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진의 온도

글 입력 2019.01.2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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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000개, 연간 100만개의 사진이 세계의 톱뉴스에 올라오는 ap통신사의 주요 사진작품 중 200여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ap사진전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어 다녀왔다. 사진전은 많이 접해보지 못했을 뿐더러, 더구나 보도사진전은 처음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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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온도를 간직한다. 감정이 남아 흐르는 사진엔 온도가 있다. 온도가 남아 있는 사진은 우리의 내면으로 들어와 다른 진실이 된다. 다른 진실이 되려 한다. 시간이 흘러도 사진 속의 온도는 꺼지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은 자신에게 남은 온도로 우리의 내부를 끊임없이 복원시키기 때문이다. 당신의 온도로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본다면 그 사진은 하나의 감정이 된다. 당신의 감정이 되어 당신에게 돌아갈 온도가 된다.

 

전시되어있는 사진들은 보기만해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속 상황이 평화롭지만은 않았다. 사진의 순간은 비극에 가까운 사진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불꽃놀이를 바라보듯 산불을 바라보고 있는 어린 아이들, 온통 보라로 뒤덮인 환상같은 세상에 누워있지만 실제는 보라색 염료를 만들기 위해 일하다 지쳐있는 여인들 등, 사진의 아름다움과 상황의 급박함과 슬픔이 대비되면서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길뿐만 아니라 깊은 울림을 주었다.


이는 전시장에 적혀있던 글처럼 사진마다 온도를 간직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진이 가지고 있는 온도가 끊임없이 내게 스며들어와 내 마음을 따뜻하게도, 차갑게도 만들었다.


*


전시의 또 다른 즐거움은 글에 있었다. 전시를 관람하면서 사진과 더불어 계속하여 감탄한 것은 바로 전시에 적힌 글귀들이었다. 전시의 테마가 바뀔 때마다 적혀있던 글들은 사진못지 않게 감동을 주었다. 사실은 이 글들이 전시의 메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이 너무도 좋아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다.

 

글을 통하여 사진이 빛의 기억력임을, 빛이 남겨놓은 감정임을, 사진마다 간직한 온도가 다름을, 또한 풍경의 속도를 잡아당김을 깨달았다. 사진을 보며 느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기분을 글을 통하여 무엇인지 깨달았다. 언어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사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럼에도 아쉬웠던 동선과 해설


사진이 품은 온도와 내용,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까지 너무나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했다. 눈높이에 맞춰 전시된 사진들은 사진을 감상하기에 너무도 좋았지만, 너무 낮은 곳에 위치하거나 또는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한 작품들은 관람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낮은 위치에 전시된 사진들은 바닥에 앉아 봐야했으며, 너무 높은 곳에 전시된 사진들은 고개를 한껏 꺽어도 잘 보이지 않았다.

 

또 하나의 아쉬워던 점은 해설이다. 전시는 사진과 사진의 이름만 걸려있으며 사진의 내용에 대한 설명은 적혀있지 않았다. 제목과 사진을 보고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있는 사진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진들도 많았다.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듣는 설명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영어로 적힌 제목들을 보며 사진의 내용을 유추해가며 관람을 이어갔다. 단순 사진전이 아닌 보도사진전이었기에 사진 속의 상황들과 사진이 품고 있는 내용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느껴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시가 끝나기 전 다시 한 번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전시였다는 것이다. 사진은 온도를 간직하고 있으며, 당신의 온도로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본다면 그 사진은 하나의 감정이 된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하여 사진이 가진 온도와 빛을 느끼며 사진이 당신의 감정이 되어 당신에게 돌아갈 온도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김태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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