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어댑터] 한 가족의 이야기, 미래의 미라이

영화 '미래의 미라이'
글 입력 2019.01.19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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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유진아
영화 속 시간 여행 중 가족을 찾기 위해
미아등록소로 간 '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호소다 마모루의 감독의 '미래의 미라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개봉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 아이' 등 개인적으로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기에 기대가 컸었고,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보았다.

예고편과 포스터를 통해서 남자아이 '쿤'과 그의 여동생 '미라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와 '쿤'에게 미래에서 온 여동생 '미라이'를 만나는 이야기라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다.



영화 '미래의 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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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래의 미라이' 중 쿤의 상상
 

어느 날 평범한 가정의 첫째인 4살 쿤(카미시라이시 모카)에게 동생이 생긴다. 엄마(아소 쿠미코), 아빠(호시노 겐)의 관심은 온통 갓 태어난 여동생 미라이에 쏠려 있다.

동생이 태어나 기쁜 것도 잠시, 엄마와 아빠에겐 자신의 재롱보다 동생의 울음이 더 강력한 무기임을 알게 되자 쿤은 동생에게 질투를 느끼기 시작한다. 동생 미라이에게 장난도 치고, 몰래 기차 장난감으로 때리고 엄마한테 크게 혼난 쿤은 서러움을 못 이겨 집안에 마당으로 뛰쳐나간다.

소외감과 질투심이 고조되던 그때, 쿤은 마당에서 자신의 강아지 '요코'의 사람 같은 모습을 보게 되고 그 이후엔 ‘미래에서 온 동생’ 미라이(쿠로키 하루)를 만난다. 그때부터 미래의 미라이와 어린 쿤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시작한다.

엄마의 어린 시절에서 엄마와 뛰어놀고,  증조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미래의 쿤과 마주하며 가족의 역사를 체험함으로써 동생 '미라이'와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판타지라기 보다 잔잔한 가족의 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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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제목은 '미래의 미라이'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미라이'가 아닌 미라이의 오빠인 '쿤'이다.

감독은 이전 영화들이 그렇듯 사람의 내면묘사나 사람 간의 정, 사랑 같은 마음을 따뜻하게, 섬세하게 그려내는 모습에 있어서는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미래의 미라이'를 보고 천재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극적으로 감동적으로 담아내지 않고도 오로지 4살인 '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짐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나도 스크린을 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주특기인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있고 그 시간 여행으로 이야기 요소들이 만들어지지만 '시간 여행'은 그렇게 큰 요소를 차지하지 않는다.

다만 '시간 여행'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지고 여동생 '미라이'와 가까워지는 '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좀 아쉬운 점은 쿤과 미라이가 만나는 시점들이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과 어떻게 시간 여행을 하는지, 그리고 시간여행을 할 때 시간, 장소, 만나는 사람들이 왜 다른지에 대한 명확함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4살 아이의 관점으로


어쩌면 이 영화를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긴장감 있는 스토리와 우여곡절이 있는 이야기는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있다고 한다면 쿤이 처음으로 보조바퀴를 떼고 두발자전거를 타려고 할 때 계속해서 넘어지고 계속 도전하는 일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 이야기는 4살 아이의 관점으로 보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4살 아이에게 있어서 동생이 생긴다는 것은 커다란 일이고, 그 동생에게 관심이 온전히 쏠리는 것은(쿤은 그렇게 느끼므로) 엄청난 상실감의 사건이었을 것이다.

4살 아이에게 커다란 반항(가출)이라는 것은 화장실의 욕조에 숨어있는 정도가 전부이다. 이러한 스토리들이 관객들에게 '지루'하고 천천히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감독은 아마 이러한 작고 작은 순간들이 모여서 일상이 되고, 일상들이 모여서 커다란 '가족'이라는 것이 생기는, 삶의 감동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 또한 가족이라는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 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감독이 한 가정의 모습을, 가족의 역사를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줌으로써 우리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애니메이션에서 본 현실 육아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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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달라지면서 애니메이션 또한 달라졌다.

이 영화 속에서도 엄마가 첫째인 '쿤'을 낳았을 때, 그리고 엄마가 회사를 복직한 이후에도 아빠는 회사를 핑계로 집안일을 도우지 않았다. 둘째 '미라이'가 태어나면서 엄마가 회사를 다니고 아빠가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육아는 아빠의 손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제서야 세탁법과 아이를 아는 법 등 기초적인 육아를 배우기 시작한다.

애니메이션에서 아빠는 프리랜서 일도 하랴, 동생 '미라이'도 돌보랴, '쿤'과 놀아주랴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고 더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겠노라 결심한다. '집안일은 다 여자의 일이고 바깥일은 남자의 몫이다.'라는 고지식한 관점에서 벗어나 여자도 회사일을 하고 남편과 아내의 공동육아를 하며 서로 더 성장해나간다.

이 영화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좋은 영화의 모습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고, 집안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반영하면서 현실에게 따뜻한 충고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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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참 대단한 것 같아.
가르쳐 준 것도 없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못하던 일들을 하게 되잖아."

-쿤의 아빠의 대사 中-


미래의 미라이


감독 : 호소다 마모루

장르 : 애니메이션

연령 : 전체관람가

국내 2019년 1월 16일 개봉

상영시간 : 98분



[유진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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