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타이밍] 허황한 기억과 명확한 기억

글 입력 2019.02.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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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한 느낌만 남긴 채 눈을 떴다. 어떤 꿈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답답하지만, 기어이 떠올릴 필요도 없다. 언제 한번 들어본 '꿈은 반대'라는 말을 떠올리며 밤새워 뒤척이게 한 헛된 생각을 잊으려고 애썼다. 꿈이라는 테두리 속에 아무런 기억이 없다니, 속이 텅 빈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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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장 남은 필름은 다른 때보다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언제 사진을 찍어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하며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그런데 너무 고민한 탓일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햇빛에 노출돼서 그럴까. 고민 끝에 누른 카메라 셔터가 무색하게 새까만 필름 위로 희미하게 비쳐야 할 피사체는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찍은 필름 사진도 테두리만 남고 속은 시커멓게 텅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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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다시 기억해 낼 수 없는 꿈과 제대로 나오지 않은 필름 사진은 어딘가 닮아있다. 그러나 어두운 꿈속에서 혼자 허우적거릴 때와는 다르게 같은 시간을 공유했던 누군가가 있기 때문일까. 새카만 필름 위로는 그때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허황한 기억과 명확한 기억. 어딘가 닮아있는 이 두 가지 경험을 떠올리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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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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