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이주, 아주 보편의 이야기 연극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글 입력 2018.08.1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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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이주, 아주 보편의 이야기 
연극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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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대로 관객을 끌어들인 그녀는 <우리 사이는 봄과 같이 불편하고,>를 통해서 나의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사회의 아픔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녀는 조의 방과 조의 머릿속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조라는 해외입양아를 편견 없이 만나게 한다. 무대는 조의 방이지만 조의 머릿속 생각들이 펼쳐지는 영상 안에서 그리고 조의 하루 속으로 들어오는 인물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조의 시간들은 재배치된다. 그 속엔 해외입양아로서 살아온 조의 과거와 엄마를 만나러 한국에 온 조의 현재와 미국에 두고 온 여자 친구와 곧 태어날 그의 아이, 즉 조의 미래까지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
   
-<우리 사이는 봄과 같이 불편하고,>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
드라마터그 윤미희 극작가의 글 중 발췌




:: PREVIE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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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 사진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마치 시구를 읊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연극이 무대 위에 올라 우리네 일상을 이야기 한다. 연극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2017-2018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지원 ‘뉴스테이지(NEWStage)’ 선정작으로 오는 8월 24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본 연극은 ‘이주’를 주제로 한 김지나 작/연출의 연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김지나 작/연출은 ‘이주’에 대한 작업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이야기마다의 접근 방식에 따른 새로운 연출, 형식적 실험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 살짝 멀어진 풍경에서 보통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무대에서, 시간은 영원히 불확실한 현재에 잠시 멈춰있다. 우리가 마주 보는 것은 어쩌면 신기루와 같은 것.”

윤동주 시인이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을 노래한 것처럼, 작품은 작품 속에 보통의 나날과 보편의 인물을 이야기한다. 보통의 나날은 많은 이들에게 ‘일상’으로, 보편의 인물은 ‘소시민’으로 환원된다. 얼핏 보기에 너무 아무 일이 없어서 지나치게 단조로워 보이는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무대에서 하나의 서사가 되어 관객을 맞이한다.
 
작품 속 소시민은 모두 ‘이주’라는 경험을 안고 살아간다. 일반적으로 이주는 아픔의 역사다. 농촌과 도시가 분리되어 도시로의 이주 이전에는 대부분 타인에 의한, 권력에 의한 강제 이주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주의 여러 형태를 보여준다. 고려인인 연화는 지난 과거의 이주 역사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순주는 해외 입양이란 강제 이주의 아픔을, 형선은 언제라도 이민을 떠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로 묘사된다. 저마다 각기 다른 이유에 의해 이주의 과정을 겪는다.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연화’와 미국으로 아들을 입양 보낼 수 밖에 없었던 ‘한나’가 갑작스럽게 아들 ‘조’와 만남을 선택하기까지의 사정, 같은 아픔을 가진 ‘스티브’와 한국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를 꿈꾸는 ‘형선’의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복합적으로 그려진다.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꿈을 이어나가기 위해 이주해야만 하는 오늘을 이야기하는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이다. 작품을 통해 관객은 무대 위의 소시민들과, 극장을 나서는 자신들의 모습이 별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극장 밖 우리와 무대 안 그들의 삶은 다르지만 다르기에 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SYNOPS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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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는 서울에서 살기로 마음먹고 일곱 번의 여름을 맞았다. 고려인인 연화의 아이는 여섯 살이다. 불의의 사고로 임신 중 남편(세르게이)을 잃은 연화는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고 도시에서 일하며 아이를 키우고 있다. 연화의 삶은 멀리서 보기에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가능한 사투리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매 해 해결해야할 비자문제가 있고, 일하며 어린 아이의 육아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남편의 사고가 있던 날, 우연히 열차의 같은 칸에 있던 해외입양아 순주(스티브)는 이태원 레스토랑에서 일한다. 연화의 직장(지하철 역사 환경미화파트) 에서 만난 연화의 유일한 친구, 형선은 지방에서 올라와 작은 원룸에 살며 캐나다 이민을 몇 년 째 준비하고 있다. 연화는 이 둘과 가족처럼 지내는 것 외에 가까이 하는 사람은 없다.

