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작가 [도서]

글 입력 2018.08.1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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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많은 이별을 한다. 그 이별의 대상은 한때는 연인이었던 사람과, 죽마고우였던 친구와, 나의 가족과도 말이다. 그런 이별은 슬픔이 크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특히, 20대 초반은 그 이별의 무게를 견딜 만큼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 그로 인해 삶이 무너지고,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 무게를 성숙하게 견뎌내는 방법을 나 역시도 알지 못한다. 그저 있는 힘껏 힘들어하고, 울고, 그렇게 견뎌내는 것이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것이 과연 있을까? 청소년 시절 사놓고 읽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란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청소년 시절 이 책을 읽었을 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란 제목은 역설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까 반문을 품었다. 하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작가가 ‘아름답다’는 수식어를 쓴 이유를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러면서 표현하는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람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아름답다. 서로에게 준비되어 있는 죽음의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선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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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예기치 못한 죽음과, 깨닫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있는 죽음. 이 책은 후자 쪽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평범한 가족에게 들이닥친 평범한 숙명. 살면서 한 번쯤은 꼭 겪어야만 하는 가족의 죽음. 병든 어머니와의 이별을 겪는 가족들의 과정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투박하며 아프다. 투박하지만 그렇기에 더 애달픈 사람. 치매 걸린 할머니, 자신은 돌보지 않고 가족만 바라보며 살아온 어머니, 감정 표현이 서투른 무뚝뚝한 아버지,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꺼내기가 그 무엇보다 힘든 아들, 딸.
   
누군가와의 영원한 이별을 잘 견뎌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런 게 있기는 할까. 이 책은 어머니가 죽음을 맞는 것으로 끝나지만, 나는 그 뒤가 궁금하다. 가족들은 어떻게 공허함과 슬픔을 이겨냈을까.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상생활로 돌아갔을까.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누군가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런다면 조금은 덜 아프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너 참 이기적이다”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그런 방법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알고 싶다.
 
조금은 덜 아프게, 조금은 빠르게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그 정도는 알아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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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분명했다.

 
“불효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라.”


단순명료하지만 실제로 행함에 있어서는 그렇게 쉽지 않은 게 문제라면 문제로 볼 수 있다. 자식이 부모님께 받은 사랑을 다 갚아 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더 사랑하기 위해서, 이 작품을 만드신 게 아닐까 싶다. 노희경 작가님은 작품에 '정'이 들어가 있고, '사람에 대한 사랑'이 들어가 있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힘이다.

노 작가님의 문체엔 힘이 있다. 내면적 아픔을 겉으로 드러내며 3D화 시키는 힘. 그것을 독자 스스로 깨닫게 하고 다시 한 번 되짚어보게 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단순하고, 물 흘러가듯 편안하게 진행된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감정 표현을 하면서 살기. 낯 간지러움에 피했던 상황과 말들. 글로 쓰기에는 쉽지만,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달달하고 약간은 부끄러운 감정. 부엌 식탁 위에 툭 던져놓고, 도망치듯 집을 나오게 만드는 문장. 사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노희경 작가님의 작품은 이미 여러 번 TV 드라마와 영화, 또 도서로도 나왔기 때문에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한 글자 한 글자를 읽어가면서 자신과 대화할 수 있고 그 이야기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우들이 나오는 영상은 사실, 보기도 좋고 생동감도 있다. 배우가 명연기를 펼칠 때 그 감동은 배로 더 다가온다. 하지만, 사실 다른 것에 집중할 때가 더 많다. 배우들의 연기력, 소품, '오늘 저 배우의 립스틱 색깔이 예쁘네' '저 배우의 옷 괜찮은데?'이러면서 말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머릿속으로 그 상황과 인물들을 상상하면서 읽기 때문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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