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고 싶지만 먼 아프리카를 느끼고 싶다면 "아프리카 오버랜드"

사운드로 경험하는 아프리카
글 입력 2019.05.18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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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적없고, 앞으로도 가볼 수있을 지 미지수인 아프리카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싶어서 다녀왔던 아프리카 오버랜드. 단순히 아프리카의 감성을 느끼는 것으로도 만족했겠지만, 이들의 공연엔 아프리카와, 아프리카를 경험한 이들의 이야기가 있어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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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가이드하다



처음 공연의 시놉시스를 들었을 땐, 대략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 예상을 했었으나 예상했던 방식으로 공연이 진행되었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아프리카 오버랜드 공연의 연출방식 자체가 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가이드하는 컨셉이었기 때문이다.


하림이 아프리카 투어의 가이드처럼 공연의 상황을 설명하고, 한 곡을 연주하면 다시 공연을 가이드했다. 나로서는 하림이 이끄는 아프리카 여행에 여유롭게 몰입하다가, 그들이 만들어내는 곡에 집중하면서 오로지 사운드로만 느끼는 아프리카를 상상해보는 것, 그 강약이 참 좋았다.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친절한’ 공연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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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소리들



아프리카 오버랜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들이 사용했던 악기들도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내서 귀가 즐거웠다. 평소에는 쉽게 들을 수 없었던 소리들, 특히 특유의 몽글몽글한 마림바 소리는 언제 들어도 환상적이었고, 젬베로 예상되는 북소리 역시 좋아서,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떠날 수있게 해주었다. 악기 소리 이외에 아티스트들의 음색도 다양해서 그들끼리 섞이고 받춰주는 조화가 참 좋았다.


평소에 하림은 알고 있었지만, 조준호와 양양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아티스트들이었는데, 허스키하면서도 특유의 쇳소리가 돋보이는 하림의 음색과는 대비되는, 청량하고 시원한 조준호의 소리가 썩 어울렸다. 또, 그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매력적인 양양의 음색은 허스키한 소리 넘어 어딘가 모르게 나른하고, 또 치명적인 느낌이 섞여서 아프리카의 밤을 노래할 때 가장 돋보였다. 아프리카 동물로 따지자면 가젤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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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즐길 수있는 공연 그 너머



이들의 공연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에 비해서, 이들이 공연의 플롯을 구성할 때는 고려를 많이 하지 않았을까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찌 보면 간단할 수도 있는 여행이란 설정을 관객이 몰입할 수 있고 재미를 느끼게 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공연의 고조를 잘 끌어내고, 곡의 선정과 순서 역시 짜임새있게 기획된 느낌을 받았다.


초반에는 가볍게 아프리카를 맛보는 느낌으로 기린의 모양새를 말하는 노래를 하기도 하고 아프리카에서 먹는 음식에 대해 노래 했다면, 아프리카 투어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는 여행의 끝에 대해 아쉽기도 하고, 지치고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기도 하는 그 복합적인 감정에 빠지도록 만들었다.


특히 그 부분에서 양양과 조준호, 하림이 각각 단독으로 불렀던 노래가 특히 좋았던 건, 감정이 실린 목소리와 음악이 나를 아프리카에서 일상으로 잠시 돌아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면 순간순간들 속에서도 참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데, 노래를 들으며 일상 속 숱한 고민, 그리고 답이 보이지 않았던 미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웃음 짓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순간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드는 문화 콘텐츠를 좋아한다. 심지어 그것이 내가 경험하지 않았던 것일지라도. 그런 것들은 잊고 있던 나를 문득 꺼내주고, 바라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은 악기와 그들의 목소리가 전부였지만 그 역할을 하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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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이들이 자아내는 에너지



공연하는 사람들이 참 즐거워 보였고, 즐거운 에너지를 가지고 공연을 해주어서 보는 사람마저 그 즐거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프리카 오버랜드 멤버들이 서로 굉장히 친해 보였는데, 하림이 던지는 우스갯소리를 서로 제지하는 듯한 콩트는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더 편안하게 만들었고, 그들이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느껴져서, 나 역시 그들의 분위기 속에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실제로 내년이 되면 아프리카 오버랜드 멤버들이 10년 차가 된다고 하니 연출된 자연스러움이 아니라서 더욱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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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감각의 경험, <아프리카 오버랜드>



이번 공연은 여러모로 새로운 감각을 느꼈던 공연이었다. 그들이 하는 노래도, 노래에 담긴 이야기도, 그들이 공연을 이끄는 방식까지도 나에겐 전에 없던 것들이라 새롭고 신선했다. 그래서 이들의 아프리카는, 신선하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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