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기대해도 될까요? 'ing' 말입니다 : < 판소리 오셀로 >

글 입력 2018.08.1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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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족쇄 혹은 변명

 
고전을 뿌리로 둔 문화 콘텐츠는 고질적인 딜레마를 안고 있다. 우선 인간에 대한 묵직한 질문과 깊은 통찰을 원 소스로 두고 있다는 건 큰 강점이다. 유구히 전해온 이야기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이니, 그 세월과 무게의 힘은 믿어봄 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단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도 한계가 담지되어 있으리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점점 낡아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 거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이러한 한계성이 공연 예술에는 큰 난점으로 작용한다. 독서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이기에, 옛 인식을 확인하고 비판적 시선을 견지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의미가 부여되는 공연 예술은 다르다. 수많은 사람과 자본을 들여 지금 이 시점에 다시 고전을 소환했다면, 관람객 개인의 사적인 느낌으로 끝나진 않는 것이다. 그 고전을 불러온 이유를 따져 물을 것이고, 시대에 맞게 어떻게 재구성했는지를 따질 것이다. 원 소스가 고전이라고 해서 게으름의 면죄부가 주어지진 않는 법이니 말이다.
 
이때 필요한 건 ‘다시 쓰기’다. 원 소스를 다른 곳으로 옮겨 왔을 때, 어느 장르, 어느 작품이건 간에 다시 쓰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상세 페이지에 있는 동시대의 그 무수한 이름들이 셰익스피어라는 대문호의 이름으로 대체되지 않듯, 동시대 창작진이 작가적 맥락을 새로이 만드는 건 중요하다. 고전에만 해당되는 얘긴 아니다. 영화를 공연으로, 소설을 영화로 혹은 영화를 영화로, 공연을 공연으로 멀티 유즈할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작품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작가적 맥락이 만들어져야 하며, 이 위에서 원 소스는 재구성되고 재해석될 수 있는 거다. 그럴 때 낡은 것들은 시대 인식을 통해 여과되며, 우리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햄릿>과 우리 시대의 <햄릿>이 어떻게 다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Frailty, your name is woman)”라는 대사를 어떻게 재해석해야 하나. 이 질문은 셰익스피어의 몫이 아니다. 현재의 창작진이 안고 있는 숙제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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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열 / 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오셀로는 어떻게 다시 쓰일까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책으로도, 영화로도, 공연으로도 참 많이 접했더랬다. 종종 ‘셰익스피어 작품이 무대에 오르지 않는 날도 있을까’하는 순수한 호기심도 들었다. 하지만 이름만 없지 그 모티브를 그대로 따온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그런 날은 기약할 수 없지 싶다.
 
이번엔 <오셀로>다. 일단 이 작품의 소개만 본다면, 작가적 맥락은 고려한 듯싶다. <오셀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기보다는 한 여성 ‘단’을 이야기꾼으로 내세운 것인데, 단의 목소리에 재해석 방향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원작을 재현하기는 포기하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그 속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인데 이 구성 속에서 <오셀로>는 다시 읽힐 수밖에 없다.
 
관건은 이 다시 읽기를 통해, 어떻게 다시 쓸 것인가에 있다. 서양과 남성, 동양과 여성으로 구조화시켜 <오셀로>를 보여준다는데,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할 것인가. 더군다나 처용설화까지 끌어와 작품의 부피를 두껍게 마련했는데, 처용설화와 <오셀로>는 어떤 근사함을 만들어낼 것인가. 고전을 능숙히 끌어와 제 식대로 즐겁게 요리해냈던 정동극장이기에, 걱정보다는 기대가 우려보다는 설렘이 앞선다. 더욱이 박인혜 명창이 이야기꾼으로 나선다니, 판소리 가락으로 펼쳐낼 이야기가 심심하진 않겠다 싶다.
 
2018년 <오셀로>는 어떻게 다시 읽히고 다시 쓰일까. 충만한 기대만큼이나 만족스러운 공연이 되길. '창작ing'라는 시리즈의 이름처럼 창작의 힘을 담뿍 담아내길. 자 그러면 기대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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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승열 / 사진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시놉시스

 
이는 아주 먼 데서 온 이야기. 그대 슬프고 잔인한 이야기 속 불쌍한 사람들아.....
 
오래 전, 이 땅에 있었던 한 이방인 ‘처용’의 이야기, 인품도 지혜도 뛰어난 그를 시기한 역신(疫神)은 질투심에 처용의 아내와 동침 한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기생 설비(設婢) 단(丹)은 근자에 가장 화제가 된 ‘먼 데서 온 이야기 - 오셀로’를 들려준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그리고 키프로스 섬에서 벌어진 이야기. 베네치아의 유능하고 명망 높은 장군, 오셀로. 그의 신임을 받으면서도 늘 부관이 되기를 원하는 이아고는 부관 캐시오에게 앙심을 품고, 오셀로에게 그의 아내 데스데모나와 부관 캐시오가 밀회를 하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든다. 결국 이아고의 꾐에 넘어가 배신당했다고 굳게 믿었던 오셀로는 질투에 눈이 멀어 데스데모나를 죽인다. 결국 모든 것이 모함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오셀로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야기를 전하는 단(丹)은 이아고의 간교함, 오셀로의 어리석음, 데스데모나에 대한 동정심을 오가며 그때그때 그에 걸맞은 어조를 구사한다. 이야기를 마친 단은 이야기 속 인물들의 기구한 삶을 딱하게 여겨 탄식을 하기도 하며..




공연정보



INTRODUCTION

공 연 명
2018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판소리 오셀로>

공연일정
2018년 8월 25일(토) ~ 9월22일(토)

공연시간
화-토 8시, 일 3시
(월 쉼. 9월7일-9월9일 공연없음)

공연장소
정동극장

관 람 료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관람등급
8세 이상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주최‧제작
(재) 정동극장

주관
(재) 정동극장. 희비쌍곡선

공연문의
정동극장 02-751-1500 www.jeongdong.or.kr
인터파크 1544-1555 ticket.inperpark.com



CREATIVE STAFFS

출 연

소리꾼 박인혜, 신유진
 
아쟁 김성근, 김범식 타악 정상화
가야금 심미령, 피리 오초롱

스 태 프

작·작사·연출 임영욱
음악감독·작창 박인혜, 작․편곡 유찬미

무대 박동우, 의상 김영진(차이킴), 조명 김건영,

음향 정새롬 소품 김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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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jpg


[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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