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이다,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글 입력 2018.12.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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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애독 중인 <출판저널> 잡지를 통해 '책문화생태계'를 많이 접해왔었다. 독서가 우리한테 미치는 영향부터 시작해서, 사서의 고충, 서점과 출판사의 열악한 환경, 독자들을 위한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심오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이 많은 책들이, 직접 독자들의 손에 닿기까지의 과정이 어렵고도 험난한 과정임을 알 수 있었다. 스마트폰이라는 재미있는 콘텐츠의 등장으로써 책이라는 콘텐츠에 흥미를 잃어가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출판이라는 거죠. 생태계로 볼 때는 의미 있는 발상 같아요. 오락거리, 볼거리들이 많은 지금 책도 엄청 많이 쏟아지고 있는데 정말 책을 어떻게 내느냐도 중요하죠." (p39) 이 문장에서처럼, 이젠 책도 필요한 책을 만들어 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단순히 책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과정이 끝나는 게 아닌, 그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 볼 필요성도 있다. 독자들의 손에 익게 만드는 그런 책이, 어쩌면 출판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적인 서점'이란 책방이 있어요. 개인 상담을 두 세 시간 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책을 골라서 책을 보내주는 서점이에요.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뭐냐면 1대1로 필요한 책을 골라주는 곳으로서 서점의 역할. 우리의 서점이 아니라 나의 서점이 필요한 것이죠." (p43)



개인 상담을 하고 그 사람에게 맞는 책을 골라준다니, 이색적으로 다가오면서도 서점이 해야 할 역할이 바로 이런 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현대인들 같은 경우에는 책을 고른다는 게 어렵기도 하다. 학생 같은 경우는 공부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고, 직장인들 같은 경우는 업무에 시달리다 보니 신간도서가 어떤 게 있는지 찾아 볼 기회조차 적다. 그런데 개인 상담을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책을 추천받는다면 시간도 단축되고 딱 필요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좋다.


하지만 단점으로 꼽자면, 책마다 성향이 다 다르고 내용도 다르다 보니 간혹 내가 원치 않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상담사가 얼마나 많은 책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에 따른 추천도서도 달라지지 않을까. 방대하게 쏟아지는 정보들의 시대에 '상담을 통해 책을 골라준다'라는 시스템은 어쩌면 책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들에게 흥미있는 콘텐츠로 유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독자 입장에서 본다면, 출판사들이 이젠 독자인 소비자 입장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출판사들이 양질의 좋은 책을 내고 권하면 사서 읽겠는데 대형서점에 가보면 매대에 엄청나게 많이 깔려 있는 책이 있고 뭔지 모르겠는데 이 책들이 잘 나가는가 보다 생각하고 그 책을 사서 읽으면 독자들이 실망하고요. 일기장이나 다이어리에 쓸 것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니깐 독자들이 실망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차라리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이나 읽고 영화를 보는 마음이 들도록 독자를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출판사들도 한탕주의에서 벗어났으면 해요." (p173)



예전의 내가 그랬다. 대형서점에 가보면, 무조건 잘 팔리는 매대 앞에 가서 '이 책이 잘 나가는 데는 이유가 있겠'거니하며, 무조건 소비에만 충실했다. 그러나 막상 읽어보니, 내용 측면에서 적잖이 실망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일상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 그것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삶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자 하는 힐링 도서가 될 지 모르겠으나 '소장 가치'의 의미는 잃어버린 듯하다.


책이라고 하면, '지식', '깨달음', '치유' 등 진정한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의미가 퇴색되는 책들이 점점 늘고 있는 느낌이다. 그저 하루 읽고 마는 장식품 책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네도서관에 많이 다니시는 분들은 사서를 활용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도서관 불안증이라고 하는데 도서관에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죠. 도서관이 권위적이고 사람들에게 친근하지 않은 것들, 안내 표지판이나 그런 것들이 물어보기가 거부감이 느껴지니까 내가 알고 싶은 게 있어도 물어보지 않고 활용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고요. 또한 도서관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봐도 잘 몰라요. 왜냐면 경력이 많은 고참 사서들은 사무실에서 기획안을 만들고 공모사업계획서 쓰느라 바쁘고 열람실에는 비정규직 사서, 자원봉사자, 공익근무요원 등이 앉아 있는데 이용자들은 그들을 사서라고 생각하고 물어보죠. 그러니까 거기 도서관 사서들은 형편없다, 물어봐도 모른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그러니까 이용자들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게 되고 도서관 이용자들의 도서관 이용 만족도가 낮아지게 되고 악순환이죠." (p207)


  

