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의 삶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방법 - 지금 여기, 마임 [공연]

집중을 위한 무언의 박수
글 입력 2019.08.20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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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의 박수를 짝짝짝!



모두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이 '집중의 박수'는 유치원에서 어린아이들이 산만하게 굴 때 유치원 교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구호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유치원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또 회사에서도 필요한 것 같다. 현대인의 주의 지속 시간이 급속하게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 지속 시간이란 한 가지 일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뜻한다. 영국 로이드 TSB 보험회사에서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목슨 교수팀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는데, 현대인의 주의 지속 시간은 평균적으로 5분 7초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10년 전 12분과 비교하면 무려 절반도 넘게 떨어진 수치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생활과 너무나 빠르고 편리한 저장 매체의 발달로 이러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분석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폰만 열면 수많은 연락처가 저장되어 있고, 긴 뉴스는 짤막짤막한 카드 뉴스로 정리되어 있어 나의 기억력과 집중력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조금씩 무뎌지고 있다. 긴 글은 대각선으로 읽어버리는 나쁜 버릇마저 생겼을 정도로.


이런 내가 '마임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무뎌졌던 집중력을 쓸 수 있는 시간이 되겠다'였다. 왜냐하면 내가 기억하는 마임과의 첫 만남은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이를 위한 집중>이라는 책에서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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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산만이는 그 나이 여느 초등학생들과 같이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산만한 어린아이다. 그리고 그런 성격 탓에 또래 여자 친구와 마찰이 생기고 학업 성적도 낮아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던 중 교내 연극부와 지도 선생님을 만나게 되는데, 연극 연습을 통해서 점차 집중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이 스토리에 연극, 그 중에서도 마임 연극은 고도의 집중력을 표현하는 소재이다. 인간의 통상적인 연속 동작들을 분해하여 몸짓과 얼굴표정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극을 이끌어 나가는 마임이스트들을 보고 있자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처럼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산만이는 눈을 감고 찬찬히 마임 연습을 하면서 주변의 조그마한 소리와 손끝 감각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었고 그렇게 성장해 나갔다.


*


마임은 그리스어로 ‘흉내’를 뜻하는 미모스(mimos)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본래는 촌극 등 잡극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가리키게 되었다. 특히 발레에서는 마임 또는 밈이라고 하여 무용과 함께 2대 요소를 이룬다.


현대에 이르러 프랑스의 에티엔 드쿠르가 희극적 요소가 짙은 기존의 팬터마임과는 전혀 다른 진지한 예술로서의 새로운 마임을 체계화한 뒤부터 이를 신체마임 또는 현대마임이라 하여 팬터마임과 구분한다. 오늘날의 마임은 단순한 몇 가지 소도구를 사용하고 통상적으로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대사가 없는 연기이다. 대단히 교묘하고 절제된 몸과 얼굴의 표정과 움직임으로 인간이나 동물의 행동을 모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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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8월 21부터 25일까지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지금 여기, 마임>은 한국의 마임계를 대표하는 마임이스트 유홍영, 고재경, 류성국 최정산의 풍성하고 따뜻한 무대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5일간의 공연 중 마지막 24일과 25일에는 유진규 마임이스트의 특별출연도 마련되어 있다.


이 공연은 마임공작소 판에서 주최하였는데, 기획 의도는 ‘더불어 가는 삶’이다. 마임공작소 판의 고재경 대표는 “지나쳐 온 세월과 다가올 시간 앞에 서서 마임이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무대를 준비하였다.”고 밝혔다. 즉 공연을 통해서 일상을 지나는 단순한 소재에서 발견한 인간의 본성과 점점 잊혀져가는 인격과 인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내가 이번 마임 공연을 향유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신선한 주제였기 때문이다. 주변에 마임 공연을 보았다는 사람을 본 적도 없었고 평소 텔레비전이나 SNS에서도 접한 적이 없었다. 이 프리뷰를 쓰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할 때에도 자료가 상당히 없어서 당황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마임은 아직까지 낯선 미지의 세계이다. 그렇지만 사실 마임은 그 어떤 사람도 쉽고 재밌게 빠져들 수 있는 편견 없는 공연이고, 발레나 연극의 가장 기본이 되는 창조적인 예술이다.


이번 공연의 마임이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하면서도 강렬한 따뜻한 에너지를 통해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삶의 소중함과 인간의 따뜻함을 되돌아보고 마임의 매력에 푹 빠져들기를, 그리고 잔뜩 무뎌졌던 집중력의 칼날을 갈아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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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마임>



일시

2019 . 08. 21 (수) ~ 2019. 08 . 25 (일)


시간

평일 8pm

주말 4pm


장소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


주최/주관

마임공작소 판


출연

고재경, 최정산, 류성국, 유홍영

유진규(24, 25일 특별출연)


스태프

조명 박석광

기획, 홍보 조하나


가격

20,000원


관람등급

7세 이상 관람가



[이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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