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자로 음악을 이야기하는 일, 음악평론가 김도헌 인터뷰 [사람]

김도헌 음악평론가 인터뷰, 그럼에도 왜 글을 쓰는가
글 입력 2019.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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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자면?

 

김도헌 평론가 (이하 김) : 저는 김도헌이고요. 대중음악 평론을 하고 있고. ‘이즘(IZM)’의 메인 에디터입니다.


노예찬 에디터 (이하 노) : ‘이즘(IZM)‘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모를 것 같은데 설명해 주신다면?


: ‘이즘’은 대중음악웹진 사이트고, 대중음악위주로 대중음악 파악, 그리고 다양한 장르에 대해서 글을 기고를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음악평론가 임진모선생님께서 만드신 사이트입니다.



 

2. 본인에게 음악이 갖는 의미는?



: 음악이요? 음악은 글쎄요? 저는 음악이 내 인생에서 '중요해', '대단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아요. 항상 듣고, 항상 생각하고, 항상 음악을 듣다보니까 막 '우와 대단하다', '너무 신성하다'와 '너무 홀리해'이런 느낌은 전혀 없고, 그냥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음악 듣고. ‘어? 음악 나왔네, 들어야지’ 뭐 이렇게.


: 일상같은?


: 네, 그냥 일상같은. 밥먹고 양치질하고 빨래하면서 생각을 하지 않죠.



 

3. 음악을 듣는 것과 평론하는 것은 어떤 점 다를까요?



: 글쎄요 제가 평론을 잘 하는 건 아닌데. 아무튼, 그냥 듣는 거는 듣고 일상 속에서 스쳐가는거고, 평론한다는는 건 일상을 좀 잡아둔다고 해야하나 포착을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사진 찍는 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나가다가 풍경을 보면 그냥 흘러가잖아요. 근데 이제 사진을 찍으면 그 풍경이 어떻게든 저장이 되잖아요. 저는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의미를 담는다면 말이죠.


: 그럼 사진을 찍고 싶은 앨범, 사진 찍고 싶은 순간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 앨번들은 일주일에 몇 개 정도?


: 일주일에요? 아니 많이 나오죠. 나오겠죠. 제가 모든 걸 다 아는게 아니기 때문에.. 근데 중요한 거는 평론가마다 시각이 다르니깐 어떻게 그 순간에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그게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의미를 부여한다?


: 네 방법은 다 다를거라고 생각해요.


 

 

4. 음악평론을 시작한 계기?



: 이것도 위 대답과 비슷한데요. 저는 듣고 쓰고 하다보니깐 자연스럽게. 저는 글 쓰는 걸 막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어렸을 때는. 근데 뭐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깐. 춤을 잘 추는 것도 아니고. 그때가 유투브 시대도 아니었고 영상을 찍는 시대도 아니었고 그러다보니깐 자연스럽게 글을 쓰게 되었고 하다보니깐 그리고 2013년에 ‘이즘’에 처음 들어갔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고요.


: 6년째네요.


: 그쵸 7년차니깐.


 

 

5.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는?



: 좋아하는 가수요? 굉장히 많은데..


박한 작가 (이하 박) : 그 중에서 이 가수는 꼭 남들도 알아야 한다!


: 이거는 좀 어려운 질문 같은데. 이런 질문이 제일 어려워요. 옛날에는 있었는데 요즘에는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윤하를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 좋아했어요. 어렸을 때.. 지금은.


: 지금은 너무 많이 들으셔가지고?


: 그렇다기 보다는.. 그니깐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다 좋아요 저는. 딱히 가리는 거 없고. 그래서 굉장히 어려워요. 이게 딱 하나 골라서 한다고 하면은..


: 이 친구가 영화를 그렇게 봅니다. 다 좋아하게끔.


김 : 그래서 이 분한테 어떤 영화 제일 좋아하세요 하고 물어보면 대답이 쉽게 안나.. 나오시나요?


: 이게 감독은 얘기할 수 있는데, 작품으로는 말하기 힘들다.


: 감득은 누구 좋아하세요?


: 아, 감독도 조금...


: 어렵죠, 어렵다니깐요. 이게.


 : 좋아한다기 보다는 별 거 아닌데 대입되는 순간이 있어요. 아 이거 어디서 봤는데 이러면서 그 감독이 생각나가지고, 내가 그 감독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좋아한다기 보다는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많은 인상을 받았다.' 오즈 야스지로라는 감독을 좋아해서. 어느 순간부터 그 감독이 일상을 자주 찍어서 그러는지 몰라도 그 장면 같다. 그 영화의 그 장면 같다. 라는 생각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 그렇죠. 엄청나게 대단한 감독이니깐. 음악도 그런 게 있죠.

