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 책 디자인의 구조

을지로운 창작생활
글 입력 2018.10.1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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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디자인을 테마로 하는 잡지는 처음이었다.

분명 온갖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터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접해보는 것을 지향한다고 말하는 버릇이 배어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편식을 했나보다. 지나온 삶에 남아있는 것은 라이프스타일 잡지들뿐이었다. 물론 좋아서였다. 좋아하는 걸 더 경험하려는 욕망은 당연하지 않은가. 약간의 죄책감이 병행하는 이유는, 디자인 영역을 의도적으로 피해왔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디자인을 패션이라는 단어와 유사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는 다른 어떤 분야만큼이나 내 곁에 있는 개념인데, 이상하게도 그 이미지만큼은, 고상할 것이라는 개인적 편견 때문인지 현실과의 괴리가 상당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디자인은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것이며, 나는 자의로 나를 ‘아무나’에 속하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디자인을 향한 첫 도전이 잡지인 이유는, 처음은 영감의 나열에 대한 경험보다는 학습이었으면 하는 바람의 결과다. 잡지에서는 어느 정도 정보성을 기대하기에. 그리고 첫 경험이 하필 CA매거진인 이유는, 테마가 ‘책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읽는 행위를 제외한 책에 관한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상당한 모순을 지닌 사람이다. 해당 콘텐츠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단순히 책의 디자인을 다루는 책의 디자인이 궁금하기도 했고.



책의 디자인을 다루는 책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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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겪어본 잡지들이 미니멀한 구성을 지향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CA는 확연히 달랐다.

나에게는 지나치게 난잡했다고 표현해보아도 되는 걸까. 여백이 없다는 것이 매우 생소했다. 신기한 경험은, 여백이 있는 공간마저도 여백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원인이 줄 간격인지 폰트 크기인지 둘의 조합인지 가늠할 수 없었지만, 지나치게 빽빽해 보여 힘겨운 기분이 들었다. 폰트 크기가 상당해서 읽기에는 더 편안했을 수도 있다. 읽기 힘든 게 아니라, 정말 힘든 ‘느낌’이었다. 그저 글자들이 돌진하는 것 같은 모습이 낯설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상당히 도전을 많이 한 듯 했다. 구성의 통일성을 주지 않고, 잡지 속에 부록 느낌의 작은 종이로 메인 코너를 구성하기도 하고, 가로 페이지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 역시 처음 마주할 때 매우 당혹스러웠으나, 확실히 주목하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가로로 쓰인 부분은 <을지로운 창작 생활>이라는 주제의 인터뷰였다. 뒤에 나오는 책 디자인 내용을 제치고, 이 콘텐츠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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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운 창작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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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롭다는 말을 누가 먼저 꺼내었을까. 이런 말장난, 어쩌면 발견과도 같은 단어들을 사랑한다. 타이틀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전문성을 강조하는 문답이나, 옛 것이 쉽게 떠오르는 을지로에 맞게 나이 지긋한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번 기획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것을 택했나보다 싶었다. 글로 사람 냄새를 맡고 나니 디자인을 어깨너머로라도 ‘학습’하려 했던 욕구는 사라져버렸다. 1번 인터뷰에 등장한 사람이 2번 인터뷰의 주인공, 2번 인터뷰에 등장한 이름이 3번 인터뷰의 주인공인 식으로, 스토리 라인이 그려지는 게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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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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