작년에 사서로 일하는 언니가 이런 말을 언급했던 적이 있었다.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화장실이 어디예요?"라고. 규모가 큰 서울 쪽 도서관에서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었다. 이 문장에서처럼 많은 분들이 책에 대한 질문을 꺼내기가 힘들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 또한 책에 관해 여쭤보고 싶어도, 업무하느라 바쁜 사서들을 보노라면 '그냥 내가 알아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기곤 했다. 이러한 시스템 자체가 이제는 변화해야하지 않을까. 정말 도서관 이용자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책에 대해 잘 답변할 수 있는 전문 사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서점과 출판사, 도서관 그리고 독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부의 노력과 대안이 필수이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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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카모마일북스

기획 및 엮은이 : 출판저널 ·책문화생태계연구소

분야 : 인문

면수 : 320쪽

가격 : 25,000원

출간일 : 2018년 11월 11일






'인상 깊었던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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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가보니까 대형서점들이 많이 생겼더라고요. 문제는 뭐냐면 동네서점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거예요. 대형서점이 한 달 동안 참고서를 안 팔다가 한 달이 지나면 참고서를 팔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학교 앞의 작은 동네서점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잖아요. 지방에서 20년, 30년 하던 지역서점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 출판계가 서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작은 서점과 대형서점이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해요." (p32)

"예전에는 우리가 콘텐츠가 워낙 적으니까 콘텐츠에 접근만 하면 굉장한 저자였어요. 그 사람이 파워를 갖는. 지금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정보를 퍼부어대니까 정보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린단 말이에요. 뭘 어떻게 봐야 할지도 모르고. 그럴 때 출판 행위에 의미가 생긴다고 봐요. 종이로 하든 전자책으로 하든 관계 없이 어떤 콘텐츠를 선별해서 독자들에게 주겠느냐는 문제죠. 출판이라는 것은 제대로 된 콘텐츠를 선별하는 역할을 하는 거고, 그러면 출판을 통해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 일반인들이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만들어 주는 것이 출판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봅니다. 비슷한 생각을 유발 하라리와 앨빈 토플러가 썼더라고요. 뭐냐면 옛날에는 정보를 차단하는 검열 방식이었는데 최근에는 정보를 쏟아부어버린대요." (p41)

"이벤트나 광고 같은 프로모션에 마케팅비를 더 많이 쓰면서 출판사들의 경영이익은 더 악화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까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출판사의 생존을 위해서 결국 팔리는 책을 중심으로 출판기획을 하게 되는 거죠. 대다수 출판사들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에요. 출판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면 출판사가 안정적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는 시장과 유통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p47)

"제가 했던 것 중에서 30분 임금제를 시행했어요. 매일 30분을 임금으로 책정하는 거죠. 저희는 출근시간이 11시 또는 1시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자기가 10시30분이나 12시30분에 나와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30분 동안 읽는 거예요. 책을 읽는 시간을 임금에 포함하는 거죠. 이런 제도를 시행하니까 직원들이 실제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 편하게 읽더라고요." (p49)

"이용훈 : 다른 산업에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어음거래가 출판유통에만 있다는 점이 놀라워요.

천정한 : 출판사를 창업하고 서점들과 거래를 하기 위해서 전자어음수취확인서를 은행에 가서 떼야 하는데요. 창구에 있는 은행 직원도 그걸 잘 몰라요. 어음을 사용하는 곳이 출판 말고는 없거든요. 출판유통에 대한 부분은 결국 어음과 위탁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답이 없어요. 서점의 모델이 변화해야 하고 구색 맞추기 형태보다는 큐레이션화 된 목록을 현매로 받아서 진열, 판촉하는 형태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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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월2일 국내 출판도매상인 송인부도 사태가 터졌고 실무에 복귀해보니 한빛비즈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어요. 큰 출판사든 작은 출판사든 전체적으로 이익구조가 팍팍한 출판계엔 큰 타격이죠. 어음이 휴지조각이 되었다는 문제를 떠나서 당연히 출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생산과 유통의 인프라인데 이런 출판유통구조가 불완전하다보니까 1년 내내 이 문제로 시끄러운 것 같아요." (p69)

"서점 하나 오픈하는 데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서울에서 50평 정도 규모의 서점을 열려면 3억 원 가까이 비용이 드는데요. 이런 서점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죠. 서점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는데요. 공급률 구조도 일정부분 차지하고 있어요. 또 하나는 신용카드 수수료 문제입니다 둘째, 서점인증제인데요. 서점인증제는 서점조합연합회가 담당하는 것이 맞느냐고 하면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셋째, 독립서점을 포함한 트렌디 서점입니다. 저는 그 부분은 조금 산업적으로 보는 관점과 출판문화 관점에서 보는 차이를 두었으면 좋겠습니다." (p74)

