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진이 담은 오감, 전시 <AP 사진展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글 입력 2019.01.20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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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사진이 담은 오감
AP 사진展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사진이 담은 오감(五感)"


이번 아트인사이트 문화초대는
<AP 사진展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입니다.

사진 속에 간직된 순간,
순간들 속에 담긴 오감을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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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담은 오감

본 전시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 매체가 담고 있는 소리, 온도 등 챕터별로 덧붙여진 전시 설명을 읽고 있으면 앞으로 마주할 사진들의 여러 상황들을 상상하게 된다. 코끼리가 등장한 사진에서 코끼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물속 잠수를 한 세 여인의 모습에서 물속 멍멍한 소리를 체험한다. 물총 싸움을 하는 아이들, 헬기가 나르는 소리, 뜨거운 여름의 열기, 눈 속에 파묻힌 손, 모여 있는 손들, 화재로 인해 불탄 집에서 울고 있는 한 여인, 노래를 부르는 프레디 머큐리, 사진들은 하나같이 오감을 느낄 수 있게, 그 순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어느 한순간에 가까이 다가가 그 속의 온도, 소리, 냄새, 분위기, 그 순간을 상상하게 하는 것은, 사진 속에 담겨 있는 오감 때문이다. 오감을 이용해 우리는 순간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러한 오감은 '빛'이 투사된 '사진'이란 매체로 우리에게 전달된다.

​"사진은 '빛의 기억력'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전시설명에 따라 사진을 통해, 빛과 어둠을 통해,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과 상반된 어두운 상황, 후광처럼 비치는 석양과 다리를 잃은 네 명의 청년들, 진지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는 어른들 사이 주저앉아 하품을 하고 있는 아이와 같이 뚜렷한 패턴들 사이에 일종의 불규칙을 보여준다. 안정적이면서도, 그 안정감을 깨부수는 무언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것처럼 깨부수는 것을 기억함으로 인해 사진 속에 담긴 것은 더욱 도드라진다.

군인의 가방에 매달린 군복 입은 장난감 군인을 보면서 내가 그 장난감 군인이 얼마나 많은 총성을 들었을지 생각하게 되는 것처럼. 오감을 가져와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하고, 그 순간엔 빛과 어둠과 같이 패턴 속에서도 그 패턴을 깨는 것이 존재해 우리가 그 순간에 어느 곳에 초점을 맞출지 알려준다. 단순히 보도 사진이 아닌, 이야기가 있고, 메시지가 있는 사진으로 우리에게 의미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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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감상하는 방법

사진을 감상할 때, 그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을 즐긴다. 어떤 상황이 전후에 있었는지, 왜 이 순간이 남아 나에게까지 전달되었는지, 그런 것이 내게 더욱 중요하다. 본 전시관에는 사진의 제목과 설명이 사진의 옆에 붙어있지 않고, 대부분 그 사진 아래쪽 바닥에 기울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한 번에 그 사진과 그 사진을 설명하는 제목을 볼 수 없다.

여러 장이 한 번에 놓인 곳은 여러 제목들과 사진 위치를 대조해보며 사진의 제목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이 더 사진에 집중하게 해줬다. '제목'이라는 것은 어떠한 메시지를 한 번에 느끼게 하면서도 일종의 편견을 갖게 될 수 있다. 단 한 가지 방향으로 사진의 해석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제목과 사진이 멀리 떨어져 있음으로 인해 관람객의 시선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덧붙이고, 상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러한 부분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온도', '소리'와 '하루'와 같이 감각적인 단어들을 사용하며, 챕터 소개를 하는 짧은 글을 보면 이번 사진전에서 사진들을 다루는 방식이 꽤나 그림책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글이 없는 그림책 앞에 설명을 덧붙이면서 앞으로 등장한 그림들을 이해할 수 있게 말이다.

​"네가 헤엄치는 소리가 좋아
네가 나에게 속삭이는 것이 좋아
네가 숨을 참고 지평선 끝으로 달려가는 소리가 좋아
어둠이 날아올 땐 네 울음소리가 들려
눈물이 눈동자 밖으로 날아갈 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리가 들려
저 수평선처럼
너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나는...
네가 들려준 소리들을 다시 기억해낼 수 있을까."

사진이라는 순간을 담은 예술인만큼, 다시 만날 수 없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챕터를 넘길 때마다 등장한다. 그 챕터들을 읽어나가며 우리가 사진이라는 매체, 카메라가 가진 실용성에서 벗어나 카메라가 가진 예술적인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보도사진을 넘어선 색다른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본 전시의 설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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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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