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고전이 고전인 이유, <사서> [도서]

글 입력 2019.02.18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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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이치를 담은 네 권의 책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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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자마자 그 위용(?)에 잠시 놀랐다. 고전 네 권을 집대성한 책이니 두꺼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책을 받아보니 조금은 부담스럽기도 했기 때문이다.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이 책을 들춰보기를 망설이게도 했다. 고등학교 때쯤인가 엄마가 어디선가 논어와 맹자를 사오신적이 있다. 명성에 비해 얇은 두께에 가볍게 책을 펴보았지만 한자어로 가득한 종이와 한글로 쓰여있지만 도통 의미를 알 수 없는 문구들을 보고 바로 책을 덮어버렸다. 아마 그 책들은 우리집 책장 어딘가 한 구석에 먼지투성이로 놓여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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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무발전소의 <사서>는 생각했던 것 보다 친절한 고전이었다. 책은 맨 처음 '이 책의 특징 및 활용법'에서 한자를 그림처럼 보고 독음은 음악처럼 맛보라고 전하는데, 가독성이 뛰어나게 한문과 독음이 배치되어 있어 책에서 권유하는 것처럼 눈으로는 한문을 보면서 독음을 한번씩 따라 읊어볼 수 있었다.

한문 해석이 있다는 점이 정말로 감사한 부분이었다. 그동안 고전 동양고전 읽기를 시도할 때 항상 발목을 붙잡은 것은 한문이었기 때문이다. 책은 한문 원몬과 독음뿐만 아니라 핵심어와 해설까지 제공하고 있었다. 핵심어를 통해 구절의 어느 부분을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할지 알 수 있었고 해설로 문구의 의미를 현대어로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해설의 아랫부분, 이탤릭체로 쓰여진 부분은 해설된 문구를 와닿게 만들었다.

'착한 마음, 이웃 배려,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건전한 일상'을 '삶의 기본은 어울려 살아가는 활력 속에 녹아 있다.'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가치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지녀야 할 태도나 자세까지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바로 현대에 고전을 적용한 사례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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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사서>는 그 어떤 고전 해설보다 현재에 가장 적절한 해석과 설명을 덧붙인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양 고전을 제대로 완독해본적은 없는 나에게 <사서>는 아주 친절한 선생님 같이 한구절 한구절 해설을 덧붙였다.

특히 원문의 용어를 현대에 맞게 풀이한 부분 덕에 이해를 하기 좀 더 쉬웠던 것 같다. 위 사진처럼 '부동심'이라는 문구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라는 해석으로만은 잘 이해가지 않았다. 하지만 '장점을 살려라'라는 해설된 구절까지 보니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인 부동심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의 중심을 지키며 장점을 살릴 때 얻을 수 있는 상태라고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사서>는 지금 현대에서는 조금 낯선 용어들인 천자나 성인, 군자들도 최고지도자나 지성인, 인격자들로 바꿔어 해석했다. 용어의 변경은 책 속의 예시를 '과거의 누군가'가 아닌 '현재의 나, 우리'에게 적용해볼 수 있게 만든 것 같다. '인'이나 '예'같은 개념들도 '사람을 사랑하는 열린 마음', '올바른 사람의 도리'로 풀어 설명해 추상적인 개념들을 넘어서 실용적으로 접근해 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

동시대에 초점을 맞춘 자세한 설명으로 <사서>는 조금은 고리타분하게 생각했던 동양고전에 대한 내 편견을 깨준 책이었다. 천년 전의 가르침들이 아직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그 가르침들이 현대에도 새롬게 해석되어 널리 쓰인다는 점에서 역시 고전은 고전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직 고전의 가르침들을 수용하기만한 단계라고 생각해 텍스트에 대한 해석이나 가치판단은 하기 어려웠지만 <사서>는 과거 내가 접했던 다른 고전 책들과는 다르게 책상 근처에 두고 종종 펼쳐보게 될 것 같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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