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안 봐도 사는데 지장없는 전시가 보고 싶어졌다. [전시]

글 입력 2019.04.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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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展에서는 현대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100여점의 작품을 통해, 몰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 예술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생활에서 숨 쉬는 예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게임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예술성이 목적인 창조 작업을 하는 사람과 실용성이 목적인 창조 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예술가’라 칭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부정할 사람은 (내 생각이지만)거의 없을 거다. 후자의 사람들을 ‘예술가’로 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엔 (내 생각이지만)저마다의 의견이 분분할거다.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업무 특성 상 두 범주에 속한 사람들을 모두 만나고 있는데 그들 모두를 예술가라 칭하는 것이 맞다는 게 현재의 생각이다. 창의력을 발휘해 이전에 없던 것을 새로 창조해낸다는 같은 기조를 갖고 있는데 특정한 것만 예술의 영역에 두고 보는 것도 의문이고 그것들을 나누는 기준에도 의문가득한 상태다.


이런 의문들을 꼬리 물기식으로 파고 들어가면 결국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까지 도달하게 된다. <안 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는 순수미술 이외에도 모션 그래픽, 모바일 게임, 폰트, 도서, 포스터 등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들을 예술이라는 명목 하에 전시하고 있다.


당당히 그것들을 예술이라 말하는 본 전시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찜찜함을 없애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본 전시에서는 일본의 선두적인 웹 디자이너 유고 나카무라의 모션 그래픽 영상, 2019 최고의 모바일 게임상을 수상한 마운틴 스튜디오의 모바일 게임 <Florence 플로렌스>, 그리고 ‘배달의 민족’, 도서출판 ‘열린 책들’, ‘빛나는’ 등 국내 기업들의 다채로운 디자인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마운틴스튜디오_플로렌스, 2018, Mobile game.jpg
 모바일 게임 <Florence 플로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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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숨은 예술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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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아침-낮-저녁-새벽’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현대인의 하루라는 타임라인을 따라서 구성된다. 관람객들은 그 흐름을 따라 작품을 관람하면서 우리의 일상 속에 예술이 어느 정도까지 스며들어 있는지 자연스레 느낄 수 있게 된다.

 

Part1 아침


이정우, 황선태, 이형준

유고 나카무라, 노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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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10분, 곧 열차가 도착한다는 소리에 지하철 플랫폼을 향한 걸음을 재촉합니다. 이미 스크린 도어 앞에는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이번에 오는 열차를 타지 못하면 지각이기에 비좁은 사람들 틈 사이로 열심히 몸을 욱여넣어 봅니다. 여기저기 짜증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밀고 밀리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 새삼 우리나라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출근도 전에 피곤해집니다.



 

Part2


드롤, 문제이, 배달의민족

마운틴스튜디오, 김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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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을 관찰해봅니다. 얼마 전 서점에서 봤던 베스트셀러를 읽고 있는 사람도 보이고, 핸드폰을 보고 있는 사람을 보며 괜히 그 내용이 궁금해집니다.



 

Part3 저녁


이오, 요시유키 오쿠야마

김혜진, 김태연,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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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불이 켜져 있는 건물을 보니 창문 너머의 사람들이 궁금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저녁을 보내거나 혹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업무를 마무리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창문은 때로 틀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게 하며 공간과 공간을 연결해줍니다.



 

Part4 새벽


지호준, 에이미프렌드, 이영은

열린책들, 빛나는, 채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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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여러분은 무슨 꿈을 꾸셨나요?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꿈에서는 언젠가 봤던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잊은 줄 알았던 오랜 과거의 장면을 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깊은 무의식의 세계는 새벽을 지나며 꿈의 시간으로 재구성됩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예술이 살아가는데 굳이 필요할까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런 사람들이 본 전시를 봐주었으면 한다. 해당 전시를 통해 우리가 24시간이라는 하루 속에서 얼마나 많은 예술현상을 마주하고 있었으며 예술이 우리 삶을 얼마나 재미있게 만들어주는지 알아주었으면 한다.


몰라도 먹고 사는데 문제없지 않느냐는 질문엔 YES지만 없어도 먹고 사는데 문제없지 않느냐는 질문엔 NO다.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폰트를 쓰느냐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문장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예술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사소한 영역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런 예술이 없는 세상은 참으로 재미없을 거다.




#설명문 대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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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은 작품 설명문을 기존의 정보나열방식이 아닌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받아들일 정보를 최소화하여 그들의 피로도를 낮춰주고, 딱딱하지 않은 친근한 문장으로 관람객들의 실질적인 이해와 공감을 자아내고자 한다. 또한 사전에 <프리 오픈 시사회>를 열어 관람객들의 실관람평을 받아 이를 각 작품 옆에 댓글 형식으로 전시하였다.


장문의 비평문보단 간단한 한 줄 평에 익숙한 현대인들의 특성을 대놓고 활용하여 그들의 감상을 돕고자 한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그들의 새로운 시도가 줄 새로운 경험이 참으로 궁금하다.



*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

Unnecessary Exhibition In Life

 

기간

2019. 4. 3(수) - 2019. 9. 15(일)(예정)

 

관람일

화요일 - 일요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10:00 – 18:00 (1시간 전 입장마감)

 

장소

서울미술관 본관 M1 1층

 

관람료

성인 11,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어린이(36개월 이상) 5,000원

※티켓구입 당월 한 달간 무제한 입장

 

주최주관

서울미술관

 

 

[김수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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