유난히 더운 여름의 아침, 평소처럼 직장에 출근한 한나는 27년 전 자신이 낳은 아이 “조”가 미국에서 생모를 찾으러 왔다는 전화를 받는다. 친모를 찾으러 한국에 온 미국 입양아들의 커뮤니티 안에 있는 순주(스티브)는 “조”라는 사람의 사연을 만나고, 자신이 몇 년 전 겪은 상처에 그 아픔을 깊히 공감한다. 그리고 아들을 만나지 않는 한나를 찾아간다.

형선과 연화의 직장, 역사 환경미화원들은 지금 재계약과 전쟁 중이다. 계속해서 재계약을 미루고 있는 회사와 비정규직 직원들의 눈치 속에서 재외동포 비자로 체류를 이어가고 있는 연화는 불안하다. 형선은 캐나다로 가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잔업도 도맡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 형선의 동료들은 재계약의 불안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재외동포 노동자들의 우선 계약을 반대하는 서명을 모으고 있다.

우리의 삶은 어디에서 그리고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어떻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 연출의 말 ::


흘러가는 이야기와,
머무르는 시/공간의 무대.
우리의 연속적인 삶들에 대하여.
   
지하철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오면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열차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면 플랫폼에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어딘가로 움직이기 위해 그 열차에 타고, 사람들은 그렇게 이동을 하며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그 플랫폼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불편하게 다리를 접고 도시락을 먹고 있던 환경미화원 아주머니 두 분을 보았습니다. 지나가며 우연하게 마주하게 된, 살짝 열린 문 틈 사이의 휴게소 풍경, 들리는 이야기 소리, 그리고 도시락 냄새와 함께 뜨거운 공기가 불어져 나왔습니다. 그 잠깐의 순간에 저는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고가는 열차의 굉음과 사람들의 틈에서 두 사람의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연변과 경상도에서 이주했고, 누구의 엄마이고 누구의 아내인지, 어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삶을 지나가고 있으며,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도. 저는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시대의 ‘연극’은 그런 것이 아닐까?

데뷔 이후 8년차 작/연출가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제가 늘 화두로 가지고 있는 것, 현대사회의 우리의 삶과 연극은 어떻게 지속적으로 연결되어질 수 있을까. 과거의 역사로부터 쭉 이어져 오고 있는 연극의 전통성 요소들 외에, 2018년 현재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이 시간 속에서의 연극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이 하고자 하는 연극은 아주 평범한 나날의 어느 짧은 순간의 발견과도 같은 것입니다. 특별한 시선으로 평범한 순간들의 보석을 발견해 나누며 숨 쉬어 볼 수 있는 마치 공기 같은 것이랄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사 중심의 커다란 줄거리에 기반한 작품이 아닌, 인물을 입은 배우들과, 그 배우들의 호흡, 그리고 무대가 품고 있는 감각들과 함께 섬세한 공감을 주고받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야기는 김지나 작/연출가의 지난 작품 속 이야기의 인물들에게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의 무대였던 <레일을 따라 붉은 칸나의 바다로(이하 “칸나”)>에서, 경계를 넘어 연속된 이주를 해야만 했던 인물들은 연극이 끝나고 이후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상상, 또, 지난 해 봄의 무대 <우리 사이는 봄과 같이 불편하고,(이하 “봄편”)> 의 “한나”는 갑자기 찾아온, 미국으로 입양을 보냈던 아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선택할 때까지 어떤 마음이었을까라는 그 이야기에서 확장된 그녀의 이야기까지.

연극의 무대는 한정된 시/공간이지만,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의 이야기는 삶의 연속성을 재현하고자 흘러 이어지면서, 또 한 번의 하나의 독립된 연극으로 무대에 머물러 보고자 합니다.



 
:: INFORMATION ::



공연명
당신이 그리운 풍경 속으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공연장소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공연일정
2018.8.24.(금) - 8.30.(목), 총 6회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월요일 공연 없음)

티켓가격
30,000원

작/연출
김지나

출연
이주영, 이은주, 정연주, 
강병구, 최귀웅, 박채린

스태프
드라마터그 윤미희, 음악 옴브레, 사운드 목소
무대 오태훈, 조명 노명준, 의상 최윤희
분장 장경숙, 조연출 정찬영

러시아어 번역/지도 조하석,
자막연구 허영균, 자막디자인 목소
드로잉/캘리 이그비(igby609)
그래픽 김현경, 사진 김솔

기획/홍보
정산희

제작
이언시 스튜디오

후원
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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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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