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아름답다는 말에 질문을 던지다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2 [공연]

글 입력 2019.07.1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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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컨셉사진 c황가림15.jpg
 


아름답다는 단어에 대하여


아름답다. 흔히 칭찬으로 여겨지는 표현이다. 그러나 예쁘고 아름다운 것의 정의를 물었을 때, 단박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과연 개인의 판단일까, 사회의 판단일까? 예쁘다는 칭찬은 사실 안부 인사처럼 편하고 흔한 말이 아니라, 지극히도 주관적인 개념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아 그를 잣대로 A 혹은 A가 아닌 사람으로 나누어 버리는 평가의 말이 아닐까?


공교롭게도 얼마 전 회화 수업 시간에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아름답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여러 의견이 오갔다. 누군가는 '보았을 때 기분이 좋은 것'이라고 답하였고, 누군가는 '자신이 신경 쓰지 않는 분야'라고, 누군가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회적 압력'이라고 말하였다.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동의했던 부분은 바로 한국에는 상당히 정형화된 미의 기준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큰 눈, 오뚝한 코, 하얀 피부처럼 백인에 가까운 신체적 조건일수록 미에 부합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현상에 대해 입을 모아 이상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상함을 느끼는 것이 그를 거부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상하다는 것을 모르거나 아는 체로, 실체하지 않는 사회의 힘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우리의 모습을 잘 비추는 거울 같은 연극 한 편이 곧 막을 올린다.




하이드 비하인드 사건:

도시에서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 여성들이 소리 없이 실종된다



포스터.jpg
 
도시의 여성들이 실종하는 사건은 증거하는데 납치범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실종사건을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전설의 괴물, 하이드 비하인드 사건이라고 명한다.

밝혀진 사실은 실종된 여성들이 트렌드에 뒤처지고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는 여성이었다는 것. 한 단체는 하이드 비하인드에 맞서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다며 뷰티 운동을 전파하고 곧 광적인 뷰티 운동이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아름다움의 신화에 관한 블랙코미디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스토리의 뼈대를 이루는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은 낯선 듯 매우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다. 과연, 누군가를 아름답거나 그렇지 않은 존재로 분류하고, 그에 따라 범죄의 표적으로 삼기도 하는 것이 가상의 도시에서만 일어나는 일인가? 요즈음의 뉴스를 조금만 살펴보더라도 이번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2>를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을 것이다.

 

'몸'과 '여자'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단체 <사막별의 오로라>는 이번 공연을 통해 미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현실의 민낯을 보여주고자 한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가상의 세계 속 실체가 없는 납치범 '하이드비하인드'처럼 사회적 구조가 서로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검열하고 감시하게 만든다.


<사막별의 오로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이런 현상을 은유하고 유머러스하게 풍자해 보고자 한다. 비록, 연극을 아직 관람하지 않았지만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라는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를 토대로 이들이 어떻게 웃기지만 눈물 나고, 재밌지만 아픈 이야기를 끌고 나갈지 기대된다.




+)

떠오르는 담론, 페미니즘



근 몇 년 간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사회 전반에서 활발하게 일어난 덕인지 예술계에서도 페미니즘과 관련한 작품들이 점차 많이 눈에 띄고 있다.


2016년 출간되어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라고 보아도 될 조남주 작가님의 <82년생 김지영>부터 과거에 여성이라는 성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던 신여성들과 그들의 작품을 다룬 전시, 그리고 이번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2>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작품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페미니즘이 떠오르는 담론임은 자명해 보인다.


이슈가 될 때마다 여전히 상당한 의견 대립과 충돌을 일으키는 주제이지만 이러한 작품들이 더욱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내고 마침내 서로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게 하는 촉발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작품들이 매우 반갑다.



*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 Makeup to Wakeup 2 -


일자 : 2019.07.26 ~ 2019.08.11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사막별의 오로라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80분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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