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름다운 안녕, <드래곤 길들이기 3> [영화]

글 입력 2019.02.22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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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웍스 최고의 걸작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마지막이 얼마 전 세상에 나왔다. 사실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차라리 보지 말자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히컵과 투슬리스를 볼 수 없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9년동안 함께하며 나의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채웠던 <드래곤 길들이기>, 그 마지막을 이야기 해보자.


# 부족한 스토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진부하고 개연성 없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시리즈의 시작에서 보여준 촘촘히 짜인 플롯과 참신함은 없었다. 여타 애니메이션 영화와 다를 바 없는 이야기였다. 히컵과 투슬리스를 곤경에 빠뜨리는 장애물도 진부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 들은 글을 쓰면서 곱씹어 보니 떠오른 것들이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는 어떠한 부족함이나 아쉬움도 느끼지는 못했다. 너무나도 좋아하던 시리즈의 마지막이라는 사실 때문일까, 그저 슬프고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생각만 들었다. 히컵이 "Save him." 이라 말하는 순간의 먹먹함은 아직도 생생하다. 익숙한 OST와 마지막 내레이션이 나올 때,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일어날 수 없었다. 영화 한 편으로만 본다면 아쉽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시리즈를 관통해 본다면 오랜 팬들에 대한 최고의 안녕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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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만났기에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는 히컵과 투슬리스의 성장 드라마다. 둘이 만나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성장하고, 함께하는 법을 배우고 진정한 교감을 나누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를 응원하며 홀로 서고, 내면까지 성장시킨다. 아름답고도 위대한 우정을 나누던 두 소년이 어른이 되고 다시 만나는 장면은,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와 함께 자라온 많은 어른들에게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끓어오르게 해준다. 

문득 뮤지컬<위키드>의 For Good이라는 넘버가 떠오른다. "어제와 다른 나의 인생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널 만났기에." 한번 들어본다면, 이 노래가 떠오른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 드래곤들의 물음

"아직 세상은 너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나 봐." 히컵이 투슬리스에게 온전한 자유를 주며 하는 말이다. 이 대사를 듣는데, 마음이 아팠다. 이기적인 사람들, 우월감에 빠져 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럽다. 비록 버크 섬사람들은 드래곤들과 공존하는 법을 알았지만, 여전히 드래곤을 죽이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존재한다. 

문득 한동안 대한민국을 뒤흔든 인기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결말에 대한 어느 네티즌의 해석이 떠올랐다. 남자 실루엣인데 김주영이 나오는 장면을 보고, 김주영 한 명이 사라진다고 해도 그녀처럼 학생들을 파괴하는 사람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는 해석이었다. 우리가 드래곤과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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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나는 기분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데에는 감동적인 이야기의 힘도 컸겠지만, 드래곤들의 화려하고 시원한 비행 도 큰 몫을 했다. 비록 이번 시리즈가 스토리의 탄탄함은 부족할지라도, 영상미는 시리즈 중 단연 최고다. 투슬리스와 라이트 퓨어리가 함께 하늘을 날아다니는 장면은 황홀감을 안겨준다. 어린 시절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게 했던 플라잉 액션의 쾌감도 여전하다. 아름다운 비행 장면이 약간 과하게 길다고 느껴지긴 하지만, 편집자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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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제대로 드래곤 길들이기에 길들여졌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하늘을 보는데, 저 넓은 하늘 어디선가 투슬리스가 날아다니고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소중한 만큼 슬픈 법이지." 드래곤 길들이기는 소중한 영화였다. 히컵과 투슬리스를 보며 때로는 위로받고 때로는 기뻐하며 그렇게 9년의 드길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히컵이 투슬리스를 보내준 것처럼, 내가 드길을 보내줄 때가 되었다.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겨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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