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연주자 시대가 온다

글 입력 2014.03.03 11:18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전문연주자 시대가 온다

 

메인.jpg


외래문화 토착화 과정의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전문성이나 예술성보다 뛰어난 테크닉으로 인해 눈에 띄는 기능적 예술가를 전문가로 대접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전문예술가의 한계를 정확히 가름하지 못하고 무엇이 왜, 어떻게 전문가인지 구분할 수 있는 예술적 분별력보다는 기능적 인식이 강해 그로 인한 시 · 청각적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유럽 문화권에서 보면 아직은 미수한 전형적인 제3세계의 경향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음악이 우리나라에의 정착 과정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연주 영역에서 차지하는 테크닉의 한계와 음악예술과 음악성의 한계를 구분해서 평가할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정확한 평가의 잣대보다는 눈에 띄고, 보이는 쪽으로 선호하게 되고 그게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우리의 경우는 대학 입시의 선발과정도 기능적 평가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어떤 점에서 보면 음악문화 정착과정에서의 테크닉우위의 문화는 자연스럽게 밀착되어 그 자체가 음악성으로 인식되어 정착하는 형태를 띠게 되는 것이다. 그게 어쩌면 외국의 음악인들이 우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도 우리의 이런 모습을 그들에게 제공해 준 것이다. 테크닉을 음악의 영역으로 인식되는 그 과정을 큰 흐름으로 되짚어 보면 전파와 교육, 그리고 기능적 기본여건을 능숙하게 활용한 소위 기능적전문가의 활동으로 이어지는 게 우리음악 문화 속에 자리 잡으면서 정착된 게 오늘의 주된 현상이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예술적 전문 연주자의 활동 시기는 당연히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찬송가가 들어온 시기보다는 늦었지만 에케르트(1901)에 의한 궁정악대의 도입을 서양음악의 전파로 본다 해도 100년이 훌쩍 넘겼는데 아직도 우리는 국제 콩쿠르 입상자를 대상으로 전문 연주자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현상이 정착되고 있고 그것은 우리 음악문화를 국제무대에서 퇴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국제콩쿠르 입상자의 전문연주자로의 진입은 긍정적이지만 시기적으로 더 원숙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이전에는 훌륭한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서구적 관점의 전문연주자를 대신 해서 발전과정을 거쳤지만 연습만으로 이루어지는 국제 콩쿠르 입상자들이 늘어나고 그들의 테크닉적 요소가 눈에 띄면서 전문연주자의 관점이 콩쿠르 입상자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보니 콩쿠르입상자는 이제 전문연주자의 관점에서 보면 출발선에 선 것인데 전문연주자로 대접을 받는 꼴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연인지 아니면 기회인지 전문연주자의 출연을 강제로 조성하는 여건이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 각 대학들이 겸임교수제를 적극 활용하면서 유학 갔다 와서 귀국 독주회를 통해 이루어지던 관행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귀국 독주회 - 강사로 이어지던 관행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이 살아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 기회를 활용 전문 연주자의 길을 개척해 나가자는 말이다. 그렇다고 유학 다녀온 그들 모두를 당장 전문 연주자화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전문연주자의 길이 당연히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으로는 안 된다그러나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시정하고 발전적 요소를 증대 시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된다. 특히 우리연주자들의 음악적 역량으로 보면 세계 최고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현재의 그들은 서양음악의 전파과정에서 생긴 교육의 오류에서 오는 문제점이 그 재능을 일시적으로 잠재운 형국이 됐다. 그걸 깨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기회에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자는 말이다. 그래서 전문 연주자로 거듭나자는 말이다.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정도로 잡으면 된다. 여기서 기간은 의미가 없다. 다만 문제점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고 어떻게 시정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우리국민의 능력만 되돌리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동안 관행화한 귀국과 정착과정이 우리의 예술적 능력을 잠재적이게 하는 촉진제가 됐을 수도 있다. 그동안 우리 연주자들의 관행화한 길을 보자.

 

귀국 연주자들은 제일 먼저 귀국 독주회를 하게 된다. 이 연주회를 통해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그나마 기대하던 대학의 문이 좁아지거나 닫히면서 그 좁은 문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의 기회였던 것이 사라져 가는 것이다. 기회의 상실은 오히려 기회라고 했던가? 오히려 이를 계기로 음악문화의 발전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시기적으로 보면 와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에게 그동안의 음악계는 연주자로서 높이서기 보다는 가르치는 선생이 되기 위한 과정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드리는 게 한 경향이었는데 그 길이 막혀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직은 생소한 전문 연주자라니 당연히 쉽게 받아드린다는 거 자체가 숨이 막힐 것이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인터넷 등을 통해 팔로워 등이 생기면서 음악회를 무난히 치르는 횟수가 늘고 있다. 그런 방법도 하나의 길이다. 그리고 전문연주자로의 무대가 그렇게 힘든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건 우리 음악교육과정이 낳은 또 다른 난제일 뿐이다무대 위에서 음악을 통해 청중과 호흡하고 정신적 교류가 가능하면 된다. 물론 그런 여건이 조성되기 위해서라면 전제가 되어야 하는 요소가 있다. 실력이 우선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능력으로도 된다. 다만 그 능력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현재의 자신의 능력에 대한 성찰만으로도 벗어날 수 있다. 즉 우리 음악교육이 낳은 테크닉 우선주의만 극복하면 가능성이 열린다. 그리고 이제는 유학까지 마치고 왔기 때문에 즐기는 것도 익혀야 한다. 그동안처럼 시험을 본다거나 자신의 관리를 위해 하는 연주가 아니라 스스로 음악가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하는 연주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전문연주가로서의 기본은 연주 속에서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 연주시간은 누구나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그 긴장이 정신적인 긴장이 아니라 음악적인 긴장으로 바꾸면 된다. 그 첫 걸음은 물론 악보에 대한 강한 집중과 작곡가에 따른 오리지낼리티를 터득해 그것이 연주를 통해 표출되도록 해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기능은 기능일 뿐이지 그 자체가 음악이 아니라는 음악미의 본질에 대한 인식도 당연히 바꿔야 한다. 어쩌면 이 난제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은 과제일 수는 있다. 그러나 악보 음악에 대한 그대로의 재현만 이루이진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이 된다. 예전에 어떤 귀국연주자를 클리닉을 한 적이 있었다. 그는 박사학위 소지자였다. 그러나 그의 음악에서의 문제는 자신이 악보에서 들은 음악을 연주 과정에서 왜곡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문제를 지적했더니 한참을 고민하던 그의 대답은 의외로 정답이 돌아왔다. "제가 악보대로 치면 대가 인데요" 이게 맞는 말이다. 진단만 정확히 하고 이렇게 쉽게 될 수 있는 문제면 불과 며칠이나 더 쉽게는 하루에도 가능하다. 단 그 시정점을 자기 것이 되게 하는 기간은 절대 필요 하다. 이 문제해결을 위해서라면 어쩌면 음악계도 포괄적인 관점에서 일정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도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제는 서둘러야 할 때다. 머뭇머뭇할 때가 아니다. 닥쳐서 해결하려면 아무것도 못할 수가 있다우리 음악인들이 유럽이나 본고장의 음악에 밀리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오류에 대한 시정과정일 뿐이다. 이 기회에 그 능력을 되돌리는 시간을 갖자. 그게 우리의 음악적 본성을 찾고 비약하는 길이다. · 편집부


출처-음악저널

음악저널 로고.jpg


[최서진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4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