"제가 직접 해보면서 느낀 것은, 책의 바코드 위치를 표준화시켜야 한다는 거죠. 바코드가 책등에 위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던 이유가 평대가 많아도 보유하고 있는 책의 70, 80%는 서가에 꽂혀 있어요. 재고조사를 하려면 이 책들을 다 빼야 하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책등에 바코드를 표준화시켜주면 서점에서 재고조사를 하는데 매우 용이합니다. 재고조사가 쉬워지고 정확한 데이터가 조사되어야 출판사들의 생산에도 반영되고요." (p90)

"국가가 문화분야에 돈을 안 써서 그래요. 도서관에 1억 원씩 주느니 출판사에 1천 만 원 주는 방식으로 해야 예산이 덜 들어가죠. 도서관에 예산을 많이 투여해서 장서를 많이 구비할 수 있도록 하면 책도 다양해지고 그 지역마다 특성에 맞게 책을 살 수 있죠. 결국은 국가가 시늉내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p109)

"현재 한국에 젊은 인재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출판진흥원이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키우는 것과 연구기능을 하는 것이죠. 그 다음에 출판사가 돈 들여서 할 수 없는 일, 유통시스템을 만든다든가 해외에 홍보를 나간다든가 하는 일을 해야지요." (p112)

"2017년부터 추진하는 제4차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 주요 골자는 이렇습니다. 첫째가 출판유통 선진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인데요. 지금의 출판유통시스템에서는 도서판매량 분석을 할 수 없는데 시스템을 마련해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을 하겠다는 것이고 한국출판유통정보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겁니다. 둘째는 출판재단 기금을 확충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세 번째는 출판 친화적 법제를 개선하고 출판연구센터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이고요. 네번째로는 출판 콘텐츠 다중 활용 활성화와 중견(강소) 출판사를 육성하겠다는 내용이고, 다섯 번째는 출판한류 지원입니다." (p113)

"종이책이라는 물성이 가진 절대성은 느슨해질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변화인 거 같고요. 결국 지식과 정보는 제공자의 측면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책이라는 생산자의 일방적인 구조였거든요."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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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상에게 위탁받아서 판매가 됐을 때 정산하는 방식도 우리와 비슷한 거 같아요. 근데 우리가 조금 더 어려울 수가 있는 게 제가 책에도 썼지만, 미국에서는 '리매인더'라고 해서 창고에 남아 있는 책들을 재고처리를 할 수가 있어요. 작은 서점에서 30-40% 할인해서 팔기도 해요. '창고 대방출'인 셈이죠." (p152)

"독립서점도 술을 팔고 커피도 팔고 이벤트를 하고 굿즈도 하는데, 제가 느꼈던 것은 그럼에도 책이 데코레이션화 되지 않는다는 거죠. 책이 장식품이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를 함으로써 책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을 유입해서 많은 걸 하고 있었어요. 책이 주인공인 건 확실해요. 우리나라 독립서점에 다녀보면 좋은 곳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미세하게 책만 갖다 놨다고 생각이 드는 곳도 있어요. 그래서 주인이 주관이 있고 카리스마가 있고 확실한 콘셉트가 있으면 책이나 공간 활동, 이벤트를 할 때 독특한 것이 보이는데, 그렇지 않은 서점들도 있거든요. 인스타그램에 잘 나오는 공간으로 꾸며 놓거나 정작 가보면 실망하기도 하고요." (p153)

"동네서점이라는 앱이 있어요. 여기서 발표를 한 게 있는데요. 우리나라 사례인데요. 2015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독립서점이 277곳이 늘어났는데요. 서울이 128곳, 경기도 30곳, 부산이 15곳 등이에요. 그리고 한국 서점조합연합회에서 2년마다 한 번씩 조사를 하는데요. 2018년도가 조사할 시기라고 해요. 2016년에 발표한 자료(2015년 기준)인데요. 이 자료에 따르면 순수서점이 총 1천559개, 문구와 함께 책을 파는 곳이 2천116개로 총 3천675개라고 해요. 2014년도와 비교했을 때 8.1% 감소했고, 10년동안 38% 감소했다고 합니다. 독립서점들은 생겨나지만 또다른 서점들이 계속 폐업을 하고 있다는 거죠." (p159)

