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다] 사람들은 어째서 무인양품에 열광하는가?

글 입력 2018.09.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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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JI BGM 
함께 들어주세요.


전반적인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에 우드톤 가구들로 준 포인트, 소파 옆 협탁에서는 잔잔하게 아로마 향이 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잡동사니가 나뒹굴지 않는 깔끔하게 정돈된 집. 누구나 살고싶은 집, 쉬어가고 싶은 집의 표본이 아닐까 싶은 이 곳은- 그렇다. 바로 오늘 이야기 해 볼 기업 '무인양품'의 시그니처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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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無印良品 무지루시료힌, MUJI)은 1980년설립된 일본의 브랜드이다. 의류, 가정용품, 가구, 식품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상품을 기획, 개발, 제조, 유통, 판매한다.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라는 역발상으로 유명하며, '이것이 가장 좋다'나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가 아닌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기능성 가치를 실현하는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위키백과 발췌)

'브랜드가 없는 브랜드'라. 처음 이 브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 그저 심플하고 말 그대로 무지인, 상표가 드러나지 않는 상품들만 파는 곳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곳을 점점 알아가게 될 수록 그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미리 준비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스스로 물어보면
무한의 가능성이 보인다.


위와 같은 기업 이념을 두고 무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 양품 (질 좋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한지도 어느덧 약 40년이 흘렀다. 그 시간동안 로고도 없고 유행도 타지 않는 이 브랜드의 영향력은 일본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본토인 일본에서는 '무인양품 제품으로만 살아가기'라는 책이 등장했을 뿐더러,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무지 매니아'족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질 좋은 제품을 소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제품들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꿔나가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무인양품이 추구하고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바로 '미니멀 라이프'인데, 사실 미니멀이라는게 말이 쉽지 막상 시작하려면 상당히 많은 용기와 수고가 드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도 꽤 큰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의 기본에 충실한 무인양품의 제품들로 하나하나 시작해나가면 미니멀라이프 어렵지 않다-라는 느낌으로 포지셔닝을 해나가며 사람들의 마음에 좋은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필자 또한 미니멀라이프를 (마음으로만) 동경하는 사람 중 한 명이며, 무인양품의 추종자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무인양품에 빠지게 된 계기는 '소재의 선택', '공정의 점검', '포장의 간략화'라는 무인양품의 3대 기본원칙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무인양품의 3대 기본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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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재

소재로 말할 것 같으면, 그 예시로 이불을 들고 싶다. 아직까지 무인양품의 침구세트를 사본 적은 없지만 일본인 친구의 방에서 간접체험을 한 적이 있다. 매장을 둘러보면서도 매번 눈길이 가던 침구세트였지만 그 위상을 실제로 체험해보니 정말 남달랐다. 오가닉 코튼의 부드러움으로 인해 마치 침대에 있는 시간이 축복받은 시간만 같았다. 계속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있고 싶었고, 이불에 둘러싸여져 있고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그냥 눈 딱 감고 살법한 가격이기에 일본여행을 가게 된다면 침구세트는 반드시 추천한다.

그리고 또 다른 예시는 바로 의류이다. 특히나 무인양품 중에서도 의류 제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좋은 제품의 장점을 널리널리 알리고 싶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추천하는 것은 셔츠와 면소재, 린넨 소재의 옷들인데, 셔츠 같은 경우에는 정말 빳빳하고 몇번을 빨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또한면 재질의 옷은 한 여름에 땀을 줄줄 흘려도 옷이 상하지 않고 매번 빨아 입을 때 마다 새 옷같은 촉감을 준다. 그리고 린넨 제품들은 말하자면 입이 아플 지경인데, 필자는 무려 무인양품의 린넨 제품을 5개나 가지고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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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정

공정에 대해서는 이 곳의 제품을 한 번이라도 써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할 것이다. '한 번도 고장난 적이 없어!'라고 말이다. 그만큼 견고하고 튼튼하며 오차없이 정확하다. 굳이 경영학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토요타의 린생산이나 식스시그마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을테다. 필자는 이 개념을 지난 학기 수업에서 배우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made in Japan'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한 것 같았다. 무인양품도 그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일원으로서, 어떤 제품이든 항상 견고하고 틀어진 곳이 없으며 마무리가 깔끔하고 단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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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장

포장은 무인양품을 대표하는 미니멀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무인양품의 제품들엔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 펜 하나를 사더라도 비닐에 담겨져 있는것이 아니라 그냥 펜 통에 꽂혀있는 펜을 계산대로 들고가면, 그냥 펜 몸통에 부착되어있는 바코드를 인식시키고 결제하는게 전부이다. 그 바코드는 뜯기 쉬운 재질의 스티커로 되어 있어서 구매 후 사용할 때 본인이 알아서 뜯으면 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그것이 무인양품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여 잘 떼지 않는다. 문구류 뿐 만 아니라 화장품, 주방기구, 세안기구 등등도 같은 식으로 포장되어 있다.

그리고 무인양품의 용기는 거의 열이면 아홉 반투명하거나 투명한 재질로 되어있다. 심지어 식품의 경우에도 말이다. 이는 '우리의 제품은 투명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구매하세요.'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 만 같다. 그렇기에 소비자들은 더욱더 믿고 구매하기 쉬워지고, 기업과의 신뢰도가 쌓이는 것이다.





무인양품이 처음 세상에 선보여진
1980년대 브랜드 론칭 당시의
품목 선정 조건은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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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 흐른 지금도 무인양품의 저 5대 철칙은 아직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있다. 3대 기본 원칙에 의거하여 마치 조직적으로 짜여진듯한 품목 선정 조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참 건강한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소위 '기본템'으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군들, 생필품 중에서도 자주 손이 가고 사용방식이 까다롭지 않은 것들, 투명한 비닐에 담겨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는 맛좋은 식품들, 입으면 편안하고 내 몸에 딱 맞춘 것 같은 옷들, 불필요한 패키는 빼고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는 질좋은 제품들.

위의 특징들이 사람들이 계속해서 무인양품을 찾게 만드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업이란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무인양품을 보고나면 '기본'과 '시작'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위와 같은 기업 이념이 없었다면 지금의 무인양품은 없었을 것이고, 기본 이념이 조금이라도 허술하거나,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진다면, 그것은 무인양품이 아닌 다른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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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무인양품은 늘 언제나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다. 사람에 맞춰서 어떻게하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그들이 있기에 무인양품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무인양품에는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최신형의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인체 공학적이고 사람이 쓰기에 적합하고 사람이 보기에 사고싶어지는 제품을 만든다.

2000년대 초반의 위기 이후, 다시 부활한 무인양품.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에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크게 성장했으며, 점점 더 발전하고 다양해지는 잡화 시장에 그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전부를 갖추고 있는 무인양품이기에 이토록 사랑받는 것이 아닐까?


[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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