 

 


6. 이 장르는 정말 듣기 힘들다는 것이 있다면?



: 장르는 사실 음악은 딱히 가리는 건 없는데. 저는 조잡하게 만든거. 조잡하다고 나가면 안되고 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느꼈을 때? 그니깐 너무 그냥 억지로 만들었다? 그게 정말 공식있잖아요. A-A-B-A에 맞춰가지고.


: 구식의?


: 아니아니 옛날게 아니고. 그냥 예를 들면 그런 거 있잖아요. K-pop같은 경우 k-pop어떤 트랙들은 이런 장르의 이런 뽕삘에 이런 걸 넣어서.


노 : 여자친구는 이런 음악을 할 것이다 이런 느낌?


: 약간 아티스트를 추정하는 건 아닌데 좀 어려워요. 근데 조잡하게 만드는 점이 싫어요. 그러니까 뭐 그런 거는 만들어내기 쉽거든요. 모든 노래가 만들기 어렵겠지만. 그런 건 좀 티가 나면 안좋아 하는 것 같아요.


: 티가 나는 거?


: 조잡한 것도 호러 같은 거 돈을 많이 안 쓰지만 그걸 일부러 희화화해서 재밌게 만드는 경우도 있잖아요. 근데 그냥 내가 너무 잘만들었다고 생각해서 내놨는데 딱 보니깐 이거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완전 A급인척 하는 B급인 거 있잖아요. 맘에 안들더라고요.


 

 

7. 다시 태어난다면 이 가수와 같은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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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게티이미지) 



: 와.. 굉장히 어렵네요.


: 그렇죠. 다 파란만장해서.


:  저는 그래도 이상형으로는 프린스, 데이비드 보위처럼 살고 싶습니다.


   


8. 평론이라는 것이 그렇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선과 내부에서 보는 시선이 많이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피부로 느끼신 적이 있으신가요?



: 굉장히 많죠. 이번에 레드벨벳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 아, 짐살라빔.


: 댓글로 어떤 분이 "이 글은 분명 40대의 어떤 아저씨가 썼을 거야"라고 남겼어요. 글쎄요. 괴리감은 항상 느껴요. 평론은 평론의 세계인 거고 대중은 대중의 세계가 아닌가. 근데 영화같은 경우에는 사실 전 좀 한국에서 한국 관객이 제 생각에는 영화시장이 많이 커졌다고 생각하거든요. 양적인 팽창이고 질적인 팽창으로 연결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근데 음악같은 경우는 사실 평론시장이 양적으로 팽창 했나, 질적으로 팽창했나 생각이 안들어요. 저는 어떻게 말을 하든 음악 듣는 사람들이 처음 봤을 때 이게 무슨 헛소리야 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그거를 줄여 나가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거고 더 나가서 친숙한 음악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고 소개도 해주고.


: 시 평론을 할 때, 시가 이제 현대시가 초현실적이면서 약간 이성적인 그런 시들을 비평하면 솔직히 비평할 수 없는건데 어떻게 보면. 그런 걸 하다보면 저도 많이 느끼죠.


: 그렇죠, 그렇죠 많이 어렵죠 사실. 균형을 맞춘다는게.



 

9. 음악평론의 효용성,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



: 과거에는 지식 전달자로서의 평론이 효용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건 끝났다..라기 보단 점점 어려워질거다. 왜냐면 굳이 AI가 있는데 사람한테 물어볼 이유가 없죠. 근데 평론하는 것에 대한 효용은 어떻게 집어내고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냐의 부분인 것 같아요. 사실 기계가 음악 추천을 한다고 한들 예를들어서 개인적 감정을 불러 일으키기는 어려우니깐. 뭐 나중이 되면 그것도 되겠죠. 그럼 전 실업자되는 거고.

 


 

10. 글과 음악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평론은 음악을 글로 설명하는 일인데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특히 불친절한 비유에 관해서 본인의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 비유라는 게 어떤 비유죠? 예를 들면 음악을 들었는데 나비가 날아와서 앉는 것 같다 약간 이런 비유?


: ~처럼 같은 비유인데, 그러니까 (대명사) ~처럼 이런거죠.


: 뭐 예를들면 네온사인처럼.


: 예, 그런느낌이요.


: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비유를 잘 안쓰긴 하는데요. 일단, 질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음악을 글로 표현한다는 게 사실 어렵죠. 미술이나 영상은 볼 수 있지만, 음악은 사운드를 표현하는 부분이니깐. 근데 비유가 너무 현학적이면 거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까도 대중들 얘기도 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허세같거든요.


