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 DO YOU HEAR WHAT I HEAR? - Cyworld 2

추억은 방울방울
글 입력 2018.11.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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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HEAR WHAT I HEAR?>은

매 글마다 주제를 선정하여,

그에 부합하는 곡들을 추천해드리는 '청음'의 연재 피쳐물입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싸이월드, 추억의 BGM'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전혀 묻지 않은 곡들이니,

개인의 취향이 부디 여러분과 공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cyworld 1 -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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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C sniper – 봄이여 오라





힙합 장르는 잘 모른다. 지금도 모르고, 예전엔 더더욱 몰랐다. 사랑, 그리움, 혼자서 삭이는 생각들. 그런 것도 스물의 중반에 가까워서야 조금 알 것 같다. 숫자로 따지자면 100중에 한 3-40정도. 그런데 그땐 뭘 안다고,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서정적인 운율, 시적인 가사. 어린 맘엔 이런 것을 들으며 사랑을 알음알음 배운 것 같다. ‘어른들의 사랑은 이런 거구나. 이렇게 아파야만 완성되는 거구나.’ 하고.


푸르던 혹은 차갑던(허나 마음만은 따뜻했을) 계절에 만나 벚꽃 피는 봄에 헤어진 연인들의 흔하지만 흔하지 않을 이야기다. 봄 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린 화자는 말한다. ‘떠나간 당신의 마음을 기다리는 나의 맘은 캄캄한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힘겹죠. 당신의 집 앞에 펼쳐진 떨어지는 벚꽃은 아직 아름다운가요?’ 상대방이 듣건 듣지 못하건, 알던 알지 못하던, 화자는 끊임없이 아파하다가 한없는 마음을 삼킨다. 그리곤 얼마나 오래일 지 모를 아득할 시간을 기다린다. 이별은 허상을 동반한다. 하나, 둘, 셋- 그렇게 숫자를 세다 보면 한낱 꿈처럼 깨어날 수 있는 현실이 아닐까, 그는 희망한다. 하지만 얼마나 오랜 세월이 흘러야 상처가 씻길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봄이여 오라’는 마츠토야 유미의 ‘春よ、来い’을 샘플링한 곡이다. 일본에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우타이테 커버 등으로 인기를 얻었던 곡이어서 처음 샘플링 소식이 들렸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MC스나이퍼는 멋진 결과물로, 그것도 힙합이라는 장르로 보답했다.


이 곡을 살펴보면 알 수 있지만, MC스나이퍼의 가사는 문학적이다. 그래서, ‘BK love’, ‘for you’, ‘마법의 성’, ‘Better than yesterday’ 같은 곡도 꼭 들어봐 주셨으면 싶다. 10여 년이 훌쩍 지났지만, 세월의 흔적은 묻어있지 않다. 서사적이고 서정적인 누군가의 이야기를 찬찬히 훑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거라 생각한다. (BK love는 싸이월드 배경음악의 스테디셀러였고, 마법의 성은 발매 당시 싸이월드에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Better than yesterday’는 2007년 19금 부문에서 판매량 1위에 집계됐다.)

 


2.

빅뱅 – 거짓말, 하루하루





‘거짓말’ 돌풍이 불었던 2007년을 기억한다.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했다. 거짓말은 ‘We belong together’, ‘눈물뿐인 바보’, ‘Dirty cash’같은 명곡을 보유했음에도 가요계에서 입지는 미진했던 빅뱅을 단숨에 슈퍼스타로 끌어올린 메가 히트곡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빅뱅을 따라 했고, 따라 불렀다. TMI를 몇 꺼내보자면, 빅뱅은 열세 살의 내가 처음으로 ‘덕질’을 시작했던 아이돌이었다.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플랜카드를 만들었고, 당시 학교 문구점에서 살 수 있었던 잡지 ‘wawagirl’의 표지가 빅뱅이면 코 묻은 돈을 황홀하게 주인 아주머니께 건넸다. ‘UFO타운’(일명 ‘유타’. 정해진 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직접 스타가 랜덤으로 답장을 해주던 시스템. 서비스는 2018년 2월 종료됐다.) 에 수십(혹은 수백) 통의 문자를 보내며 혹시나 하는 맘에 답장을 기다렸고, 뮤직뱅크에서 원더걸스와의 합동 무대와 2007 MKMF(현 MAMA) 시상식 퍼포먼스를 안방 1열에서 보면서는 거진 오열을 했다. 그래서 이 시기의 빅뱅 노래를 들으면 다소 귀여웠던(!) 앳된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거짓말’이 GD가 20살 때 만든 곡이라는 점에서 새삼 놀랍다. 동시에 ‘현타’가 오기도 하고…)



▲ 박민영과 GD의 케미가 예쁘다.

