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타이밍] 나만의 빛깔

글 입력 2018.10.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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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보람]


2년 전, 꽤 오랫동안 진지하게 고민하고 알아보며 전문가 모양새가 나는 카메라를 샀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차곡차곡 모아온 푼돈으로 맞이한 두 번째 카메라였다. 설레는 마음에 설명서는 내팽개치고 내 방식대로 카메라 다루는 법을 배워나갔다. 자연스레 새로운 것에 익숙해져 갔지만 완벽하지는 못했다.

분명 카메라는 멀쩡한데 원하는 대로 사진이 나오지 않아 너무 답답해서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던 날이 있다. 나보다 능숙하게 카메라를 다루던 친구는 내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줬었고, 그때 나는 카메라를 처음 쥐어 본 사람처럼 행복했었다.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면 그 기분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때 그 설렘은 어디로 갔을까? 요즘 내가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뭘까?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고 완벽한 내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간다. 그럴싸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진짜 내 모습을 잃지 않고 나만의 빛깔을 찾아야겠다.
 


에디터 손보람.jpg
 

[손보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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