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간단한 부탁에서 시작된 간단하지 않은 사건 [영화]

[영화] 부탁 하나 만들어줘
글 입력 2018.12.0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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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볼 때 인트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부탁 하나만 들어줘>에선 스테파니가 브이로그에 친구의 실종을 말하면서 시작한다. 영화 <서치>처럼 화면 안에서 시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면 덕분에 구독자 입장에서 사건의 흐름을 따라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재미있게 봤다. 미스터리 범죄 장르이고 청불영화라서 잔인한 영화인 줄 알았지만, B급 코미디 영화랄까. 예상을 깨는 장면도 많았다. '범인은 이 사람일 거야', '왜 총 들고 서있는 거지?' 예상하면서 영화를 보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쫄깃하고 웃기기도 하다. 갈수록 '뭐지?' 하면서 보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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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는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남편 보험금으로 아들 마일스와 함께 살고, 음식 레시피를 브이로그에 올리며 일상을 살아간다. 아이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가득하다. 애들 관련 모임에 최대한 참여하려 하고, 마일스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다. 다른 학부모들을 이런 스테파니의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 장면에 조금 공감했는데,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보면 괜히 부정적으로 보게 될 때가 있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 랄까. 이들도 내가 좋은 부모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싫어서 유별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이들의 시선은 영화가 끝나고 변한다.

수업이 끝나고 마일스는 친구 니키와 함께 놀기를 원한다.

그때 니키 엄마 에밀리가 등장한다. 등장부터 포스가 엄청나다. 에밀리는 보기만 해도 스테파니와는 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과감한 패션과 솔직하고 당당함. 이 당참이 아들 니키도 닮았는지 에밀리 말투를 사용한다. 깨알 디테일적인 유머. 자신감 넘치는 에밀리에 비해 스테파니는 항상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이 둘은 마티니 힘을 빌려 속마음을 나누며 친구가 된다. 사람들은 친구가 아닌 보모라며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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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에밀리는 스테파니에게 부탁한다. "니키 좀 부탁해"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에밀리. 스테파니는 걱정 끝에 신고한다. 결국 에밀리를 찾았지만, 호수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더 미스터리 한 건 시신이 발견됐는데 주변에서 에밀리 향이 느껴진다는 점. 이때부터 미스터리와 반전이 연속이다.

이 이후는 영화로 보는 게 더 재미있어서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두 캐릭터의 명확한 설정 때문에 이야기 흐름이 재미있었다. 결혼하기 전부터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자고 말했던 에밀리. 그녀는 솔직한 것이 아닌 온통 거짓말 투성이었다. 스테파니는 에밀리의 신비스러운 속 비밀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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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싱글맘과 커리우먼. 미안해하거나 당당하거나. 스테파니와 에밀리는 언뜻 봐도 다른 성향이기에 공통점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엄마의 소재를 제외하고도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지만, 엄마라서 이 둘이 만나게 된다.

이야기가 흘러갈 때 어색함이 별로 없었는데 계속 앞 장면을 생각하게 한다. 다 말할 순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스테파니가 이 사건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밀리가 스테파니에 한 말이 있다. "강한 사람은 더 강하게 맞받아쳐야 해. 그래야 깔보지 않아" 이 말을 되새기며 스테파니는 당당해지고 대범해진다. 캐릭터의 변화에 의심도 했지. 만약 평범한 싱글맘이었다면 경찰만 믿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하지만 직접 나서서 에밀리의 과거를 찾아가며 단서를 찾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밀리에 뒤처지지 않는 스테파니 한 방이 멋있다. 속이 후련하면서도 한 편으론 두 캐릭터가 사랑스러워서 미워할 수 없기도 하다.

의심의 꼬리를 물고 생각하기보다 편하게 그 흐름에 따라간다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2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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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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