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당신'을 이해한다는 것,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 2018 서로단막극장 '우리서로각자서로' [공연]

글 입력 2018.10.17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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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오기 때문이다



세계를 얽고 있는 이 무수한 관계들과, 인연들과, 사람들에 대해서 종종 생각해보곤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곧 저 구절을 퍽 좋아하게 되었다. 또 누군가가 '어떤 이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라고 했던 말도, 또한 좋아하게 되었다.


세상은 이 수많은 '관계'가 없이는, 그러니까 곧 '서로'가 없이는 정립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사는 동안 우연이든 운명이든, 혹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누군가를 이해하게 된다. 아니, 혹은 이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반드시 누군가와 '서로'의 영역 안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어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실로 어떤 하나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과 같은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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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서촌공간 서로'에서 진행하는  콘텐츠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된 2018 서로단막극장- '우리서로각자서로' 를 통해 선보여진 3편의 단막극 장르 연극들은 모두 이러한 '관계성'에 대해 말한다. 세 작품 모두 각기 다양한 삶의 군상들을 조명해 지금 우리의 세상에서 '서로'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며 이 세계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한다.



공연 자세히 보기


<말없이>
작/ 연출 이양구

10.25(목)-11.04(일) 월요일 공연없음

사고로 중증 장애아가 된 아이를 키우는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사람과 ‘말’ 없이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이다. 한편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가 생겨나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상대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자동차 사고로 아이가 크게 다쳐 의식은 있으나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부부는 아이를 키우며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와 말을 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세월이 흘러갔다. 아이가 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던 부부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뛰고 싶어서 휠체어를 타고 마라톤에 참여해 본다. 아이가 등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부는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등산을 한다. 아이와 처음 올라가본 산에서, 언제나 휠체어에 앉아 서있는 사람들만 쳐다보았던 아이가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출연: 최설화, 노유나
무대 디자인: 조경훈

 
<소꿉놀이>
구성/연출 김효진

11.08(목)-11.11(일)

나는 어떤 역할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나의 역할로 자신을 정의하기 힘든 현대를 살아가는 30대 여성 공연 창작자들이 모여,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나’의 다양한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소꿉놀이’는 지난 2017년부터 30대 중후반 4명의 기혼녀 김학재(배우), 김선경(배우), 김재화(배우), 김효진(연출) 그리고 30대 초반의 미혼녀 신선영(배우)이 모여 ‘나’를 찾는 응용연극(Applied Theatre)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공동창작 한 작품이다. 관객들은 이 공연을 통해 30대로서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다. 여성/남성의 편 나누기가 아닌, ‘살아간다’는 것을 고민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관계 맺는 것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복잡한 인간관계 속 ‘나’와 ‘너’의 존재,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기 위한 시간을 함께 가져보길 기대한다.

출연 : 김학재, 김선경, 신선영
동작지도 : 유진아
무대디자이너 : 이상호
 

<그 하루의 꽃>
작/연출 김가람

11.15(목)-11.18(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혹은 존경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의미로 전하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타인에게 닿을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에는 세 가지 형태의 관계가 나온다. 동성애자와 그 쌍둥이의 다툼, 이혼을 예정한 부부의 마지막 만남, 비정규직 간병인과 부자 고용인의 논쟁. 이 세 개의 에피소드는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하나로 엮음으로써 인간과 인간의 소통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내가 너에게 진정으로 닿을 수 있을까?‘

서울의 작은 정원에서 피어난 ‘꽃’은 누군가가 자신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거나, 존경을 표하길 꿈꾸고 있다. 어느 날 새벽, 꽃은 누군가에게 꺾여 여섯 명의 사람들을 만난다.

출연: 강길우, 이지호, 김아영
작곡: 이한밀
무대디자인: 오하늬





내가 관람할 예정인 <말없이>와 <소꿉놀이> 이외에도, <그 하루의 꽃> 이라는 작품까지 '서로단막극장'의 단막극 세 작품은 다양한 타인과 얽힌 우리의 삶의 모습을 형형색색으로 담아낼 예정이라고 한다. 갈수록 '관계'에 대한 통찰이 절실해지는 우리의 현재에서, 이러한 연극적 시도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로를 이해하는 것보다 각자의 방에 스스로 갇히는 것이 언젠가부터 익숙해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지금 문화예술이 해야 할 수많은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시간일 테지만, 연극이라는 또 하나의 '세상'을 만나는 이번 관람을 통해 타인과 관계에 대한 나의 이 오랜 고민과 사유에 또 하나의 의미있는 발견과 생각이 더해지기를, 그리고 이 작품이 나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들에게도 의미있는 작품으로 남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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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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