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좋은독서는 독서경영과 함께

글 입력 2018.09.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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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와 ‘경영’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두 단어의 조합이었다. (필자는 경영학과다) 도저히 안 읽고는 버틸 수가 없는 제목이었다. 좋아하는 단어지만 어쩐지 둘의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까지 무한한 상상을 했다. 독서로 자기 자신의 마음과 몸을 경영한다는 의미인가? 혹은 독서를 통해 회사를 경영한다는 건가? 그럼 비즈니스 관련 독서, CEO들을 위한 독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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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는 과연 어느 쪽이었을까? 과거에는 경영자 인터뷰와 기업 리뷰가 주를 이루었으나 11호째인 현재의 독서경영은 일반독자들을 위한 글들이 더 많이 생겼다. 유럽 도서관들을 소개하는 글이나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한 칼럼이 있는 한편 사내도서관을 확충하자는 칼럼과 독서모임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방법에 대한 글들이 공존한다. 잡지 전반부에는 독서와 관련된 칼럼들이 실려있고 후반부에는 신간 책 소개와 독자들이 작성한 독서경영 리뷰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가장 재밌게 읽은 칼럼은 독서 모임을 할 때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내 느낌에 자신감을 갖자는 글이다. 문학작품 발제문에서 빠져야 할 내용으로 작가에 관한 내용, 작품이 쓰인 시대, 평론가의 해설 등을 제시했다. 그런 정보들이 독서토론모임에 정답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거친 자들이라면 정답이 있는 문학에 익숙하다. 어느 순간 소설이나 시에 밑줄이 쳐져 있고 해설이 달린 걸 아무런 반박 없이 받아들이게 되었다. 물론 성인이 된 후 혼자 문학작품을 읽을 땐 작품 어디에도 밑줄이 쳐있지 않지만, 우리는 다 읽은 후 내가 느끼는 감정이 맞는지 인터넷 리뷰를 찾아보고 평론가들의 글을 읽게 되는 것이다.

이런 독서방법은 여러 사람이 모인 독서토론모임에서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발제문 중 ‘[작가의 연보]를 보며 작가의 삶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지 생각해보자.’와 같은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이다. 사람의 인생은 A하먼 B하고, B하면 C하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들이 현재를 만드는 것인데, 저런 질문은 작가가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하나로 한정한다. 또한 저자는 모임에서 모두가 읽은 공통의 작품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고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해 발제에서 질문하는 걸 지양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누가 더 많이 읽었는지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느낌을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에 저자의 의견에 공감했다.

사내도서관을 만들자는 안계환 독서경영포럼 대표의 글도 즐겁게 읽었다. 글을 읽고 5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단지 내에서는 작은 도서관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는 법 조항을 알게 되었다. 책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책을 사는 비용은 다른 비용에 비해 망설여지게 되는데, 집 근처에 구립도서관이 있어서 다행히 보고 싶은 책을 불편 없이 보고 있다. 특히 돈이 충분하지 않은 어린 청소년들에게 독서의 기회가 많아져 좋은 법이라고 생각했다.

직장인들 역시 바쁜 출퇴근 때문에 시간을 내 도서관에 가기 쉽지 않다. 칼럼의 주장처럼 그들을 위해 사내 도서관을 만들어주면 직장인들의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박수밀 교수의 ‘책으로 나라를 경영하다 세종대왕의 통합의 리더십’ 칼럼에서 나온 '독서휴가제’ 같은 제도도 활용된다면 좋은 복지 정책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세종대왕은 인재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겨 업무에 쫓겨 책을 읽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가독서제’, 즉 독서휴가제를 시행했다. 세종대왕이 얼마나 성군이고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인지 다시 느낀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도 실현되면 좋은 제도라 생각했다. 도서관이 한 도서관당 한 책 읽기 같은 다양한 문화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사내에서도 책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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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 중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독서일기를 쓸 수 있는 페이지들이다. 처음 이 페이지를 봤을 때 페이지를 채우려고 만든 의미 없는 페이지들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평소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남기지 못했던 책들의 구절을 이 페이지에 적으니 책의 내용을 쓰면서 한 번 더 마음에 새길 수도 있고, 느낌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칸이 나뉘어있어 길게 써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간단하게 느낌을 남길 수 있었다. 평소 독서일기가 습관이 안 된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독서경영이라는 큰 주제 아래 통일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 큰 틀 아래 주 타겟이 있을텐데, 아직 타겟을 정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통일되지 않음이 주는 장점도 있었다. 발행인칼럼을 읽으니 <독서경영>에 연재된 칼럼들이 <독서의 발견>과 <시간을 파는 서점>책으로 발행된 것이다. 책이 또 다른 책을 만들어낸 선순환적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신간들에 대한 다양한 소개를 읽을 수 있는 창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독서경영>이 중간역할을 톡톡히 해줘 오랜만에 다양한 책 소개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격달로 발간되는 <독서경영>이 나의 2달간 독서생활을 점검하고 새로운 자극을 줄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김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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