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

글 입력 2018.09.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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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의 독특한 나무들을 소개한 그림책「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는 '학명'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학명은 과학자들이 세계 공통으로 동물과 식물에 붙인 이름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 책에서도 학명을 적을 때 '과학자들의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 나무를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나무의 별명은 <초콜릿 나무>다. 나무 이름은 눈치챘듯 '카카오나무'이다. 정말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릴 때에는 햇빛을 싫어해서 그늘에 자라고, 서너 살이 되면 조그만 꽃들이 피어난다며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자세히 그려놓지 않아도 초록 열매가 노랗게 익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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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대한 이야기 옆 페이지에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그림을 그린 세실 감비니는 이 책의 그림을 일반적인 스케치와 채색 말고도 색칠한 종이를 오려 붙이기, 줄이 그어진 공책에 물감 칠하기, 신문지 오려 내기, 도장 찍기(판화)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그림 속의 나무, 새, 사람, 공룡 등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채로운 질감과 화려한 색상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그림책만의 매력을 잘 드러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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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린 왕자」를 읽어봤다면 다 알고 있을 '바오바브나무'의 별명은 <거꾸로 나무>이다.

 이 나무는 초록섬에 살고 있다는데, 초록 섬은 마다가스카르 섬의 별명이란다. 순수하고 맑은 기분으로 책을 읽다가도 유익한 정보가 있었다. 바오바브나무는 몸통에 수만 리터의 물을 모아 뒀다가 가물고 메마른 시기에 물을 쓰는데, 나이가 들면 몸통의 맨 아랫부분 속이 텅 비어서 사람들이 쉴 수 있다고 한다. 나무속이 텅 비어 사람이 쉴 수 있다는 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지만, 친절한 그림 덕에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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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소시지가 열리면 정말 신기하겠다'라는 순진한 생각을 하기도 했던 <소시지 나무> 이야기. 책을 읽기 전 가장 궁금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소시지처럼 생겼을 뿐, 소시지는 아닌 키겔리아 나무의 열매는 코뿔소, 고슴도치, 개코원숭이가 즐겨먹는다고 한다. 진짜 소시지가 아니라서 아이들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왠지 어린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재밌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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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머지않아 노랗게 물들 은행 나뭇잎을 기대하며 재밌게 읽은 <금화나무>는 '은행나무'에 관한 이야기다. 당장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찾아야만 할 것 같은 흥미로운 소개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책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마주치는 나무들도 저마다 독특한 모양과 습성을 지니고 있다. 베르나데트 푸르키에 작가처럼 나무 이름과 어울리는 별명을 지어 주기에는 창의력이 부족하지만, 작가처럼 순순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제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나무들을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소개


유령 나무, 빵나무, 목 졸라 나무, 다이너마이트 나무, 거꾸로 나무, 금화 나무…….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상상 속의 나무 같지만, 모두 지구에 살고 있는 나무다. 이 색다른 나무 이름들은 작가 베르나데트 푸르키에가 지어 준 별명이다.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는 개성이 뚜렷한 열여섯 가지 나무의 편지를 읽으며 자연스레 새로운 지식을 익히게 되는 과학 그림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거인 나무,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 나무, 무지개 빛깔을 띤 무지개 나무, 위에서 아래로 자라는 목 졸라 나무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나무가 사람이나 다른 동식물, 자연환경과 교류하는 방식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 세상의 어떤 나무도 홀로 살아가지 않고, 자연 속에서 다른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담아내고 있다.

과학적 사실을 쉽고 재치 있게 설명한 글과 발랄하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2014년에는 베르사유 궁전에서 해마다 선정하는 '정원에서 읽기 좋은 책' 상을 받았다.





원제 | Bizarbres mais vrais
베르나데트 푸르키에 글 | 세실 감비니 그림 | 권예리 옮김  | 바다는기다란섬 출판
분야: 유아, 어린이 / 과학, 생물학 / 그림책
36쪽 | 양장본 | 232×310×10 | 정가 13,000원 | 발행일 2018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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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람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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