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미술의 신화를 만들다.

글 입력 2014.03.0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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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술의 신화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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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누군가 금방 자고 일어난 듯이 보이는 헝클어진 침대’ ‘접합의 가속도, 유전자 공학의, 탈승화 된 리비도적 모델’ 정수리에 난 총구멍, 자신의 피로 만든 머리, 코끼리 똥으로 만든 그림 등은 지난 20년간 영국을 들끓게 했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진짜 4m짜리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에 넣어 만든 작품을 두고 “이게 미술이냐? 아니면 죽은 고기냐?” 라는 논란에 휩 쌓였지만 1200만원에 팔려 영국 미술의 아이콘이 됐고 125억에 되 팔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젊은 영국 미술, yBa(Young British Art)는 1990년대 초 영국 미술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배경음악은 Akufen 의 Deck the House. 미술의 변화는 음악에서도 극단적이거나 새로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현대적인 실험음악을 선곡했다. 이 음악은 약간 통일성이 없고 픽픽 끊기면서 난잡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이 자체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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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ZE’

1988년 골드스미스 대학의 학생들은 런던 변두리에 위치한 빈 창고를 빌려 졸업 작품전을 개최했다. ‘프리즈’라고 하는 이 전시는 당시 영국 미술계로서는 도발적인 사건이었다. 작가들이 직접 기획하고 상업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다가갔던 이 전시는 영국 현대미술사의 전설이 되었다. 이를 주도했던 사람은 데미언 허스트. 그는 미술계의 주요 인사들에게 초청장을 보내고 수백 통의 전화를 하며 직접 관객을 찾아 나섰다. 예술가라고 해서 창작에만 몰두하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않으며 작가 스스로가 자신을 프로모션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시된 작품들도 기획의도만큼이나 도발적이었다. 총알이 사람의 머리를 뚫고 들어간 상처가 적나라하게 보이고 총격의 순간이 프레임 안에서 영원히 정지한 현재를 표현한 ‘블랙홀’, 썩어가는 소머리에 파리가 달려들면 전기충격을 받아 죽게 된다는 ‘천년’ 등 상상할 수 없는 엽기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Dauerfisch
So, gut. Amateur’Anthem. - 강한 비트가 Effect 적인 느낌을 주고 있고 잡음과 사람의 목소리를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Radiohead
Paranoid Androiod. Exit Music. - 독특한 보컬과 함께 색다른 드럼 패턴과 기타소리가 멋지다.

세계적인 컬렉터 찰스 사치

앤디 워홀, 리처드 세리, 제프 쿤스 등 미국 현대미술품 수집가인 그는 ‘프리즈’전시에서도 작품을 구입했다. 사치는 단순히 컬렉션만 하지 않고 사치 갤러리에서 작가들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그가 후원하는 작가들을 yBa라고 불렀다. 1997년 사치는 그동안 자신이 수집한 yBa 작품을 한데 모아 왕립미술원에서 전시를 열었다. 전시 제목은 ‘센세이션’전. 아이들의 손바닥 프린트를 모아서 연쇄살인자인 마이라 힌들리의 초상을 제작하거나 포르노 이미지를 캔버스에 더덕더덕 붙이고 아프리카 코끼리 똥을 붙인 흑인 성모 마리아 등 대다수가 문제가 되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비난 여론이 드셌지만 전시회는 성공적이었고 이를 계기로 yBa는 영국 미술계를 접수하게 되었다.

Daft Punk
Human After All.  The Prime Time of Your Life. - 무거운 베이스음과 드럼패턴, 샘플 음이 잘게 썰린 듯 하며 가끔 보컬이 첨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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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에 대한 도전은 신화가 되기 마련이다. 신화의 주인공 ‘데미언 허스트’
청소년시절, 그는 시체 안치소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이때의 경험은 훗날 그의 작품의 주제와 소재에 큰 영향을 주었다. 약물 중독과 만행을 일삼았던 그는 절친했던 친구의 죽음으로 크게 바뀌었다. 삶과 죽음에 대한 허스트의 오랜 고민은 작품으로 표현되었는데 그의 ‘약장 시리즈’에서 진열된 약들은 죽음을 향해가는 삶의 과정을 상징한다. 이렇게 많은 약을 먹어도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죽음에 대한 허스트의 관심은 생물에게로 확대되어 캔버스에 붙인 나비들,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물고기들 그리고 열 두 부분으로 잘린 소 등은 ‘죽음을 기억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허스트는 “삶과 죽음은 검은 색과 흰색, 웃는 얼굴과 슬픈 얼굴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가 죽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나? 나 또한 죽고 싶지 않다. 적어도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죽음을 표현하기 위해 생물학, 병리학, 해부학을 공부했다. 과학과 미술 사이에서 그는 어떤 미술을 원하는 걸까?
“미술은 보기 좋으면 좋은 거다. 보기 싫으면 싫은 거다. ‘와우’하는 감탄사가 나온다면 그것으로 좋다” 허스트는 예술가는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골라내는 사람’이라고 얘기한다. 작가는 이미지를 찾고 디자인 할 뿐, 세세한 일은 누가 해도 된다고 했다. 이것은 앤디 워홀이 팩토리에서 하던 방식이기도 하다.

Radiohead - Karma Police, Ripcord, Creep.
비극적이고 허무하고 몽환적인 느낌이 미묘하게 교차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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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a가 영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영국 현대 미술은 더 이상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 많은 젊은이들이 영국으로 유학을 가고 아트페어를 관람하기 위해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영국 현대 미술이 성공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1960년대부터 토니 크랙, 프랜시스 베이컨 등의 거장들이 각기 호소력 있는 작품으로 눈부신 활약을 했지만 yBa처럼 역동적인 문화를 만들지는 못했다. 모두 독자적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yBa는 전혀 달랐다. 각자 다루는 매체와 특징이 모두 달랐지만 함께 움직이며 함께 작품 활동을 했다. 그렇게 해서 개성이 다른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흥미진진한 이야기 덕분에 yBa의 작품은 더욱 강하고 폭이 넓어졌다.

이제 yBa의 작품은 미술관에 소장되고 있다. 그들도 전설이 되어가는 것일까? 중견작가가 되어있는 그들은 지금 정상에 있고 그 정상에서 데미언 허스트는 “일이 잘되어갈 때가 오히려 더 힘들다. 게을러지면 쓰레기 같은 작품이 나오기 쉽다 ········ 가장 어려운 것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스트의 고민과는 상관없이 ‘상어’의 작품 가격은 125억을 호가하고 있다. 그의 미래를 보고 1억을 투자한 사치는 약15년 만에 124억의 돈을 번 셈이다.

Akufen
Even White Horizons. Skidoos. Wet Floors.

2006년 크리스티 경매장에 이변이 생겼다. 중국의 장샤오강의 작품이 14억원에 팔린 것이다. 찰스 사치가 장샤오강을 샀다.

에필로그

영국 현대 미술엔 영국 록그룹의 음악이 자연스럽다. 그들을 얘기하기 위해 찾아본 그들의 음악은 비틀즈를 비롯해서 퀸, U2, 콜드 플레이, 뮤즈 등 수없이 많았다. 영국톤으로 음악을 선곡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작업이 한결 수월했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만약 BBC에서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다큐를 제작한다면 과연 어떤 음악을 선곡할까? 궁중음악? 국악? 트로트? 아니면 K-pop? .세계적인...... 강남 스타일?!




출처-음악저널
음악저널 로고.jpg


[최서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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