예를 들어서 하늘에서 내려온 어쩌고 저쩌고. 내가 듣기엔 전혀 아닌데.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간결하고 사운드에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은데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또 허세라고. 그니깐 깊게 들어가려면 기술적인 게 필요한데 그걸 대중이 많이 보는 평론지에서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죠. 그래서 일부러 이제 비유도 쓰고 축약을 하는데 제 생각엔 들리는 데로 그 사운드를 최대한 전달을 하려고 하는 편이죠.


 

 

11. 케이팝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겠죠. 질적이나 양적으로 과거에 비해 비옥해졌지만, 음악적인 부분은 지니치게 관습적이에요. 마치 선생님께서 짐살라빔이 난해함이 아니라 나태함이라고 말하시듯 말이죠. 저는 대중음악적 시선에서 이를 나누어 평론(팬덤/음악성)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평론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둘 다 해야하지 않을까요. 둘 다 해야하는데 최근들어서 느끼는 생각은 k-pop은 이제 하나의 산업이죠. 예를 들면 이런거죠. 최근에 기계비평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기계도 비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k-pop도 마찬가지고. 제가 영화도 상업 영화 비평 안하는 건 아니잖아요. 다 하죠. 그니깐 관점이 달라야 된다는 거예요. 상업적 결과물로 봤을 때 이제 어느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그런 음악인건지 그냥 정말 상업적인 그런 매카니즘 틀에 찍어낸 기계 공산품인건지 제가 그런 정도의 차이를 구분해 줄 수 있겠죠. 


예를 들면 같은 소세지나 햄이라도 스팸이랑 스페인에서 만든 하몽이라던지 다르잖아요. 어쨌든 둘 다 대중에게 전달되는 공산품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인데. 근데 사실 제가 이렇게 얘길해도 k-pop은 기본적으로 팬덤산업이기 때문에 완성도가 계속 연반을 직고할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전문가들은 미리 그런 점을 규제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k-pop 대단하고 글로벌적 히트하죠. 하지만 그런 점이 상업적인 면에서 접근을 하는게 좋지 않나 싶어요.


: 그래서 최근에 방탄소년단(이하 BTS) 앨범, 《페르소나》 도 두 갈래로 갈라지더라고요. 외국 평론을 보면. 한쪽은 팬덤 ‘아미(ARMY)’에 대해서 이 앨범을 좋게 평가를 하고 한쪽은 피치포크 이런 보수적인 데는 그런 건 아예 떼어놓고 보더라고요. 그래서 재밌었어요.


김  : 네, 흥미롭죠.


 

 

12. 음악이란 예술장르가 다른 예술과 큰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요?



: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다는 것. 듣는 예술 장르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이 비교적 덜하고 그리고 몰입의 순간도 있지만 대부분 몰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들을 수 있죠. 영화관 같은 데서는 검은 공간에서 단체로 영화를 본다는 그 행위 자체가 의미가 있는건데 음악은 콘서트장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좀 다르긴 하죠. 그래서 저는 음악이 오히려 그런 점에서 타 예술장르의 비해서 장점이라면 훨씬 반복적이고 일상에서 쉽게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한없이 파고 들어가면 이야기 거리가 나오고. 그러한 점이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13. '음악을 ‘함께’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주제의 글을 보았습니다. 함께한 순간들이 있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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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킬러스, ⓒDeezer)



: 저는 흔치는 않은데 그런 적이 있죠. 예를 들면 킬러스(The Killers)라는 팀이 있어요. 밴드인데. 그 밴드음악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 킬러스에 대해서 너무 많이 얘기를 했죠. 정말 비슷한 느낌의 공감을 많이 받았어요. 그 당시에 2000년대 유행했던 락 밴드들을 좋아하는 친구였어요 그래서 그 친구와는 지금도 연락을 꾸준히 하고 있고. 그리고 콘서트도 한번 갔었죠 퀸 콘서트였는데. 그 때는 너무 행복하죠. 제가 이사람과 음악으로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그럴 때도 있고 일반적은 경우를 생각하면 저는 야구장에 가요.


: 근데 감정이라는 게 비슷한 감정이 웃긴 것이 너무 비슷하지만 가끔씩 별 차이도 아닌데 미세하게 다른 경우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이질감이 느껴질 것 같은데요?


: 이건 또 예를 들이자면, 아버지께서 음악을 들려주실 때, 마이클 잭슨의 <벤(Ben)> 라는 노래였는데 쥐에 관한 이야기에요. 근데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개라고 잘못 가르쳐 주셔서 ;아 너무 감동적인 노래다‘ 라고 생각했는데 커서 보니까 '쥐'인거에요. 그때 약간 '어 뭐지?' 내 머릿 속에 있는 거대하고 귀여운 한 마리의 개가 쥐라니. 그런거죠.