내용은 살짝 귀여니 소설 느낌(...)이지만,

노래와 캐스팅과 추억이 더해져 왠지 맘이 찌르르- 하다.

 


빅뱅의 대세는 거짓말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졌다. GD의 프로듀싱 실력은 물론, 빅뱅이 소화할 수 있는 곡의 영역이 넓다는 것을 무대로 보여줬던 시기이기도 했다. 대세를 입증하듯 빅뱅의 곡은 실제로 싸이월드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 싸이월드 BGM 판매량을 살펴보면 ‘거짓말’은 10위, ‘하루하루’는 8위에 랭크되어 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가 연타로 히트를 치면서 2007, 2008년에는 이 세 곡이 대중들에게 가장 큰 각인이 됐을 테지만, 필자는 ‘바보-천국-WONDERFUL’ 로 이어지는 라인을 좋아한다. 아파하고, 기억하다가, 결국엔 희망적이라고 할까. ‘꽃길’을 들으며, 앞으로의 빅뱅을 그려보게 되는 지금이지만, 당시 나에겐(혹은 많은 이들에게) 빅뱅은 ‘24/7 그댄 나만의 헤븐’이었다.



3.

리쌍 – 발레리노,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etc.





리쌍은 참 많은 명곡을 남겼다. 개리의 또박또박함과 회한이 담긴 듯 걸걸한 길의 목소리는 서로의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했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가사를 들으며, ‘어떤 사랑을 했길래 이런 감정을 쓸까’ 궁금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위로를 받았던 리쌍의 노래가 많았다. 그들이 ‘무한도전’과 ‘런닝맨’에서 탄탄한 행보를 걸을 때는, 그들의 활동이 왠지 영원할 것만 같았다. 사사로운 경험은 물론, 유명세 속에서 겪던 고민도 음악으로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불안감은 ‘회상’, ‘개리와 기리 세 번째 이야기’등의 곡에 잘 표현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발레리노’는 2007년 싸이월드가 주최했던 ‘디지털뮤직어워드’에서 ‘이 달의 노래’를 수상했고(이 곡은 뮤직비디오가 압권이다), 2009년 10월에 발매됐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2년이 지나 다시 리쌍에게 ‘이 달의 노래’의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2011년 발매했던 7집 앨범의 수록곡 ‘TV를 껐네..’와 타이틀곡 ‘나란 놈의 답은 너다’는 싸이월드에서 1,2위 집안 싸움을 벌였고, 2014년에는 개리의 ‘조금 이따 샤워해’가 19금 부문에서 판매량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 완전체로 활동했던 근 10년의 시간 동안의 수작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아쉽고 그립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흩어질 줄은 몰랐다. 개리가 8월에 발매했던 곡 ‘태양’도 좋았지만, 그럼에도 한 켠에는 외로운 아쉬움이 남는다. 쉽게 닦아낼 수는 없는 헛헛함일 거다.

 


4.

프리템포 – Sky high





freeTEMPO의 음악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당시 27%의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OST에 참여했던 공도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프리템포의 ‘Sky High’는 서브 여자주인공의 벨소리였고, 그의 곡 ‘Immaterial White’이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사용됐었다.)


프리템포는 (지난 글에 소개했던) M-flo, 코다 쿠미 등 일본의 다수 유명 아티스트와 음악작업을 해온 일본의 원맨밴드로, 현재는 프리템포라는 예명보다는 본명 ‘한자와 다케시’로 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주로 보사노바 풍의 재지한 곡들이 많은데, 같은 멜로디의 반복이 지루하지 않게 다가온다는 점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이민기, 클래지콰이 알렉스와 음원을 발매했었고, UV의 뮤지와 ‘믹스 아시아’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빅뱅의 ‘거짓말’이 이 곡을 표절했다는 문제가 제기됐지만, 프리템포 측에서 표절이 아니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논란이 일축되기도 했다. ‘Sky high’가 인기를 얻으면서 ‘Dreaming’, ‘rain’ 등 프리템포의 다수의 곡들이 사랑 받았으며, 숨어있던 J-POP 명곡들이 우리 대중들에게 회귀할 수 있던 발판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예를 들면 오오츠카 아이의 プラネタリウム (플라네타리움), 나카시마 미카의 櫻色舞うころ (연분홍 빛 춤출 무렵) 같은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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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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