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음] 이달의 아이돌 - 아이즈원의 음악과 무대

아이즈원 정규 1집 [COLOR*IZ] 리뷰
글 입력 2018.11.0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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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이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아이돌!
10월의 아이돌은 지난 29일에 데뷔한
아이즈원(IZ*ONE)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아이즈원을 소개해드렸고,
이번 글에서는 아이즈원의 음악을 중점적으로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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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조화와 디테일이 살아있는 음악과 무대
Writer 나예진


사람의 연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지 모른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곳에서 생활하던 이들이 한 팀으로 이어질 줄 본인들은 알았을까. 29일, 프로듀스 시리즈의 3번째 프로젝트 그룹 ‘아이즈원(IZ*ONE)’이 데뷔했다. 평탄하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지만, 긴긴 역경을 딛고 데뷔한 만큼 조화가 돋보였다.

아이즈원의 데뷔 앨범 [COLOR*IZ]는 소녀들이 가진 꿈의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겨있다. 12명의 소녀가 하나가 된다던 팀의 의미처럼, 다채로운 색이 모여 하나의 색을 만들겠다는 거다. 각 멤버들의 대표색이 티저 영상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지만, 결국 이들을 하나로 묶는 상징색은 레드이다. 아이즈원은 ‘프듀’라는 결코 쉽지 않고 짧지 않은 관문을 한 단계씩 밟으며 완성됐다. 긴긴 시간을 거쳐온 신인 아이돌인 만큼, 레드는 그들이 가진 열정을 가장 잘 표현한 색일 터. 이러한 이유로, 아이즈원의 데뷔무대를 살펴보면 의상과 무대영상, 라이트에 은근하게 레드가 풍긴다.





아이즈원의 데뷔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 무대는 볼 거리가 많다. 3-4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놓치기 아쉬운 관전 포인트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 중에서도 첫 번째를 꼽아보자면, 높은 퀄리티의 타이틀곡이다. ‘라비앙로즈’는 ‘장밋빛 인생’을 뜻하는 프랑스어이다. 쉽게 접근하기는 힘든 그 언어의 어감처럼, 곡의 분위기 역시 신비롭고 우아하다.

환멸의 ‘프듀’시리즈가 다시 시작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수동적인 소녀의 느낌도 아니다. ‘반짝이는 눈빛 루비같이 모든 시선 All eyes on me’, ‘감았던 눈을 떠봐, 달라져 모든 게 다,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세상을 봐’ 가사를 살펴봐도 겁 없는 소녀의 당찬 모습이 연상된다. 일본 멤버들의 발음도 처음 걱정만큼 크게 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IOI의 데뷔곡 ‘Dream Girls’을 보며 남았던 아쉬움이, 이번에는 없다.

(아이즈원의 데뷔앨범에는 8개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 마지막 트랙은 CD로만 감상할 수 있다. - 앨범의 의미처럼 여러 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들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출사표처럼 들렸던 ‘아름다운 색’, ‘앞으로 잘 부탁해’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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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잘 짜인 예쁜 안무는 곡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 무대를 보다 보면, 곡을 어떻게 더 잘 풀어낼지 고민했던 안무가의 노력이 함께 눈에 밟힌다.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멤버들의 모습은, 이 신인그룹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킨다. 이번 데뷔곡의 테마가 ‘장미’인 만큼 안무는 컨셉에 충실하다.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멤버들은 가시를 표현하고, 손목에 코를 대며 향을 맡으며, 물방울을 톡톡 뿌리듯 꽃에 물을 준다. 안무의 디테일함은 보는 이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그리고 ‘더 깊어진 눈빛-‘ 부분에서 발을 쿵 내딛으며 팔을 뻗는 동작은 킬링 포인트로 꼽고 싶다. 아이즈원의 걸크러쉬적 면모를 엿볼 수 있기 때문.) 덤으로, 멤버들의 완성된 비주얼은 감탄을 자아낸다. 붉은 의상을 입은 멤버들을 보면 장미가 연상되어, 그녀들이 춤추는 무대는 자연히 한그루의 꽃다발처럼 보인다.

신인으로서 아이즈원의 기록은 놀랍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4일 만에 1천만 뷰를 돌파했으며, 기습으로 진행했던 ‘V앱’ 라이브의 하트 수는 2천 만을 넘겼고, ‘아이돌룸’이나 ‘주간 아이돌’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예능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전의 프듀 시리즈에 비해 화력이 낮았던 것은 사실이나, 분명한 점은 신인 걸그룹으로서는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데뷔를 이룬 만큼, 이제 그들은 ‘한-일 걸그룹’의 좋은 예로 기억될 수 있도록 스스로 앞장서야 한다. ‘대중들에게 아이즈원을 어떻게 각인시키느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멤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이즈원의 포부처럼, 그녀들의 시간이 예쁜 색감으로 물들면 좋겠다. 아이즈원의 2년 6개월이 궁금해진다.



