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렝게티로 떠나는 음악 여행 - 아프리카 오버랜드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매력에 대하여
글 입력 2019.05.2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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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아프리카?!


여름이 성큼 다가온 듯한 5월의 어느 날, 뮤지션 '하림'과 감성 싱어송라이터 '양양', 실력파 베이시스트 '이동준', 좋아서 하는 밴드 '조준호', 국내 대표 비브라포니스트 '마더바이브'까지. 이 다섯 뮤지션이 아프리카 오버랜드 투어의 가이드를 맡아 관객을 이끌었다.

하지만 낯선 이와 함께하는 여행의 시작은 늘 어색하기 마련이다.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다섯 명의 뮤지션들의 소개와 근황으로 서먹한 분위기를 깨기 시작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앞두고 머리를 잘랐고, 부부 공동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고, 콘서트 문화창고라는 프로그램의 MC를 맡아서 진행하고, 육아와 가사일에 매진해 있는 등 각자의 삶의 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다.

이번에 새로 영입되어 마림바를 맡은 마더바이브를 제외하고, 네 명의 뮤지션은 아프리카 오버랜드라는 공연으로 합을 맞춘 지 9년이 되어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대본이 있는 건지 애드리브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능숙하게 안내했고, 자연스럽게 농담을 주고받는 여유까지 보였다. '아프리카'라는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로 오랜 시간 합을 맞춘 그들만의 감성에 조금씩 익숙해지며 공연에 몰입했다.


"우리는 출발합니다.
우리가 올라탄 차는 공항을 빠져나가,
도시를 들려서, 필요한 간식거리를 사고 곧장 달려갑니다.
멀리 산들이 펼쳐져 있죠.
하늘엔 별도 많고요.
트럭은 끝없이 달려갑니다."


그렇게 다섯명의 뮤지션과 관객들은 아프리카로 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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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보이는 공연



기린이 우리를 구경을 하는 건지
우리가 기린을 구경을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가네

- 기린 아저씨 中


한 번 듣고 나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아주 강렬한 노래다. 후크송의 장인(?) 하림이 야심차게 만든 이 노래는 '구분이 안 가네' 부분이 핵심이다. 분명 공연장에서 들을 때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공연을 보고 집에 와서, 자려고 누웠을 때, 다음날 샤워할 때까지. 끝없이 입에 맴돌던 아주 귀여운 노래였다. 흥얼거리다 보면 마치 기린이 이렇게 나를 보고 있을 것 같았다.


기린아저씨.jpeg
 

기린 아저씨 노래 만큼 진한 여운이 남는 곡은 바오밥나무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바오밥나무는 아주 조그마할 때 없애지 못하면 마을을 옮겨야 할 정도로 크게 자라난다고 한다.

그런데 하림은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열리듯이 바오밥나무에서 밥이 열리면, 아프리카에 배고픈 아이들이 하나도 없겠다면서 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경쾌한 멜로디에 발랄한 가사가 조화를 이루며 흘러나오는데도 괜시리 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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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와 통하는 매개, 음악


공연의 제목이기도 한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실제로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 투어 여행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들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받은 영감을 아프리카로 돌려주기 위해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밴드를 꾸려 10년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서 놀라운 것은 이들이 한국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이야기로 공연을 하고, 아프리카로 되돌려 줄 때는 기타를 선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특별한 기부를 하면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당장의 배고픔에 이 기타를 팔아버릴 수도 있는 거고, 희망적인 마음만 가지고 하기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에 다시 찾은 아프리카에서 기타를 선물 받았던 아이들 중 한 명을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했다. 그 아이는 기타를 받고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하여 지금은 가수가 되고, 음악 선생님이 되어 다른 아이들에게 음악을 알려주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끝을 낼 수 없는 프로젝트로 방점을 찍게 되었다고 했다. 나도 이 공연을 보고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어서 후원하고, 기타 모양의 뱃지를 받았다. '기타포아프리카'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또 아프리카의 재능 있는 아이들이 기타를 선물 받고 기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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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의 매력에 대하여


공연 말미에 하림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가 살면서 아프리카라는 곳에 꼭 가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어요. 하지만 먼저 다녀온 사람으로서, 저는 지구 반대편에는 이렇게나 매력적인 곳, 아프리카라는 대륙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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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송에서 언급했던 대로,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음악으로 하는 뮤지션이다. 여행 후에 가장 친한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며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하나하나 풀어내듯이, 아프리카에서 보고 들은 것들 중에 가장 얘기하고 싶었던 액기스만을 압축해 음악으로 표현했다.

아프리카의 매력을 담은 소리는 다양한 약기에서 비롯되었다. 한 시간이 조금 넘는 공연 동안, 20여 가지가 넘는 악기가 사용되었는데, 다채로운 소리로 귀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밤하늘의 은하수, 다양한 부족들과 동물들, 끝없이 펼쳐진 초원, 우리의 최종 목적지 세렝게티의 풍경까지.

다섯 뮤지션과 함께한 시간 동안 나는 한 번도 가지 못한 아프리카를 상상해 보았고, 상상할수록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불편한 것들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여행은 매력적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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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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