아니면 야구장. 아까 말씀드려서 말쓰드리면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롯데 자이언츠 좋아하거든요. 요즘에는 성적이 참 그렇습니다만. 요즘에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땐 부산에서 야구장 많이 갔는데 올해는 한 번도 안갔는데 예전에 부산갈매기나 <돌아와요 부산항>을 보면 각자의 사연은 다 다르거든요. 아저씨가 부른는 거랑 제가 부르는 <돌아와요 부산항>는 다 다르거든요.


옛날에는 과거에 기아 타이거즈가 목포의 눈물을 불렀어요. 이제 남행열차로 바뀌었어요. 근데 거기서 세대 차이가 느껴지는 거에요. 예전에 무등구장에 가서 <목포의 눈물> 부르는 거 보면 소름이 돋는데요. 무슨 장송곡 같이. 그게 광주라는 도시의 한을 응축을 하고 있는거에요. 근데 <남행열차>로 바뀌고 나서는 그 색이 좀 옅어졌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 노래가 좋았다 나쁘다 퀄리티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같이 나눈다는 의미가 그런 식으로 되는 게 아닌가. 저 부산갈매기 부르면은 어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불렀는데 이제는 야구장에 가서 그 노래를 부르면 왠지 모르게 울컥하는 게 있어요.



 

14. 카카오 브런치의 '영화관외도'에 쓰신 글을 몇 편 보았습니다. 영화와 음악을 평론하는 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영화는 저는 음악이 주라고 항상 생각하거든요.


: 평론을 하는 데 있어서?


: 네, 항상 저는 음악이 주고. 영화는 굳이 외도라고 붙인 게 외도자라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자라야되는데 영화를 보고 감히 쓰는 것인거죠. 근데 저는 영화를 평론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그냥 부족하기 때문에 느낀점 위주로 쓰려고 하고. 그냥 이런이런 점이 재밌네. 음악을 접근할 때보다는 굉장히 편하게 쓰려고 하는데 쓰다보니까 욕심이 생겨서 쓰고 있죠. 하지만 외도라고 생각합니다.



 

15. 기생충에 관한 논란에 쓰신 글을 보았습니다. 평론이 전과는 다른 느낌이 되었다고 생각하신 것 같은데, 어떤 점이 달라졌고 어떻게 달라질까요?



: 평론이 글쎄요. 이건 영화에 대해서 쓴 글이긴 한데. 근데 사실 전반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다 적용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완전 전문화된 미술품은 다를 수 있는데. 과거에는 평론이 좀 도전하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니깐 기존 질서에 계속해서 의미를 부여하고 단서를 부여하고 형식에 대해서 끊임없이 탐구를 한다거나.


: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고?


: 네, 그럴 수도 있죠. 아닐 수도 있고. 하지만 최근에는 물론 평론가님들 다 노력하시죠. 하지만 주요 공급 패턴이 한줄평, 라이브톡 그니깐 해설의 느낌으로 입장이 바뀌어가는 큐레이터죠 어떻게 보면.


: 박물관화 되가는 느낌.


: 그게 나쁜 건 아닌데, 어쩔 수 없죠 평론가도 먹고 살아야죠. 근데 그러면서 앞뒤가 안맞는 말을 다면 그걸 보는 저희 입장에서 안타깝죠. 뭐 예를 들면 이동진씨 같은 경우 『캐롤』이나 『1987』, 『변호인』이였나요?


박 : 아마 변호인인 것 같아요.


: 그 영화에 대해서도 한번 논란이 있었던 적이 있었죠. 그런 경우도 있었고 최강희 평론가도 이번에 칸느에서 『기생충』관련해서 독한 말을 해서 스타가 되었는데 그 분도 구설수가 굉장이 많죠. 이게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데 대중에게 팔리는 것을 하면서 본인이 대단한 사람이야 라고 생각을 하면 안돼죠. 즉, 해설을 하고 있는데 지금 평론가들은 그렇다고 제가 정말 고독한 독고다이 평론가의 길을 가라. 그런건 아니에요. 하지만 균형을 잘 잡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한번 써본거에요.

 

: 제가 질문을 하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허세라는 키워드라는 것에 대해서 반감을 많이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근데 사람이 허세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허세라는 게..


: 상반된 허세를 말하시는 건가요?


: 그니깐 쟁취하는 허세가 아니고. 그거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구요. 그거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허세죠. 그런 허세를 기반으로 문화 산업이 종속되는거죠.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B급을 A급이라고 해놓고 그것을 모두가 A급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는 거잖아요.


