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40 [도서]

유심히 보자, 생활과 구조 <책 디자인의 구조 - 을지로운 창작 생활>
글 입력 2018.10.1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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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아주 많아 흥미로웠다. 따라서 글에서 다루고 싶은 부분들도 아주 많았으나 추리고 추렸다. 이번 호의 중심 주제인 책 디자인의 구조, 그리고 을지로운 창작 생활. 보고 느끼고 생각한 것을 글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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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운 창작 생활




옛날부터 디자이너들은 인쇄 감리를 보고, 샘플을 고르느라 을지로에 엄청나게 들락거렸다. 그곳은 맡은 일 중에 특정 부분을 처리하러 한 번씩 들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요즘 몇 해 사이, 디자이너들이 을지로에 터를 잡는다. 디자인적으로 정리되지 않은 곳. 그들은 왜 을지로로 갔을까. 지금 을지로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을지로 디자이너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FEATURE, <을지로운 창작생활> 중에서



요즘 들어 을지로에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을지로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독특한 카페, 술집 사진을 보여주며 ‘이게 다 을지로에 있어. 어떤 건 완전히 숨어 있어서 우리가 찾아서 가야 되는데 그것도 재밌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아주 많았다. 내 또래들 사이에서 을지로가 매력적인 지역으로 여겨진다는 방증일 것이다.


카페도 술집도 좋지만, 나를 흥미롭게 했던 것은 디자인 도서에서 ‘을지로운 창작 생활’이라는 주제의 내용을 다룰 만큼 을지로가 창작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나에겐 그저 술 냄새, 사람 냄새 얼큰하게 풍기는 동네일뿐인데. 서로 그다지 관련이 없을 것 같았던 두 단어가 어떤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아주 궁금해졌다.


을지로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창작생활을 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의 인터뷰를 통해 디자이너들에게 을지로는 어떤 공간인가, 또 이곳을 방문하는 고객이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어떤 공간으로 비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었다.


을지로는 기존 철저하게 필요에 의해 짜인 곳, 호프집이나 백반집 등의 일상생활이나 방직 섬유나 철물 등 기업 제품 생산에 관련된 물품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이 이곳에 터를 잡게 되면서 을지로가 가진 특수성이 디자이너들에게는 작업 과정을 합리적인 가격에 편리한 인프라로 처리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여겨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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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여 을지로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독특하고 의외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잡지에 실린 사진을 통해 을지로에는 방산시장을 필두로 하여 곳곳에 ○○철물, □□인쇄 등등 간판들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알록달록하면서도 허름한 간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간판은 사람들에게 ‘저게 뭐지?’ 하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을지로가 그런 곳이었단 말이지, 현직 디자이너들의 말을 통해 내가 몰랐던 새로운 것을 알 수 있어 좋았다. 이 잡지와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준 디자이너들이 아니었다면 을지로의 독특한 면모를 제대로 몰랐을 것 아닌가. 이제 을지로에서 길을 걷게 된다면 SNS에서 입소문이 난 술집과 카페 말고도 조금 더 많은 것들을 살펴보게 될 것 같다.




책 디자인의 구조



책을 사는 기준. 분명 책의 내용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 더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내용 상 크게 거슬릴만한 차이가 없다면 나는 표지나 내부 디자인이 더 확실히 끌리는 책을 고른다.


나는 그리 현명하고 알뜰하게 소비하는 사람은 못 된다. 사야 할 것들을 추려놓고 가격 합리성을 따져보지만, 결국 ‘디자인’은 내가 웃돈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특정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간혹 가다 책을 다 읽어보고 디자인하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건 거의 불가능하다. 보통 한꺼번에 몇 가지 책을 디자인해야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책 정보를 알고,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 먼저는 줄거리를 열심히 읽는다. 핵심 구절도 유의해서 보면 좋고, 요약본도 도움이 된다. 결국 책 표지 디자인의 시작은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콘텐츠를 잘 봐야 한다.


- FEATURE, 석윤이, <책 디자인의 구조> 중에서



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재능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동안에는 책의 내용은 저자의 지적 산출물이나 다름없다고 생각을 했기에 저자의 노고에 대한 생각은 쉽게 할 수 있었다. 또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편집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편집자도 이 책이 나올 때까지 마음 놓을 수 없었겠다고 생각해오기도 했다.


그런 반면, 나는 그동안 책의 디자인에 있어서 어떠한 노력이 들어가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과 전반적인 분위기 등을 고려한 정성스러운 내·외부 디자인 덕분에 나는 책을 읽기 전 그 책이 어떤 인상을 줄 것인가를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더 수월하고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었다.


석윤이 디자이너는 책을 디자인 할 때 자신만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책에 관한 전반적인 조사가 끝나면 떠오른 이미지를 떠올려본다고 했다. 예를 들며 텍스트를 처음 접했을 때 책이 어떠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보통 이는 특정한 ‘색’으로 떠오른다고 했다. 나 또한 색으로 어떤 대상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느낌을 파악하는 사람으로서 석윤이 작가의 방식이 인상 깊으면서 또 마음에 들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jpg
 


책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표지가 내용과 참 찰떡같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왔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감동까지도 느껴졌다.


오랜 시간 끝에 하나의 실체로 드러난 물건은, 특히 그것이 작가나 디자이너 등 어떤 사람의 정신을 반영할 때, 그리고 그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내가 끝끝내 알아차리게 될 때 더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더 신중하게, 그리고 더 꼼꼼하게, 또 약간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고르고 구매할 생각이다. 좀 더 유심히 책을 관찰하면서!






디자인 매거진 CA #240

책 디자인의 구조



발행

CABOOKS


분야
미술/디자인
그래픽


규격
220 * 300mm
무선제본


쪽 수

160쪽


발행일
2018년 8월 27일


정가

16,000원


ISBN
977-12-2828-100-7


*


문의
CABOOKS
02-852-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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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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