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3D오페라 사랑의 묘약

글 입력 2018.08.1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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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묘약


지난주 보았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빔프로젝터를 이용하여 작품 스토리에 이미지를 구현하는 영상 아트 기법인 ‘Projection Mapping’기법을 사용하였고, 대중들에게 외면 받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졌다.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보다 더 선명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공연을 보게 되었다.



영상 무대 배경

뮤지컬이나 연극에서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오페라에의 영상 사용은 사실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새로운 시도에 기대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사실 조금 아쉬웠다.

무대에 인물들이 등퇴장할 수 있는 장치로 쓰이면서, 동시에 영상을 쏠 수 있는 스크린의 역할을 하는 커다랗고 하얀 벽이 설치되어있었다. 공연을 보기 전에 사진으로 미리 보았던 환상적인 분위기의 일러스트가 그 벽을 가득 메웠고, 무대의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장면 장면마다 주요한 색상이 변하고 인물들의 감정을 상징하는 듯한 그림이 계속해서 영상으로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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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러다 보니 극의 배경을 담당할만한 무언가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무대라는 공간속에서 영상을 통해 그 제약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했지만 오히려 더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스토리 진행의 이해를 돕는데도 큰 역할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영상아트와 음악이 합쳐져 하나의 오페라를 완성시켰다는 느낌보다는 배경이 생략된 오페라와 별도의 영상아트 전시를 동시에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두 개의 스크린 사이에 공간이 있어서 하나의 영상을 두 개의 스크린에 걸쳐 넓게 쏘는 경우에는 측면 쪽의 객석에서 바라보았을 때 그림이 분리되어 보이기도 해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연출이었다.



여리지만 강한 클라이막스

전체적으로 유머가 넘치는 안무와 대사로 이루어진 <사랑의 묘약>은 로맨틱 코메디 오페라로 불리며 오페라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추천되는 작품이다. 솔리스트와 합창단, 그리고 연기자들과 발레단까지 많은 인원이 무대를 가득 채우는 장면이 많았고, 합창단의 풍성한 울림과 발레단의 화려한 안무까지 여러 가지로 볼거리가 많은 무대였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웃음을 짓게 되는 장면이 많았다. 그중에 거의 유일하게 진지하고 서글프다고 느껴졌던 아리아가 있었는데, 바로 네모리노가 부르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다. 워낙에 연주회에서뿐만 아니라 영화 배경음악 등으로도 많이 삽입되어 종종 들을 일이 있었는데 이 곡만 단독으로 들을 때보다 확실히 네모리노라는 인물을 지켜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인 후 노래가 이어져 훨씬 그 감동이 느껴졌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곡 안에서나 극이 진행되면서 클라이막스라고 하는 부분들은 멋진 기교나 고음을 자랑하거나 화려한 안무등과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주는 부분들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사랑의 묘약>에서의 클라이막스를 꼽자면 바로 이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부르는 장면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페라 전체를 통틀어 가장 느린 템포를 가지고 단 한명의 성악가만이 큰 무대 중앙에 우뚝 서서 부르는 그 부분 말이다.

실제로 작곡가인 도니제티는 초연을 준비하며 이 곡을 쓸 때에 극장장과 대본 작가 등 주위 사람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도니제티는 이 곡을 통해 오페라가 성공할 것이라는 강한 신념으로 코믹한 오페라 속에 구슬픈 테너의 아리아를 들려주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게 되었고, 역대 주인공들이 커튼콜을 가장 많이 받은 곡이자 테너 아리아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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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공연을 보면 작품 그 자체만을 집중적으로 감상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공연의 기획방향이나 그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하게 된다. 커튼콜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울컥할 때가 있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성악가들과 연주자, 지휘자, 발레단, 그리고 제작진들까지 무대 위에서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하나의 공연을 만들기 위해 있었을 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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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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