누군가는 이게 B급이라고 얘기를 헤야하는거죠.


: 잘못되었다?


: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거죠. B급인데 A급이라고 얘길하면서 이건 A급이다. 모두가 A급이라고 생각해라. 하고 모두가 A급이라고 생각하면 그 영화에 대한 해석은 끝나는 거죠. 영화든 음악이든. 그래서 계속해서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려고 노력을 해야되고. 저는 근데 그렇지 않은 게 허세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  제가 들었을 때, 세잔의 눈으로 평론을 해라. 이런 뜻같아요. 세잔이 하나의 사과를 가지고 여러 각도에서 그림을 그려서 입체파의 선구자가 되었잖아요.


: 그런 느낌이에요.



 

16. 앨범을 감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평가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전체적인 완성도를 따지죠. 아니면 완성도가 떨어지면 의미가 있는 앨범이 있을 수도 있죠. 일부러 조잡하게 만드는. 대상도 고려해야하고 독창성도 고려해야하고, 저는 독창성이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17.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최근에 들은 앨범 중 가장 인상 깊은 앨범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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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거) 



: 연주자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텐거(TENGGER)라는 팀이 있어요. 한국 여성분(있다)이랑 일본인 남성분(마르키도)이 결혼을 하셔가지고 앤비언트(Ambient music)그룹이에요. 대중음악은 아니죠. 근데 들어보면 어떤 걸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굉장히 잘 드러났구요. 이분들은 실제로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서 자연 속에서 사시고 있는. 그래서 집이 없어요. 노마드죠. 라이브 하시는 걸 보면 아이들도 와서 뛰어놀고, 장난감 소리를 들려주고, 영적인 개념이라서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18. 음악시장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습니다. 알다시피 LP, CD, mp3, 스트리밍 이런식이죠. 지금은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유튜브라는 시각미디어가 음악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 앞으로의 음악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전망하시나요?



: 이것도 어려운 질문인데요. 최근에 계속 드는 생각인데, 저는 음원시장에 있어서 대중이 해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과거에는 차트에 1위 히트 곡이 있으면 모두가 그 노래를 알았어요. 예를 들면 원더걸스의 <텔미> 모두 다 알잖아요.


그런데 최근에는 차트에 1위 곡이 올라와도 다 아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처럼 음악쪽에 종사하는 사람이야 항상 차트를 확인하고 체크확인 하니까 벤의 <헤어져서 고마워>가 1등인 거 알아요. 근데 사람들한테 너 지금 멜론차트 1위가 뭔 줄 알아? 하면 사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죠. 아무튼 그래서 대중이 해체되고 소규모 공동체가 많이 생기는데 그 공동체가 영향력을 발휘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배드가이(Bad Guy)>의 빌리 아일리쉬(Bille Eilish) 노래도 팝 노래인데 대중한테 많이 우리나라 대중에게 막 알려져있는 노래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지금 굳건한 공동체가 있기 때문에 차트에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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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 ⓒSBS funE)


또 BTS같은 경우가 소규모 공동체로 출발해서 거대한 집단이 된 거죠. 그리고 발라드를 소비하는 집단이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불특정 공동체죠. 그걸 대중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과거와 같은 대중은 아니에요. 그 발라드 듣는 사람들이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빌리 아일리쉬의 <배드가이> 공동체와 겹친다고 생각 하지 않아요. 외국에서도 두드러지는게 뭐 지금 1등하는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Old Town Road>라는 곡도 '틱톡'이라는 앱 때문에 뜨는 노래를 만들고 홍보를 하기위해서 틱톡에 올렸어요. 그래서 지금 유행이 되었고, 14주 연속 1등을 하고 있어요.


기술이 발전하고 대중음악은 항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바뀌어왔거든요. 마이크가 발명되고 나서 과거의 성악가들이 일자리를 잃었어요. 그거는 사실 항상 반복되어 왔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중이 해체되고 소규모 공동체가 많이 생겨나고 그 공동체가 유의미한 어떤 것을 만들고 있다. 영향력을 많이 행사할 것이다. 다행이죠. 저는 긍정적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영화도 그렇잖아요. 과거에는 블록버스터 영화만 1등했지만 지금은 다양성 영화가 1동하고 몇백만 관객이 들어오고. 그런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계속 주는 거니까.


그래서 과거에는 그런 예를 들어서 나의 히트곡을 써야하고, 히트곡의 공식은 이거야 해서, 이런 식으로 만든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그렇다는 거죠.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할거야. 내 공동체 내 집단이 커지면 그게 차트에 영향을 주는 거니깐 그런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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