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에 취하기는 조금 아쉬웠던 묘약 [공연]

글 입력 2018.08.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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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에타노 도니제티의 대표작 <사랑의 묘약>은 시골 청년 네모리노의 순수하고 가슴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오페라이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 오페라가 고전적이고 전통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색다른 무대 연출을 통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오페라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됐던 비디오 영상을 배경으로 사용해 공연 전반적으로 사용했고 이로 인해 관객들은 오페라 전체의 흐름을 화려한 영상 이미지로 맛볼 수 있었다.

확실히 오페라는 다른 공연예술에 비해 어렵고 귀족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아마 오페라의 모든 대사가 음악으로 이어지다 보니 내용이 지루하고 무겁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화려한 영상 아트를 통해 시각예술의 절정을 표현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오페라의 작은 변신은 환영할 만하다. 접근성을 높이며 다양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이들의 새로운 시도에 먼저 박수를 보낸다.



3D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라는 신약, 효과는 글쎄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기대와는 다르게 이번 공연의 무대 영상은 오페라의 대중화를 선도하기에 아직 부족해 보였다. 이번 공연은 'Projection Mapping' 기법을 사용해 대중들이 즐기며 예술적 감동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쉽게 말해 빔프로젝터를 사용해 작품 스토리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영상 아트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1막 무대배경 3.jpg
 

'둘카마라'가 마을 사람들에게 약을 파는 부분과 '벨코레'의 등장 때 사용된 영상 아트는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줬지만, 그 외의 영상은 생각 외로 다양하지 않았고 단조로웠다. 다양한 오페라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 오페라 무대가 어떻게 연출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번 공연의 경우 넓은 무대를 사용하고 있지만 별다른 무대 장치가 없고 많은 사람들이 서 있어서 배우들만 보일 뿐 무대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더 나아가 소품과 무대 활용이 미미하다 보니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무대가 비어 보이거나 썰렁해 보이기도 했다.

사실 음악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는 관객의 경우 무대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이 공연의 무대가 극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엉망인 것도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뮤지컬과 연극같이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는 무대에 익숙한 나는 무대 연출이 공연 관람에 있어 큰 부분이다.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영상 장치와 무대 연출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던 만큼 아쉬움도 크게 남는 공연이었다.



음악이라는 만병통치약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배우들의 실력과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훌륭했다. 불후의 명곡으로 알려져 있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직접 들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역대 주인공들이 커튼콜을 가장 많이 받은 곡으로 테너 아리아를 대표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구슬픈 멜로디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남자주인공의 기쁨을 표현하는 아리아로,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다. 코믹한 스토리가 절정에 다다를 때쯤 들리는 남자주인공 네모리노의 구슬픈 아리아는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그만큼 관객들을 즐겁게 만든다. <사랑의 묘약>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은 곡이라 영상으로도 함께 나누고 싶다.




오페라는 다른 공연 예술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아는 만큼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모든 문화예술이 그렇지만, 오페라의 경우 어렵게 느끼는 관객이 많기 때문에 곡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면 더 쉽게 즐길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좀 더 풍성한 오페라를 즐기고 싶다면 미리 곡을 찾아보고 예습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의 한 부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아예 배경 지식이 없는 채 순수하게 그 문화예술을 받아들이는 것도 즐겁지만 말이다.

오페라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 음악이라는 장점과 함께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다면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오페라의 변신은 이미 시작됐다. 그들의 성장을 응원하고 기대한다.


[조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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