흥미로운 시작, 앞으로 더 안정감있는 노래를 들려주길
Writer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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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는 확실하다. 아이즈원의 데뷔곡은 아이오아이나 워너원의 데뷔곡보다 좋다. 일단 아이오아이의 경우 소녀시대와 여자친구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드림 걸스’라는, 촌스러운 제목과 메시지메 곡으로 데뷔했다. 당시 1위로 뽑혔던 전소미가 아닌 정채연이 사실상 센터 역할을 맡아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워너원의 경우도 비슷하게, 강다니엘의 파트 실종과 어딘가 어색한 멤버돌로 인해 기대한 것보다 별로였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주관이므로 워너블들이나 아이오아이 팬덤이 불쾌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앞서 나예진 에디터가 지적했듯 아이즈원의 신곡은 확실히 기대 이상이다. 곡의 비주얼 연출도, 메시지도 촌스럽지 않다. 곡도 각 구조의 연결이 깔끔하게 떨어져서 노래 사이에 어색한 느낌이 없다.

다만 보컬들의 목소리 톤이 전반적으로 높고 가늘어서 힘있는 표현을 하기 어렵지 않을지 조금 우려된다. 전반적으로 톤이 비슷해서 멤버 간의 구분이 잘 가지 않고, 톤이 새롭다든지 가창력이 뛰어나서 한 귀에 사로잡히는 파트가 없다. 이중에서 묻히지 않는 톤은 최예나의 랩 부분이고, 그래서 나는 아이즈원에서 최예나의 랩 파트가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블랙핑크 멤버들을 빼면 랩을 하는 여성 아이돌 멤버 중에서는 밀리지 않는 톤과 딜리버리다.



 

데뷔 앨범은 [COLOR*IZ]로, 나예진 에디터가 언급했듯 멤버들은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다. 첫 곡 ‘아름다운 색’은 컨셉 COLORIZE를 아주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멤버들이 만들어낸 색으로 하늘을, 이 세상을 물들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보다 주목되는 곡은 2번 트랙 'O’ My!' 인데, 에프엑스와 오마이걸을 섞은 느낌이다. 멤버들의 목소리 톤이 높고, 노래방에서 부르다간 목소리가 백이십퍼센트 나가버릴 옥타브라는 점이 오마이걸과 닮았고, 노래 사이사이에 챈트처럼 들어가는 랩파트는 에프엑스나 레드벨벳을 연상시킨다. 에프엑스의 강렬한 일렉트릭 사운드와, LIAR LIAR 시절 오마이걸의 상큼한 분위기가 합쳐지면 아이즈원의 ‘O’ My!’일 것 같다. 높은 톤의 보컬들과 일본 멤버들이 잘 녹아들 수 있는 상큼한 컨셉이다.

다만 ‘비밀의 시간’과 같은 발라드에서는 멤버들의 높은 톤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안정감있게 잡아줄 보컬이 필요한데, 메인 보컬을 담당하는 조유리의 노래는 비교적 높은 톤이지만 시원시원하게 느껴지는 데에 비해, 아직 다른 멤버들의 노래를 들을 때에는 높은 톤이 아슬아슬하단 생각이 든다. 첫 앨범이야 멤버들이 연습생에서 신인 가수로 바뀌는 과정이 짧았고, 데뷔 준비 기간도 길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화음 구성과 안정감에 좀 더 신경을 써준다면 훨씬 더 좋은 앨범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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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는 별개로 아이즈원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측근들만 보아도, 일본인 연습생들이 한국인 연습생과 실력 차이가 크게 남에도 불구하고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 AKB48의 프로듀서가 대표적 우익 인사인 점, 그 외에도 뿌리깊은 반일 감정 등을 이유로 프로듀스 48도 아이즈원도 소비하지 않고 있다. [청음] 필진은 독자들의 가치 판단을 존중한다.

그래서, 아이즈원이 대중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열심히 활동해서, 성과가 좋아서 인정을 받는 수밖에.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서, 나는 적어도 이번 앨범이 좋은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은 앞으로의 아이즈원에 대한 나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래서 나 또한 아이즈원을 응원하고 지켜볼 생각이다. 멤버들이 꿈을 꾸는 동안에.


나예진, 김나연
편집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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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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