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좋은 사람이 되어가자 - 「증인」 [영화]

광화문 광장에 선 그를 보라.
글 입력 2019.02.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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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마다 나의 도덕성은 시험에 든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고, 결국에는 나를 형성해간다.

무얼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대학생인 내가 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아직도 두려워하는 이유는, 사회가 나를 스스로도 알아보지 못하는 얼굴로 만들어 버릴 것 같아서이다. 지금도 학교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나는 혹여라도 어느새 위험한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되진 않을까 걱정한다. 지금도 이렇게 불안하고 나약한 존재인데, 이런 상태로 사회에 툭, 내던져지면 어떨까?

거기서 내가 하는 행동은 나의 '생존'과 직결되어있다. 지금은 나의 여린 자아가 타인과의 소통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일 뿐이지만, 사회에서는 나의 생존이 달린 문제로 권력과 돈에 끊임없이 위협받을 것이다.




누군가가 받을 피해를 살짝 눈 감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당연히'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한다. 대표적인 인물로 이국종 교수를 들고 싶다. 그는 소수의 고통을 무시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거대한 벽과 싸우는 사람이다. 편안한 길을 버리면 세상은 자신에게 무자비해진다.


세상과 싸우는 일은 힘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이다. 나는 그처럼 투철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험한 길에 몸을 내던질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국종 교수처럼 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래서 영웅들에게 모든 짐을 떠넘길 것인가? 나는 이국종 교수의 강연을 보면서, 내가 그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세상에 맞서는 그들은 그럴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다. 직업적 능력과 권한, 호소할 수 있는 언변, 논리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런 능력들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히 세상에 도전할 '용기'가 없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나선다면,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폐만 끼치는 게 아닐까. 그런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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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절대로 그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스스로가 부끄럽게 여기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라도 목소리를 부여받지 못한 사람들을 져버릴 수는 없다. 분명히,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이국종 교수가 말하는 것도 그것이다. 그렇게 큰일을 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옳은 선택을 하면 된다.


타인을 위한 선택을 할 용기. 작지만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위대한 결단이다. 순호는 지우를 외면하지 않기로 한다. 그녀를 위해 옳은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은 분명해진다. 법정에서 무얼 할 것인가. 순호의 선택은 이제 당연하고도 쉬운 일이다.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다" -지우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자신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되는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에서다. 한 발짝, 용기 내어 발을 내디뎌라. 우리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에 조금씩 힘이 생기면서 이미 새로운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 세상을 나의 아이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이 아닌가?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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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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