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자인 매거진 CA #240

글 입력 2018.10.1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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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 된 디자인 매거진.

큼지막한 폰트로 채워진 표지가 깔끔해서 좋다. 이번에 눈여겨볼 이야기는 '을지로'와 '책'에 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울은 나에게 멀고도 멀어서 가끔 일이 있거나 여행 겸으로 가는데, 을지로에는 가본 기억은 없다. 지하철 노선도에서는 많이 봐왔기에 익숙하지만 또렷한 추억이 없는 걸로 보아 어떤 목적이 있어서 방문한 적은 없나 보다.

을지로에 작업실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다음에 서울에 가면 을지로에 잠시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때면 지방에 살고 있는 게 아쉽다. 잡지를 읽다가 어떤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가까운 거리라 당장 가볼 수 있다면 읽던 잡지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지 않을까?

예술가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은 디자인 매거진 9-10월 호에서 인상 깊은 내용을 들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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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 너머, 예측 불가능한 모든 가능성 (p.14)


<슈퍼서피스Super Surfaces> 전시에서 정보는 너무나도 빠르게, 대량으로 생성 및 소멸하고 있지만 우리는 '표면(서피스)'에 노출된 정보만 한정적으로 인지할 수 있을 뿐이라며, '표면 너머(슈퍼서피스)'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에 대한 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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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가 노출되는 장소로서, '표면'이 매체로 기능할 때, 표면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와 인간의 인지 사이의 관계는 흥미롭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있다면, 우리는 딱 모바일 화면만큼의 정보만 볼 수 있다. 태블릿이든, 컴퓨터든, 인간의 정보 인식 활동은 매체의 특정한 사이즈에 한정된다.


: 정보 인식의 사이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모바일 화면만큼의 정보만 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요즘 대부분의 활동이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큼 현대인들은 모바일에 의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바일이 아닌 컴퓨터로만 할 수 있는 기능과 범위가 존재한다. 이런 생각을 해보니 갑자기 스마트폰 화면이 작아 보이고, 네모난 화면에 갇혀있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헤일리 문 일러스트레이션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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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리다 보면 누가 정한지도 모르는 법칙들을 따르게 되고, 그 법칙이나 이론을 어기면 잘 못 그린 그림, 망쳐버린 그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헤일리 문은 그림을 그릴 때 옳고 그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림에서 보이는 배경 패턴과 과감한 색 사용에서 그런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는 사람들이 더욱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 정해진 규칙이나 주제 없이 지금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자유롭게 그리는 그의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다. 잡지 상단에 적힌 인스타그램 주소(@haleighmun)를 따라 그의 그림을 더 구경했다.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헤일리 문의 그림은 평범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듯이 가볍게 그린 것 같아 보여도 쉽게 따라 할 순 없을 것 같다. 어느 날 문득 그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나도 헤일리 문처럼 망설임 없이,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 주저하지 않고 자유롭게 그려봐야겠다.



인사이드 아웃 앨범 커버 작업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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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무엇인가요?

어떤 물건이 당신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나요?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누구인가요?

당신의 첫 기억은 무엇인가요?


: 평범한 질문처럼 느껴지지만 솔직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깊은 생각이 필요하다. 문득 이 4개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뭔지 속으로 생각해봤다. 좋아하는 풍경이나 의미 있는 물건은 가끔 생각해봐야 할 때가 있지만 나의 첫 기억에 대해서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언뜻 떠오르는 기억이 있기는 한데 그게 사진으로 보거나 가족들에게 들었던 내용이라 조작된 기억일 수도 있겠다. 스튜디오 빌드는 이 앨범 표지로 질문에 대한 답을 반영했다고 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아티스트들이 돌발 질문을 받았을 때의 그 기분과 대답을 솔직하게 잘 표현해서 그런 건가 보다 싶다.



을지로운 창작 생활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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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따뜻한 색감의 사진들이 을지로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준다. 을지로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을지로의 매력에 대해 알 것 같았다. 그래픽 디자이너, 사진가, 미술 작가, 아트 디렉터, 숍 운영자, 서점 주인 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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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이너 김희애 씨는 을지로만의 특징으로 작고 거친 핏줄이 공고히 연결되어 있는 곳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보이는 건 하나의 큰 덩어리여도 안에선 다양한 연결고리가 생기는 것 같다고 한다. 글을 읽다 보니 을지로에 오게 된 사연이 다 비슷하게 느껴지던데, 이곳에 온 작가들도 다양한 연결고리로 묶여 있기 때문 아닐까 싶었다.


언젠가 을지로에 들리게 된다면, 김희애 디자이너가 인도한 카페 <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선반에 놓인 빈티지한 잔은 사람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고, 마음에 드는 잔을 들고 카운터로 가서 음료를 주문하면, 그 잔에 서빙되어 나온다고 한다. 먼지가 좀 날릴듯한 모습이 솔직하게 담긴 사진 때문일까, 을지로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 때문일까, 왠지 을지로에 가고 싶게 만드는 글이었다.



책 디자인의 구조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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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에게 첫인상을 남길 책 표지의 가치는 중요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듯 책의 디자인도 매우 다양할 텐데 책 표지에 그림은 누가, 어떤 생각으로 그리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석윤이 씨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책 작업 과정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마주쳤을 때 밝은 파란색과 어설픈 할아버지와 어울리는 글씨체가 눈길을 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내부의 모든 글씨가 다 똑같지는 않다고 알긴 했지만, 이렇게 세세하고 정교하게 선정되는지 몰랐다. 훌륭한 책 디자인은 타이포그래피의 수준이 결정한다고 한다. 지금 읽고 있는 잡지의 폰트도 디자이너가 독자들을 위해 세심하게 선정했을 거라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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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책이 탄생하기까지 필요한 디자인의 기본 구조에는 정교하고 복잡한 원칙들이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석윤이 씨의 '나만의 방식을 갖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그렇게 하면 디자인을 재미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인상깊다. 책도 저마다 다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듯어떤 분야에서든 '나'만의 것을 찾게 되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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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편집부 지음
미술/디자인 그래픽
160 쪽ㅣ220 * 300mm
무선제본ㅣ16,000
2018년 8월 27일CABOOKS 발행
ISBN 977-12-282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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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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