"서점도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공간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더 들어오고 책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도 책을 사게 하는 매력이 있어야 하죠. 특히 대형서점과 진열방식의 차이점을 느끼게 하는 게 중요해요.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단골이 되면 긍정적이라고 보거든요. 이렇게 서점을 대하는 방식이나 시선을 유연하게 하면서 서점의 변신이 변절이 아닌 거죠. 서점을 하면서 좋은 책을 제시하고 사람들에게 구매를 하도록 만드는 것, 그리고 서점이 생존할 수 있게 하려면 시대에 맞게 유연한 변화를 해야 합니다." (p167)

"도서관이 훨씬 많아져야 해요. 《시간을 파는 서점》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게 네덜란드에는 반경 3km 안에 도서관과 서점이 있다고 해요. 정말 감동했어요. 도서관이 많으면 서점이 안 될 거 같죠? 아니에요. 도서관이 많으면 서점도 더 잘 돼요. 도서관이 많아져서 책을 읽는 문화가 정착되면 책을 사고 싶고 책을 선물하고 싶어 해요. 지금은 책 선물 하면 싫어하지만요. 지금 출판사들은 이 책을 1000부 찍어야 하나 1500부 찍어야 하나 고민하죠. 최소 1만 부 팔려야 출판사도 살고 저자도 살고 서점도 살죠. 근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p168)

"출판과 도서관과 서점을 연결할 정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에서 모든 정책을 세우고 하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중앙정부는 큰 틀과 예산을 확보해 주고 지방정부와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지역에 있는 출판사와 도서관과 시민단체들이 연결이 되어 있어서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p178)

"독자 입장에서는 서점이 편안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무 때나 드나들 수 있고 수다를 떨 수 있고 머리를 식히러 갈 수 있는 곳이요. 그러면서도 대단한 것이 아닌 소소한 것을 얻어갈 수 있는 곳. 그래서 특별한 곳이요. 날마다 밥 먹고 차 마시듯 날마다 신문 보듯이 동네 마실 나가서 책을 뒤적거리고 뒤척이다 책도 사고 책방 주인과 일상과 인생을 공유할 수 있는 이웃으로서의 서점이요. 웅장하고 획기적인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지는 그러한 곳이요."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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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사서가 없는 도서관이 너무 많다, 학예사 없는 박물관이 수두룩하다, 이거 문제가 있다. 그 다음에 사서도 보면 729개 도서관에서 법적 기준에 미달한다. 이런 문제가 입법 취지에 들어가 있던 거예요. 그래서 문화시설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려주기 위해서는 기존 인프라의 질적 향상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 질적 향상을 위해서 노력해달라고 한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반대가 된 거죠." (p191)

"1년에 4년제와 2년제 문헌정보학과 졸업생들이 약 2천명 이상 배출돼요. 정규직 취업은 100명 정도 될까. 그리고 비정규직은 100명 정도. 나머지 아르바이트니까 취업난이 굉장히 심각하죠." (p204)

"4년제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면 정사서 2급 자격이 나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1년에 2급 정사서 자격증을 가진 졸업생이 2천명 이상 나오는 현실입니다."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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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롤링이 《해리포터》를 써서 영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부를 누릴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도서관이 있었다는 거죠. 조앤 롤링이 이혼하고 휴지통을 뒤져서 먹을 것을 찾아야 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공공도서관에 시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소설을 쓸 수 있었던 공간이 있었던 것이죠. 일례지만 작가가 마음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소중한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주었기 때문에 조앤 롤링도 궁핍한 가운데 글을 쓸 수 있었고 영국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고 영국의 문화가 널리 퍼져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겁니다." (p236)

"'문예진흥기금'이라는 게 있어요. 방금 최 대표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문예진흥기금에 출판에 대한 지원은 없어요. 공연이나 시각적인 문화에만 지원을 하고 있어요. 저는 지역언론도 지역언론을 진흥시키는 법이 있듯이 지역출판도 독자적인 영역으로 법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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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판은 지역의 문화, 역사, 사람들이 일상 등 지역의 모든 것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공적인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출판이라는 행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채집하는 역할이 있어요. 지금은 그 기록들이 큰 의미가 없을지라도 나중에 후대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중요한 사료가 될 수 있죠. 이렇게 본다면 지역출판은 그 지역의 공공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p252)

"지역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은 분명히 있습니다. 언젠가 '지역에 좋은 출판사 하나 있는 것은 좋은 대학 하나 있는 것과 같다'라고 최낙진 교수님이 인터뷰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요, 아주 적절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출판사들이 영세해서 바깥을 돌아 볼 여력이 잘 없습니다. 학이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래도 서평 쓰기 강좌를 개설하고 미력하지만 독서운동을 펼치는 등의 활동을 하니 <매일신문> 등 지역 문화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 줍니다."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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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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