽)이 사라진 자리엔 이제 아들을 제외하곤 "물질적인 유물"만이 남았다. 마침내 모든 것을 정리하고 그의 출생지이자 부모의 고향인 포르투갈 북동부의 투이젤루로 찾아간 그의 옆에는 이제 평범하지 않은 동반자인 침팬지가 함께한다. 오도는 오클라호마 출장 중에 우연히 방문한 유인원 연구소에서 만난 수컷 침팬지로, 클래라의 죽음 이후 그를 마치 "열린 문" 같은 눈으로 바라봐주었다.
 
피터는 오도와 지내면서 과거와 미래, 회한과 미련 속을 맴도는 인간 종인 자신과 달리, 오로지 현재의 순간에만 집중하고, 감정의 찌꺼기 따윈 없으며 본능과 욕구에 충실한 오도라는 존재에 매혹당한다. 숫자로 변환되는 시간 개념을 버리고 사분면마다 바뀌는 빛의 결에 의지하고, 침대에 눕고 의자에 앉는 대신 바닥에 주저앉아 생활하며, 수납과 정리도 침팬지 식의 독특한 정리법에 따른다. 게다가 피터는 소위 하등하다는 오도의 상태,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시간 자체를 음미하는 법, 잃어버린 행복을 갈망하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오도는 그의 삶을 차지해버리고, 둘은 그 무엇도 방해하지 않는 평온 속에서 온전하고도 충만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
 
포르투갈의 높은 산, 즉 포르투갈 북동부 지역인 트라스 우스 몬트스엔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산'이 없다. 3부에서 피터가 침팬지 오도를 데리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찾았을 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고산이 아니라 드문드문 바위가 놓인 사바나 지대다. 그렇다면 왜 '포르투갈의 높은 산'인 것일까? 그 아이러니한 명명법에는, 존재의 역설이, 실제적 장소라기보다는 신화적 장소, 즉 상상적 허구이고 판타지에 가깝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우리의 현실에 맞닿아 있다는 놀라운 발견이 담겨 있다. 그 심원한 장소의 발견은 인류의 발전으로 인해 멸종했다고 알려진 이베리아 코뿔소의 '등장'과도 같이, 믿음에 대한 우리의 가치 판단 체계를 뒤흔들고 무너뜨린 뒤에야 드러나는 무엇이기도 하다.
 
이 소설은 믿음과 불신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다름 아닌 인간의 의지라고 할 때, 인간이 한없이 연약해지는 순간은 바로 그 균형이 조화롭지 못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부서진 믿음의 실마리를, 믿음과 불신 사이의 깨어진 균형을, 나아가 존재의 구원을 우리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이 소설이 전하는 '이야기' 안에서 우리 각자가 찾아야 할 몫일 것이다. 얀 마텔에 따르면 인간 존재의 정체성은 "이야기를 통해 나오고, 이야기를 통해 예증되며, 이야기를 통해 이해"되기 때문이다. 혼란한 상실의 세계 속, 존재의 미스터리에 담긴 놀라운 비밀이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자리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
- 사랑을 잃은 우리는 무엇인가? -
 
 
지은이 : 얀 마텔
 
옮긴이 : 공경희
 
출판사 : 작가정신
 
분야
영미소설

규격
128*188mm
 
쪽 수 : 416쪽
 
발행일
2021년 12월 01일
 
정가 : 15,800원
 
ISBN
979-11-6026-246-9 (03840)




 
얀 마텔 Yann Martel
 
1963년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타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다양한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다. 캐나다 트렌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27세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소설집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로 데뷔했고, 이후 장편소설 『셀프』 『파이 이야기』 『20세기의 셔츠』 『포르투갈의 높은 산』, 에세이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를 썼다. 2002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파이 이야기』는 전 세계 41개국에서 출간되며 베스트셀러로 떠올랐으며, 얀 마텔은 이 작품으로 단숨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기독교·이슬람교·힌두교를 동시에 믿는 인도 소년 파이의 사유와 모험을 통해 '삶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 『파이 이야기』는 2013년 이안 감독의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로 개봉되어 수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파이 이야기』 이후 15년 만에 완성한 또 하나의 경이로운 여정인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세 남자가 상실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 진실과 허구 등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를 마술적 리얼리즘을 통해 '마법과도 같은 서사'로 엮어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소설의 운명은 반은 작가의 몫이고 반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작품은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된다"고 말하는 마텔은 캐나다 새스커툰에서 아내 앨리스 카이퍼즈와 네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공경희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서울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이 이야기』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사실들』 『비밀의 화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우리는 사랑일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스틸 미』 『프레디 머큐리』 『길가메시 서사시』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지은 책으로 북에세이 『아직도 거기, 머물다』가 있다.



  
 
[박형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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